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일현의 文香世談] 감각은 기억이다
노을 지는 강가. 바람이 이마를 스치고, 미루나무 위로 새들이 둥지를 향해 날아간다. 어둠이 깔리자, 오래된 기억처럼 서늘한 기운이 온몸을 감싼다. 에어컨의 냉기와는 본질적으로 다른, 자연만이 줄 수 있는 감각이다. 이 풍경은 영상 속 장면이 아닌, 지금 이곳에만 존재하는 실재다. 모든 것이 디지털화되는 시대일수록, 우리는 '살아 있는 감각'을 더 갈망한다.지난여름은 혹독했다. 끝을 알 수 없는 폭염 속에서 숨쉬기조차 버거웠고, 계절이 주던 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