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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KBO 전망] ‘왕조 건설’ 진격하는 LG 트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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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현빈 기자

승인 : 2025. 12. 03. 13:05

그라운드 도는 LG 선수들
한국시리즈(KS) 우승 트로피를 든 LG 트윈스 선수단이 지난 11월 1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통합우승 IN 잠실' 행사에서 그라운드를 돌며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연합
'새로운 왕조'를 꿈꾸는 LG 트윈스가 오스틴 딘, 앤더스 톨허스트, 요니 치리노스와 재계약하며 2026 시즌을 위한 첫 걸음을 가볍게 뗐다.

2020년대 들어 최초로 두 번의 우승을 기록한 LG는 내년 시즌도 통합 우승을 위해 진격한다. 짜임새 있는 타선에 1~5선발까지 촘촘히 구성한 LG의 마운드는 여전히 우승후보로 거론되기에 부족함이 없다.

2023 시즌 29년 만에 우승한 LG는 2024년 시즌 3위로 주춤했지만, 2025시즌 압도적인 레이스를 펼치며 패넌트레이스 1위에 이어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막판 한화 이글스의 거센 추격을 받았지만 1위 자리를 끝까지 지킨 LG는 한국시리즈에서 한화를 4승 1패로 여유롭게 물리치고 대권을 쥐었다.

2023년 주장이었던 오지환은 당시 우승 후 팬들에게 "LG 왕조를 세우겠다"고 호언장담했지만, 2연패엔 실패했다. 하지만 바로 다음 해 통합우승을 이루며 '왕조 공약'이 허황된 꿈이 아니었음을 증명했다. 박해민이 주장을 맡은 2025 시즌의 LG는 김현수라는 걸출한 스타를 FA로 떠나보냈지만, 박해민을 다시 품으며 연속 우승 도전에 나선다.
기쁨 나누는 LG 선수들
지난 10월 31일 대전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2025 프로야구 KBO리그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5차전 LG 트윈스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 4-1로 승리하며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LG 선수들이 승리를 자축하며 환호하고 있다. /연합
◇완벽한 투타 밸런스에 가을 DNA

LG의 가장 큰 장점은 완벽한 투타 밸런스와 7년 연속 가을야구에 진출한 경험이다. 홍창기-신민재로 이어지는 테이블세터진은 국가대표급이다. 여기에 오스틴 딘-문보경-이재원-박동원으로 이어지는 중심 타선의 화력은 막강하다. 타격기계 김현수가 빠졌지만, '잠실 빅보이' 이재원이 복귀하면서 빈자리를 채울 것으로 보인다.

2025 시즌 뛰어난 활약을 펼친 외인 3명을 모두 붙잡은 것도 호재다. 패넌트레이스 동안 1선발을 맡은 치리노스는 시즌 중반 흔들리며 고전했지만, 후반 다시 페이스를 찾고 한국시리즈에서도 좋은 공을 던졌다. 이런 활약을 바탕으로 치리노스는 재계약에 성공했다.

시즌 막판 긴급 수혈된 톨허스트는 기대 이상의 위력적인 투구를 자랑하며 리그를 지배했다. 한국시리즈에서 2번 선발 등판해 2승을 챙긴 톨허스트는 당연히 재계약 대상이었다. 톨허스트는 젊은 나이에 메이저리그 경험이 없지만 압도적인 구위를 바탕으로 타자들을 돌려세웠다. LG 입장에선 긁지 않은 복권을 제대로 터뜨린 셈이다.

오스틴 딘은 '잠실 오 씨'로 불리는 LG의 장수 외인이다. 한국 데뷔 시즌부터 꾸준한 활약을 펼친 오스틴은 이번 시즌에도 홈런을 빵빵 터뜨리며 우타 거포의 부재를 한 번에 씻어준 선수다. 1루에서도 준수한 수비 실력을 뽐내며 LG에 없어선 안 될 선수로 자리잡았다.

