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재 정치사회총괄에디터 |
트럼프 당선으로 한국정치에 태풍이 몰아치고 있다. 미국정치의 흐름은 바로 한국정치로 쏟아진다. 이 흐름에 올라타지 못하는 정치지도자는 낙오할 수밖에 없다.
먼저 이재명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 7일 트럼프 당선은 '미국제일주의' 때문"이라는 기조로 분석했다. 그러나 미국 유권자들이 트럼프를 선택한 가장 큰 이유는 미국 민주당의 극좌적인 정책 때문이었다. PC주의로 대표되는 페미니즘,동성애. 탈원전, 환경우선주의 등에 유권자들이 등을 돌린 것이다. 이 대표는 이 거대한 '보수주의'의 물길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다. 자신과 민주당의 극좌노선이 앞으로는 크게 문제가 되리라는 사실을 깨닫지 못하는 것이다. 정치지도자가 현상만 보고 본질을 읽지 못하면 낙오하는 법이다. 이런 트렌드를 읽지 못하고 '미국 제일주의' 때문에 트럼프가 당선됐다고 믿는 이재명에게는 정치적 미래가 없다.
다음은 한동훈이다. 트럼프는 전통적인 가치에 집착하고 여기에 깃발을 꽂고 움직이지 않았다. 극우파라는 비난에도 굴하지 않았다. 좌파진영을 기웃거리지도 않았다. 중심을 지키고 움직이지 않으면서 해리스의 좌파적 정책을 공격했다. 그래서 대승했다.
한국정치에서 조국과 같은 위선적 '강남 좌파'를 쏙 빼닮은 그룹이 국민의힘 내부의 '강남 우파'들이다. 강남 우파들이 주장하는 보수의 중도확장 전략은 '이념 물타기'다. 보수 색채를 빼는 이념 물타기가 중도확장 전략이라는 것이다. 표가 나오지 않더라도 호남에 읍소하는 것이 중도확장 전략이다.
국힘은 그런 명분으로 지난 총선에서 공천이 확정된 도태우와 장예찬 후보를 잘라냈다. 그러나 호남과 수도권은 표를 주지 않았고 유례 없는 대폭망이었다. 그런데도 국민의힘은 총선 직후 몰표를 던져 낙동강 벨트를 지켜 개헌선을 저지해준 부산유권자를 찾지 않고 그날 바로 광주를 찾았다.
국힘 내부 강남우파들의 '보수 물타기', '중도확장' 전략은 트럼프의 성공으로 박살이 나고 있다. 트럼프는 보수적 입장을 분명히 하면서도 중도확장의 방법으로는 '경제적 이익'에 초점을 맞추었다. 트럼프는 보수 이념 물타기같은 중도확장 전략을 쓰지 않았다. 그는 정치 무관심층의 경제적 이익에 집중했다. 국민들의 경제적 욕망에 불을 질렀다. 국힘처럼 명분만 챙기는 '호남구애 서진전략' 같은 것은 안중에도 없었다. 이번 미국 대선에서 중도층은 별도로 존재하지 않으며, 중도층이 쫓는 이념이 별도로 있지 않다는 것이 확인됐다. 대중들이 정치적 이념과 진영보다는 경제적 이익에 주목하고 있음도 밝혀졌다. 그들이 주목하는 것을 대변해줄 때, 중도확장 전략도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트럼프는 보여줬다.
트럼프의 재집권은 대한민국에서 이재명 같은 '극좌파'와 한동훈 같은 'PC보수주의자'들에게는 절망이다. 그러나 이념과 가치, 경제적 이해관계를 중시하는 '정통보수'에게는 희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