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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평창 도암댐의 발전 재개 필요성과 수질 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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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5. 09. 15. 17:45

김범철 강원대 명예교수
김범철 (강원대학교 환경학과 명예교수, 전 한국하천호수학회 회장)
근래 강릉시의 물 부족이 이슈가 되면서 평창 도암댐의 물을 강릉시의 수자원으로 활용하자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물론 도암댐 방류수는 비상 상수원으로서 충분히 이용할 수 있지만 사실 도암댐의 발전 재개는 그 이상의 훨씬 큰 이익을 줄 수 있다. 도암댐은 남한강 상류에 있지만 발전 방류수는 태백산맥 너머 강릉남대천으로 배출되도록 만들어 영동의 급경사를 이용하여 큰 낙차를 얻은 발전소이다.

수력발전은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가장 좋은 친환경 에너지원이며, 전기 부족 시 긴급하게 발전을 시작하고 중단할 수 있는 최고의 비상 에너지원이지만 하천의 유량이 제한되어 있기 때문에 발전량은 많지 않은 매우 귀중한 자원이다. 도암댐은 그중 하나인 1조원짜리 수력발전소인데 아쉽게도 24년째 가동이 중단돼 있다.

도암댐 발전이 중단된 이유는 탁수가 발생하여 강릉남대천의 수질이 나빠진다는 이유로 강릉시에서 발전중단 소송을 제기하였기 때문이다. 그 당시 도암댐 유역에서는 고랭지 채소재배가 활성화되면서 객토가 크게 증가하였고, 이후 스키장과 리조트 건설, 동계올림픽 준비 등으로 탁수가 많이 발생하였다. 그러나 지금은 객토가 감소하고 토목공사들도 마무리되어 수질이 현저하게 개선되었다. 아직도 홍수 시 탁수가 발생하고 녹조현상도 발생하지만 농도는 한강 수계 일반 댐의 수준과 별로 다를 바가 없다.

환경부에서 지난 2년간 조사한 결과를 보면 상수원수의 수질을 평가하는 데에 가장 중요한 총유기탄소(TOC)농도는 평균 2.5 mg/ℓ로서 팔당댐의 2.4에 버금가는 수질을 보이며 낙동강 삼랑진의 3.1, 영산강 함평의 5.8보다 낮아 2등급의 상수원수 수질을 보이고 있으며, 녹조현상 조류 밀도도 유사한 경향을 보인다.

게다가 도암댐의 수질은 쉽게 추가로 개선할 수도 있다. 필자는 오래전부터 도암댐에서 부유물질의 응집침강을 촉진하는 명반 성분의 응집제를 사용할 것을 권유해 왔다. 응집침전제는 부유물질에 달라붙어 침강속도를 높여 짧은 시간 내에 맑은 물로 만드는 물질로서 정수장에서 탁수를 몇 시간 내에 맑은 수돗물로 만드는 데 사용된다. 명반 성분의 알루미늄염 응집침전제는 토양에 많이 함유된 물질로서 무해하고 효과가 좋아 지난 100년 동안 전 세계 정수장에서 사용해 왔으며 위장약으로도 사용할 정도로 안전한 물질이다. 부유물질을 분해하는 것이 아니라 빠르게 침강시키는 물리적인 처리 방법인데, 정수장과 동일한 공정이 호수 내에서 일어나게 하는 것이다. 무독성이며 토양에도 많은 성분이어서 호수 바닥에 침전되어도 아무 피해가 없다.

미국의 호수에서 수처리제를 뿌리는 광경
미국의 호수에서 수처리제를 뿌리는 광경. 미국 호수수질관리학회(NALMS)는 유해 녹조현상 예방을 위해 수처리제 사용을 적극 권유하고 있다. /제공=NALMS
게다가 녹조현상을 일으키는 인성분도 빨리 침강시키기 때문에 녹조현상을 사전 예방하는 효과도 크다. 미국에서는 이미 호수에서 사용한 역사가 50년이 넘어 보편화되었으며 특히 유해 녹조현상이 발생하는 호수에서는 유해 조류 발생을 방치하지 말고 예방에 사용할 것을 적극적으로 권장하고 있다. 우리나라 저수지에서도 많이 사용되어 왔으나, 일부에서는 응집침전제에 대한 과학적 이해의 부족으로 유해 화학물질을 호수에 뿌린다고 오해하여 반대하기도 한다.

호수물 1톤당 약 10원의 비용이 들기는 하지만 이미 많은 호수의 수질개선은 그 이상의 경제적 가치를 가지므로 적극 도입해야 할 방법이다. 즉, 탁수가 문제이던 도암댐에서 미세 부유물질 침강을 촉진하는 방법으로 사용할 수도 있으므로 수질은 더 이상 문제가 되지 않는다. 도암댐은 남한강으로 방류하면 충주댐을 거쳐 팔당댐으로 흘러간다. 어느 쪽으로 방류하던 수질개선을 위해 응집침전제를 사용하는 것은 충분한 타당성을 가지며 쉽게 수질을 개선할 방법도 있다는 것이다.

도암댐의 발전은 상수원수 이용으로 유량이 크게 감소한 강릉남대천의 경관과 생태계를 위해서도 도움이 될 것이다. 방류구에 저류지를 만들고 유량과 수온을 조절하여 방류하면 청계천과 같은 유량이 풍부한 경관을 만들어 낼 수 있다.

친환경 수력발전이라는 국가적 이익과 탄소 저감이라는 공익을 위해 도암댐의 발전 재개가 필요하다고 본다.

김범철 (강원대학교 환경학과 명예교수, 전 한국하천호수학회 회장)

※본란의 칼럼은 본지 견해와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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