오스틴은 3시즌 동안 395경기에 출전해 타율 0.315, 464안타, 86홈런, 322타점을 올렸다. LG 구단 사상 최초로 2시즌 연속 30홈런(2024년 32개·2025년 31개) 고지를 밟았다.
역투하는 톨허스트
지난 10월 31일 대전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2025 프로야구 KBO리그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5차전 LG 트윈스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 7회 말 LG 톨허스트가 역투하고 있다. /연합
◇'외인 3총사' 순조롭게 재계약 성공

오스틴 딘은 총액 170만달러(계약금 30만달러·연봉 110만달러·인센티브 30만달러), 톨허스트는 120만달러(계약금 20만달러·연봉 80만달러·인센티브 20만달러), 치리노스는 140만달러(계약금 30만달러·연봉 90만달러·인센티브 20만달러)에 도장을 찍었다.

오스틴은 "내년에 다시 팀에 돌아올 수 있게 돼 기쁘다. LG 트윈스는 나와 우리 가족에게 집과 같은 곳"이라며 "구단, 코칭스태프, 팬들께 감사하다. 2026시즌에는 더 좋은 경기력으로 경기장 안팎에서 좋은 동료가 되겠다"고 말했다.

올해 8월부터 LG의 우승 수호신으로 온 톨허스트는 8경기 6승 2패, 평균자책점 2.86으로 활약했다. 후반기 에이스 노릇을 제대로 해낸데다 한국시리즈에서도 2승(평균자책점 2.08)을 거뒀다.

톨허스트는 "2026시즌은 팀과 처음부터 함께할 생각에 기쁘고, 열정적인 우리 LG 트윈스 팬들을 만날 생각에 설렌다"며 "내년에도 좋은 성적으로 보답할 수 있도록 준비 잘하겠다"고 약속했다.

치리노스는 올해 정규시즌 30경기에 등판해 13승 6패, 평균자책점 3.31을 올렸다. 한국시리즈에서는 승리가 없었지마니 한 경기에서 6이닝 4피안타 1실점으로 호투했다.

치리노스는 "통합우승을 달성한 팀 동료, 코칭스태프와 다시 한번 2026시즌 우승이라는 큰 목표에 도전할 수 있어 기쁘다"며 "KBO리그 최고의 팬을 다시 만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다. 2026시즌에는 2025시즌보다 더 나아진 모습으로 팀에 더욱 큰 보탬이 되고 싶다"고 밝혔다.
'리얼글러브어워드' 외야수 부문 박해민
지난 1일 서울 광진구 그랜드워커힐 호텔에서 열린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 시상식인 2025컴투스프로야구 리얼 글러브 어워드에서 외야수 부문을 수상한 LG박해민이 수상 후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연합
◇왕조 수식어 받긴 이른 LG… 2026 시즌이 더 중요하다

LG 구단은 "외국인 선수 3명은 공수에서 자신의 역할을 충분히 해줬다. 오스틴, 치리노스, 톨허스트가 KBO리그에 완벽히 적응한 모습을 보여준 만큼, 내년 시즌에는 더 좋은 활약을 해줄 것"이라며 "이들은 실력뿐만 아니라 팀워크와 인성도 뛰어나 팀 분위기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여기에 FA 박해민을 다시 품에 안은 것도 큰 소득이다. '트중박'(트윈스의 중견수 박해민)이라는 별명을 지닌 박해민은 완벽한 외야 수비로 팀의 실점을 막는 결정적인 장면을 수없이 만드는 수비 장인이다. 방망이 솜씨도 나쁘지 않아 9번 타선에서 1번으로 이어주는 테이블세터의 역할까지 맡는다. 팀 사정에 따라 1번 타순으로 나서기도 한다. 작전 수행과 도루 능력도 좋아 누상에 나가면 상대 마운드를 흔들어 놓는다.

LG는 이제 2026 시즌을 겨냥한다. 통합 우승 2연패에 도전하며 진정한 왕조 건설에 나선다. 4년 간 3차례 우승을 달성하면 "LG왕조가 드디어 시작됐다"고 인정 받는 시작점이 될 수 있다. 7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올라 3번 우승한 두산 베어스도 '왕조'라는 수식어를 받지 못했단 점을 생각하면 LG가 갈 길은 아직 멀다.
천현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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