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사람의 잘못으로 해당 집단이 욕을 먹을 때 쓰는 속담이다. 최근 범죄를 저질렀다는 경찰 관련 뉴스를 접할 때면 머릿속에 절로 떠오른다. 몇몇 경찰들 때문에 전국의 대다수 성실한 경찰들이 또 욕을 먹겠구나 생각하면 안타깝기까지 하다. 그럴 때마다 경찰은 늘 그랬듯 '유구무언(有口無言)'이 된다. 인터넷에서 '현직 경찰'이라는 키워드를 입력하면 유독 경찰 비위 관련 뉴스가 주로 도출된다. 음주운전을 했다거나, 뇌물을 받았다거나, 또 최근에는 청북 청주에서 헬스장을 운영하며 겸직 금지 의무를 위반한 것도 모자라, 회원까지 폭행한 경찰이 적발되기도 했다.
이런 사건들이 터질 때마다 언론들은 '얼빠진' '도 넘은 기강해이' 등의 수식어들을 써가며 경찰을 비난한다. 미꾸라지 한 마리가 흐려놓은 흙탕물을 아무 잘못도 없는 다른 동료들까지 뒤집어 쓴 셈이다. 일부 경찰의 일탈이라고 목소리를 높여보고 싶지만, 국민들은 그저 변명으로 치부할 게 뻔하다. 최근 경찰에서는 이르면 내년 상반기부터 경찰청장을 비롯해 치안정감, 치안감, 경무관, 총경 등 경찰 고위직 전원과 경정 이하 계급 중 10%를 매년 추려 마약검사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그러자 경찰 내부에선 불만의 목소리가 가득하다. 또 난데없는 미꾸라지의 등장에 경찰 전체가 마치 마약을 일삼는 조직처럼 비춰진 꼴이다.
경찰들의 비위 적발 사례는 시간이 갈수록 조금씩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바꿔 말하면 앞으로도 경찰이라는 조직을 흐리게 만들 미꾸라지가 얼마든지 나타날 수 있다는 얘기다. 과연 그때마다 땜질식 처방으로, 보여주기식 대책으로 예방이 될까. 실효성은 떨어지고 오히려 내부의 반발만 키울 게 뻔하다. 미꾸라지는 몸을 비틀거리며 흙탕물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본래 물을 정화시켜주는 역할을 한다고 한다. 미꾸라지의 등장이 반갑다는 건 아니지만, 물을 깨끗하게 만들 기회라고 생각해보면 어떨까. 당장의 책임과 비난에서 벗어나기 위해 내놓는 단기적인 대책들 말고, 근본적으로 무엇을 바꿔야 물을 흐리는 미꾸라지를 막을 수 있을지 생각해보는 계기가 됐다고 생각해본다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