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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대 규모 책잔치 ‘서울국제도서전’ 내일 개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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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혜원 기자

승인 : 2025. 06. 17. 15:13

'믿을구석' 주제로 17개국서 534개 출판관련 단체 찾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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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국제도서전 포스터. /대한출판문화협회
국내 최대 규모 책 잔치인 서울국제도서전이 18일 개막한다. 이미 모든 표는 조기 매진됐으며, 주최 측은 지난해와 비슷한 15만명 안팎의 관객이 찾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서울국제도서전에는 17개국에서 534개 출판 관련 단체 및 출판사가 참여한다. 국내를 대표하는 당대의 문인뿐 아니라 문재인 전 대통령, 박찬욱 감독, 이세돌 전 프로바둑기사, 문형배 전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 등 다양한 인사들이 도서전을 찾아 관람객들과 만난다. 유명 인사가 잇달아 찾고, 주최 측이 다양한 행사를 마련하면서 관람객들의 반응은 뜨겁다.

이번 도서전에서 독일, 영국, 태국, 사우디아라비아, 프랑스 등 해외 16개국 100여 개 출판사와 단체는 국제관 부스를 운영한다. 국내관에는 430여 개 출판사와 출판 관련 단체가 참여해 북마켓 운영, 도서 전시, 강연, 사인회 등의 이벤트를 진행한다.

도서전 얼굴격인 주빈은 대만이다. 천쉐·천쓰홍 등 대만의 유명 소설가, 그림책 작가, 만화가 등 30여 명의 작가와 26개 출판사·기관이 참가한다.

올해 주제는 '믿을 구석'이다. 경제는 점점 어려워지고, 세계 정치의 혼돈은 깊어지며 인공지능(AI)의 급습과 자연재해의 피해는 계속되고 있다. 한마디로 살기 쉽지 않은 국면이다. 이처럼 점점 살기 팍팍해지는 현실 속에서 각자의 '믿을 구석'을 도서전에서 찾아보자는 취지다.

도서전을 주최하는 대한출판문화협회는 "'믿을 구석'은 곁에 있는 누군가일 수도, 내가 그려가야 할 무언가일 수도, 혹은 아직 오지 않은 미지의 것일 수도 있다. 이러한 우리 모두의 '믿을 구석'을 담아 도서전 공식 포스터에 표현했다"고 설명했다.

지혜로운 예술가와 지식인들로부터 '믿을 구석'을 찾아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 올해 초대자들의 면면은 화려하다. 영화 '어쩔 수가 없다'로 베네치아국제영화제 승선이 유력한 박찬욱 감독은 문학평론가 신형철과 함께 20일 '작가와의 만남' 행사를 갖는다. 박 감독은 소설에서 자주 영감을 받곤 하는데, 영감의 산실인 책에 관해 이야기를 나눈다.

또한 '작가와의 만남 프로그램'에서는 그림책 작가 백희나, 소설가 김애란, 윤성희, 손원평, 최진영, 정대건, 장류진, 김기태, 김호연 등도 관객들을 만날 예정이다.

'북토크' 프로그램에선 톨스토이문학상(해외문학 부문) 수상자인 김주혜 작가를 비롯해 소설가 김금희, 그의 책을 출간한 출판사 대표이자 영화배우 박정민, 작가 김초엽, 정보라, 천선란, 한유주 등이 나선다. 알파고와 대결한 전 바둑기사 이세돌, 문형배 전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도 북토크에 참여한다.

문재인 전 대통령도 18~19일 도서전을 방문한다. 문 전 대통령은 18일 오후 5시에 열리는 '한국에서 가장 좋은 책 시상식'에 참여해 축사할 예정이다. 이튿날에는 평산책방이 진행하는 '작가와의 만남' 행사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문재인 정부에서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지낸 도종환 시인을 비롯해 안도현 시인과 박성우 시인이 참석해 시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고 시를 낭송하는 자리다. 문 전 대통령은 평산책방에서 '책방지기'로 활동하고 있다.

서울국제도서전은 최근 대중의 관심을 받고 있지만 미숙한 진행과 사유화 논란 등 해결해야 할 문제도 산적해 있다. 우선 도서전 입장권이 조기매진돼 현장 매매를 선호하는 관람객들은 행사에 접근조차 할 수 없게 됐다. 다만 미취학 아동, 장애인, 국가유공자, 만 65세 이상인 관람객은 무료로 입장할 수 있다. 입장권은 얼리버드 단계에서 매진됐다. 얼리버드는 할인을 통해 독자들의 참여를 독려하기 위한 제도로 일종의 예매에 해당한다.

주최 측은 "얼리버드에서 매진이 될 것을 고려해 그 가능성도 미리 공지했지만, 최소한 평일에는 현장 판매가 가능할 것으로 생각했다"며 "모든 가능성을 다 고려하지 못해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도서전 사유화 논란도 흥행에 찬물을 끼얹을 만한 요소다. 사유화 논란은 도서전을 주식회사로 전환하면서 발생했다. '주식회사 서울국제도서전'은 지난해 설립됐으며 올해 처음으로 대한출판문화협회와 함께 서울국제도서전을 공동 주최한다. 출판단체들은 주식회사 설립 과정에서 주주명부 공개, 공청회 등 투명한 절차를 지키지 않았고, 몇몇 법인과 개인이 지분을 독점했다며 비판에 나선 상황이다. 현재 서울국제도서전의 지분은 대한출판문화협회, ㈜사회평론, ㈜노원문고가 각각 30%씩 보유하고 있다.

도서전의 주식회사화를 반대하는 '독서생태계 공공성 연대'는 개막일 도서전이 열리는 코엑스의 동편 입구에서 기자회견을 연다. 이들은 서울국제도서전의 '영리화', '주식회사화', '사유화'에 반대하는 성명을 발표할 예정이다.

전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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