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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붕 칼럼] 2026년 다 함께 손잡고 AI 레벨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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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5. 12. 25.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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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붕 성균관대 기계공학부 교수
2025년이 저물어간다. 올해는 AI 혁명의 플라이휠이 얼마나 빠르게 돌고 있는지 확인시켜 준 한 해였다. 세계 10대 AI 기업의 시총 합계는 2024년 6월 기준 2경3000조원에서 2025년 12월 말 3경 8000조원으로 무섭게 튀어 올랐다. 우리나라 증시도 AI 관련 기업을 중심으로 연초 대비 67% 성장하며 세계 1위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축적된 자본의 규모는 혁명의 속도를 결정하는 에너지다. 이 정도 규모라면 닷컴 버블 때와는 비교할 수 없는 속도가 예상된다. 닷컴 버블 때 축적된 자본은 인터넷을 탄생시켜 스마트폰 혁명을 가져왔다. 이제 문명의 수레바퀴는 그보다 훨씬 빠르고 거대한 AI 혁명의 시대로 이동 중이다. AI 버블은 많은 기업을 파산시킬 수 있지만 결코 AI 혁명의 플라이휠을 멈추어 세울 수는 없다. 닷컴 버블의 붕괴가 스마트폰 혁명을 막아낼 수 없었던 것처럼. 아니 그때보다 훨씬 거칠고 빠르게 AI 혁명은 현실이 되는 중이다.

◇미국 빅테크가 던지는 잔인한 경고장

최근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들려오는 인력 채용 소식들은 혁명을 실감나게 한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인 구글, 메타, 아마존 등은 지난 1년간 수만 명에 달하는 인력을 감축했다. 해고 사유는 'AI와의 업무 중복'이었다. 미국 대학생들이 가장 가고 싶은 기업들이다. 이러니 모든 교육기관들이 난리가 났다.

미국의 한 마케팅 대행사는 최근 카피라이터와 디자이너 인력의 30%를 해고하고, 그 자리를 생성형 AI 시스템으로 대체했다. AI가 초안을 잡고 인간 팀장이 최종 검토를 하는 프로세스로 전환하자 업무 효율은 5배 이상 높아졌고, 숙련도가 낮은 주니어급 인력들은 설 자리를 잃었다. 고객 상담 센터 역시 마찬가지다. 24시간 잠들지 않고 고객의 감정까지 읽어내는 AI 챗봇이 도입되면서 수만 명의 상담원이 직장을 떠나고 있다. 제일 심각한 영역은 초급 개발자들이다. 지난 19일 LA 타임스 기사에 따르면 과거 10명의 주니어 개발자가 하던 일을 2명의 숙련 개발자와 AI가 모두 대체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스탠퍼드대학 전산과 출신조차 취업이 어렵다고 보고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금융권의 애널리스트, 법률 시장의 주니어 변호사 등 'AI와 협업하지 못하는 인력'은 가차 없이 시장에서 도태되고 있다. AI가 나의 업무를 대신할 수 있다는 공포는 이제 가상의 시나리오가 아닌, 오늘 당장 책상 위에서 벌어지는 현실이다. 우리가 이런 공포스러운 혁명을 느끼지 못하는 이유는 오직 법적으로 해고를 쉽게 할 수 없는 '규제' 덕분이다. 이미 실리콘밸리는 혁명의 용광로가 되어 끓어오르는 중이다.

◇20대 AI 천재들이 거머쥔 '수천억 원의 보상'

이와는 반대로 축적된 자본의 혜택을 보는 인재도 탄생 중이다. AI 패권 전쟁이 불붙은 기업들은 인재 쟁탈을 위한 '쩐의 전쟁'으로 상상을 초월하는 보상을 안겨주고 있다. 최근 AI 업계에서 가장 화제가 된 것은 20대 젊은 인재들이 받은 파격적인 보상 체계다. 스타트업 버셉트의 창업자 맷 데이트케는 24살의 나이로 3300억원의 보너스를 손에 쥐었고, 메타의 AI 총괄책임자로 이동한 스케일AI의 창업자 알렉산더 왕(1997년생)은 회사를 19조원에 매각했다. 이들은 단순히 코딩 기술을 가진 엔지니어가 아니다. AI라는 거대한 지능의 원리를 깊이 이해하고, 이를 통해 인류가 해결하지 못한 난제들을 비즈니스 모델로 풀어낸 '문명 기획자'들이다. 마크 저커버그는 이렇게 엄청난 돈으로 인재 유치를 하는 것이 위기를 불러올 수 있지 않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그래 봐야 우리 회사 지분 1%가 안된다. 지금은 전쟁 중이다. 물러설 수 없다"라는 식의 답변을 했다. 3경8000조원의 축적된 혁명 자본이 왜 무서운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 메시지는 우리 모두에게 해당된다. 예외는 없다. 혁명은 이렇게 얘기하는 중이다. 너의 미래 가치를 올리고 싶다면 'AI 역량'을 보여달라고.

◇2026년 전 국민 다 함께 손잡고 AI 레벨업

2026년, 대한민국이 살 길은 하나다. 전 국민이 AI 공부에 매진하는 것이다. 단순히 전문가 몇 명을 키우는 것으로는 부족하다. 기업의 CEO부터 현장의 생산직 근로자, 동네 소상공인, 그리고 은퇴를 앞둔 시니어 세대까지 모두가 AI라는 새로운 언어를 익혀야 한다. 이제 막 시작된 혁명이라면 결코 늦지 않았다. 각자의 자리에서 AI라는 비서를 어떻게 부릴 것인지, 나의 업(業)에 AI를 어떻게 접목해 가치를 창출할 것인지 끊임없이 고민하고 공부하고 변화를 추격하며 도전해야 한다. 혁명기에는 누구도 가본 적 없던 길을 걸으며 질문하고 실험하는 과정에서 역량이 축적되는 법이다. 안타까운 점은 여전히 우리 사회가 AI 전환에 대해 미온적이고 규제 지향적이라는 점이다. '쇄국의 장벽'으로는 혁명의 시대를 이겨낼 수 없다는 것을 유럽, 일본 등 몰락하는 선진국들이 명확하게 증명하고 있다. 미·중 AI 패권 경쟁 시대의 생존 전략은 '국민 다 함께 레벨업'밖에는 없다.

대한민국은 자원 하나 없는 척박한 땅에서 오직 '사람의 힘'과 '배움의 열정'으로 현대인류사 유일의 기적을 일궈낸 나라다. 그 힘은 공부다. 나라가 망했을 때도 우리는 '성균관'이라는 교육의 상징을 포기하지 않았고, 전쟁으로 산하가 피로 물들었을 때에도 공부를 놓은 적이 없다. 그렇게 세계 최고의 제조업과 산업생태계를 만들 수 있었다. 기적도 해본 사람이 또 할 수 있는 법이다. AI 혁명시대 '다 함께 손잡고 AI 레벨업'으로 두 번째 기적을 향해 전진하자.

※본란의 칼럼은 본지 견해와 다를 수 있습니다.

최재붕 성균관대 기계공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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