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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자동차 산업의 새로운 질서를 준비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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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5. 05. 28. 2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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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철완 서정대학교 스마트자동차학과 교수
미국의 트럼프 행정부 출범 후, 세계 정치 질서가 급변하면서 경제 패권의 판도도 크게 변화하고 있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세계는 분업화를 통해 자유무역이 대세를 이루는 듯했으나, 이제는 보호무역의 시대로 급격한 전환이 이루어졌다.

이제는 미국이 주도하는 관세 장벽을 혼돈 이후의 새로운 질서로 받아들여야 할 때다. 새로운 질서로의 전환은 자동차 산업의 첨단 분야도 예외가 아니어서 국가간의 치열한 수 싸움이 전개되고 있다.

지난 5년간 자동차 산업의 주요 흐름은 기후 위기 대응을 위해 친환경 배터리 전기차로 전환하는 것이었다. 전 세계가 한 목소리로 배터리 전기차 보급에 박차를 가하는 듯했으나, 보조금 정책이 점차 축소되면서 시장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그 시작은 의외로 유럽연합(EU)에서 비롯되었고, 트럼프 행정부 출범과 함께 보조금 전면 폐지 가능성이 대두되면서 배터리 전기차 보급 정책은 원점에서 재검토되고 있다.

이러한 변화의 원인을 간략히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배터리 전기차가 기대만큼 탄소중립에 기여하지 못한다는 점이 부각되었다. 배기구에서 직접 배출되는 온실가스는 없지만, 배터리 제조 과정에서의 자원 채굴과 전력 생산 과정에서 상당한 온실가스가 배출된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되었다. 이로 인해 "배터리 전기차는 친환경적이다"는 정책적 명분이 약화되었다.

둘째, 고도 자율주행 기술이 자동차 산업의 핵심 경쟁력으로 부상하면서 미국과 중국이 선두를 달리고 있으며, 유럽과 일본은 점차 뒤처지고 있다는 점이다. 과거와 비교하면 자동차 산업의 주도권이 기존 강국에서 새로운 강국으로 이동하는 큰 변화가 이루어지고 있다.

셋째, 고도 자율주행 기술을 갖춘 배터리 전기차가 첨단 전동화 휴머노이드의 출발점이 되면서 미국과 중국이 이 분야에서도 앞서 나가고 있다. 이제 배터리 전기차는 단순히 친환경성을 이유로 판매되는 것이 아니라, 고도 자율주행이 가능한 첨단 커넥티드 카로서의 가치가 강조되고 있다. 이는 자동차 산업의 패러다임 전환을 의미하며, 더 이상 중국을 신흥 자동차 제조국으로 볼 수 없고, 선진 제조국으로 인정해야 할 시점이 되었다.

결과적으로 고도 자율주행이 가능한 배터리 전기차의 등장은 미래형 자동차, 피지컬 AI(인공지능), 고성능 이차전지 산업에서 미국과 중국을 압도적인 선두로 만들었고, 한때 자동차 산업의 강국이었던 한국, 유럽, 일본의 위상은 재편될 것으로 보이며 이 흐름에서 길을 잃는 국가는 뒤처지게 될 것이다. 자동차 산업의 질서는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으며, 미국과 중국 간의 기술 패권 경쟁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다. 이러한 변화는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며, 새로운 질서에 적응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이런 가운데 현대·기아차가 엔비디아와 협력하여 고도 자율주행을 기반으로 한 피지컬 AI 개발에 나선 것은 다소 늦었지만 반가운 소식이다. 또한 현대기아차가 투자한 보스턴 다이내믹스 역시 첨단 전동화 휴머노이드 분야에서 빠르게 따라잡고 있는 바, 자동차 산업의 새로운 질서에 빠르게 동참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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