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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은퇴 후 3가지 금융투자 원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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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5. 12. 04. 18:43

김진웅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 연구위원
NH투자증권_100세시대 연구소 김진웅 부장
김진웅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 연구위원. /NH투자증권
장수의 보편화를 의미하는 '100세 시대'라는 단어가 이제는 낯설게 들리지 않는다. 통상적으로 사회에서는 특정 연령에서 사망자가 가장 많이 집중되는 시점을 '최빈사망연령'이라고 부르고, 이 연령이 90세에 도달했을 때를 '100세 시대'로 해석한다. 우리나라 최빈사망연령은 2019년을 기점으로 90세를 넘기며, 이미 '100세 시대'에 접어든 것으로 평가된다.

장수는 분명 좋은 일이지만 그만큼 새로운 고민거리도 생긴다. 바로 은퇴 생활 기간의 증가다. 60세에 은퇴하고 80세까지 산다고 가정했을 때 20년이던 은퇴 생활 기간은, 100세까지 산다면 2배인 40년으로 늘어난다. 문제는 기간이 늘어나는 만큼 안정된 은퇴 생활을 위해서는 더 많은 생활비가 필요할 수밖에 없다.

과거 경제성장기에는 열심히 일하고 저축하다 은퇴 후 모아 둔 자산으로 이자 생활이 가능한 적도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 빠르게 고령화가 진행되고 저성장 기조가 지속되면서 자산을 모으기도 운용하기도 쉽지 않은 금융 환경에 처해 있기 때문이다.

이에 은퇴자산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일정 부분의 투자가 필요한 시점이 됐다. 그런데 일부 전문가들은 은퇴 시점이 다가올 땐 변동성이 큰 위험자산 비중을 줄이고 저금리에도 불구하고 안전자산 비중을 늘려가라고 조언한다. 은퇴자산 관리 관점에서 '진퇴양난(進退兩難)'인 셈이다.

하지만 '100세 시대'에 접어들며 더 오래 살 수 있게 된 만큼, 투자할 시간과 기회도 더 많이 주어졌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다만 최대한 오래 유지해야 하는 은퇴자산의 속성상 투자 원칙을 더욱 철저히 지켜 혹시 모를 투자 실패로 은퇴자산이 너무 빨리 소진될 가능성을 낮추는 것은 중요하다. 이에 은퇴 후 금융투자에 적용하면 좋을 3가지 원칙을 소개하고자 한다.

우선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최우선으로 하는 투자가 돼야 한다. 은퇴 후 자산운용의 핵심 목적은 은퇴 생활에 필요한 현금흐름을 만드는 데에 있기 때문이다. 연금 자산을 통해 최소 생활비 수준이 안정적인 현금흐름으로 확보돼 있다면, 좀 더 편안한 투자가 가능해진다. 만약 희망하는 생활비 수준에 준비된 연금이 부족한 경우 배당주, 리츠(REITs) 등 주기적으로 배당이 발생하는 금융투자상품을 활용하면 좋다. 특히 투자하더라도 금융시장이 예상과 다르게 흘러가는 경우를 대비해 3~4년치에 해당하는 생활비는 정기예금이나 국공채와 같이 안전성이 높은 금융상품 중심으로 관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다음으로 자산의 일부는 성장성이 높은 산업이나 기업에 장기투자를 하는 방법이다. 시간에 제약이 있는 은퇴자산이라고 해서 시간에 쫓기는 투자만 한다면 변동성을 감내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은퇴자산은 한꺼번에 다 사용하는 자산이 아니다. 장수로 투자 기간이 더 주어진 만큼 5년 뒤 혹은 10년 뒤의 장기적인 성장을 기대하며 투자해도 괜찮다. 이는 조급한 마음에서 비롯된 단기투자보다 손실위험은 줄이면서 인생 후반기를 위한 은퇴자산을 형성하는 데 더 효과적일 수 있다.

마지막으로 금융투자의 변동성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반드시 분산투자 원칙을 지킬 것을 제안한다. 은퇴 후 투자는 더욱 그렇다. 분산투자는 같은 금액을 투자하더라도 변동성을 낮추고 투자 성과를 올릴 확률을 높인다. 다만 개인투자자가 개별종목에 투자하면서 다양한 리스크를 고려한 분산투자를 하기는 쉽지 않다. 이에 타겟데이트펀드(TDF)나 상장지수펀드(ETF)와 같이 자동으로 분산투자가 되는 금융투자상품을 적극 활용하면 좋다. 여기에 적립식 방법 등으로 투자 시기를 분산하면 자연스럽게 가격이 분산되는 효과도 얻을 수 있다. 특히 최근 해외투자도 활성화되고 있으니 다양한 국가와 자산군에 골고루 투자 대상을 분산하는 전략을 추천하고자 한다.

결론적으로 직접 장기투자를 실천하고 투자에 대한 성과를 경험해 본 사람이라면 투자에 가장 필요한 요소는 결국 시간이라는 사실에 공감할 것이다. 지나고 보면 그리 길지 않은 시간이 그 순간에는 너무 길게 느껴진다. 특히 개인투자자들은 성과를 빨리 내고 싶은 조급한 마음 탓에 실패하는 경우가 많다. 시간의 힘을 믿고 앞서 언급한 3가지 원칙을 지키는 투자를 실천하다 보면, 오히려 생각보다 이른 시일 내에 만족할 만한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다. 길어진 수명만큼 투자의 기회도 충분하게 주어졌다. 이 기회를 잘 활용한다면 장수리스크로 인한 은퇴자산 부족 문제를 얼마든지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은퇴 후에도 금융투자가 계속돼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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