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소장 퇴사·마일스톤 부재 등 변수에 주가 11만원대 주춤
R&D 재정비 '넥스트 렉라자' 속도전
대사이상 신약 수익기반 확보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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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욱제 유한양행 대표는 취임 후 줄곧 '넥스트 렉라자' 발굴 의지를 강조해왔다. 특히 R&D를 총괄하는 김열홍 총괄사장을 새롭게 영입하며 조직 쇄신에 나섰으나, 현재까지 이렇다 할 가시적 성과는 부재한 상황이다. 현재 유한양행의 주요 파이프라인인 알레르기 및 고형암 치료제 등은 여전히 초기 임상 단계에 머물고 있어, 실제 시장 진입까지 상당한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다만, 유한양행은 높은 시장 잠재력을 가진 '대사이상 지방간염(MASH)' 치료제(YH25724)를 차세대 블록버스터 후보로 낙점하고 개발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이다. R&D 공백 우려를 MASH 신약의 성공으로 만회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한양행 주가는 11만 8100원에 장을 마쳤다. 이는 연초(11만 8300원) 대비 사실상 제자리걸음으로, 제약·바이오기업 66곳으로 구성된 KRX헬스케어 지수가 같은 기간 35% 급등한 것과는 극명한 대비를 이룬다.
유한양행은 올해 렉라자 기술수출 마일스톤(단계별 기술료) 유입에 힘입어 3분기 누적 영업이익 782억원이라는 호실적을 기록했다. 그러나 주가는 이 같은 실적을 반영하지 못한 채 투자 심리가 냉각된 모습이다.
유한양행 주가가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는 핵심 배경은 차세대 R&D 성과 기대감 약화다. 특히 '렉라자 개발 주역'으로 불렸던 오세웅 전 중앙연구소장이 올해 퇴사한 데 이어, 최근 또 다른 핵심 R&D 임원이 사임 의사를 표한 것으로 알려지며 불안감이 커졌다. 김열홍 총괄사장이 R&D 수장으로 지휘봉을 잡고 조직 안정화를 꾀하고 있으나, 핵심 인력의 연이은 이탈은 시장에 R&D 추진 동력이 약해졌다는 부정적 시그널로 읽힐 수밖에 없다.
실적의 변동성도 문제다. 유한양행은 올 2분기 렉라자 일본 출시 마일스톤 210억원 유입으로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으나, 3분기에는 마일스톤 부재로 곧바로 분기 기준 역성장했다. 렉라자 마일스톤과 로열티 유입 여부에 따라 실적의 희비가 엇갈리는 '마일스톤 딜레마'에 빠진 것이다. 시장에서는 올 4분기 중국 상업화 등을 발판 삼아 후속 신약 파이프라인 성과로 수익 기반을 다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유한양행은 '넥스트 렉라자' 발굴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전략이다. 현재 지속형 알레르기 치료제(YH35324, 국내 임상 2상), 양성 고형암 치료제(YH32367), 희귀병 고셔병 치료제(YH35995, 임상 1상) 등을 주요 파이프라인으로 내세우고 있으나, 이들은 대부분 초기 임상 단계에 머물러 있어 성과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
유한양행이 가장 기대를 걸고 있는 파이프라인은 '대사이상 지방간염(MASH)' 치료제(YH25724)다. 이 후보물질은 2019년 독일 베링거인겔하임에 1조원 규모로 기술수출됐다 지난 3월 반환된 이력을 갖고 있다. 간·대사질환 분야는 글로벌 제약기업들이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지목하는 수익성이 높은 시장이다. 특히 유한양행의 YH25724는 3세대 치료제로 꼽히며, 간 지방 개선과 함께 섬유화 감소, 간 기능 회복이라는 이점을 동시에 보유하고 있다는 평가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MASH를 1차 적응증으로 설정하고 글로벌 임상 데이터를 확보한 후보는 국내에서 YH25724가 사실상 유일하다"며 "지방간 개선 및 섬유화 억제 등 기존 약물의 한계를 보완하는 차세대 기전으로 평가되는 만큼, 글로벌 빅파마의 관심 영역과 정확히 맞닿아 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