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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메달 싹쓸이 할 수 있었던 비결이요? 회사의 지원이 가장 크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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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일 기자

승인 : 2025. 12. 02. 06:00

비시즌엔 체력 훈련…제주도 전지훈련도
이승호·최선웅, 내년 태극마크 목표로 준비
SH, 선수 자아실현 지원…ESG 실현 확보도
“차별화 된 지원 통해 경쟁력 확보에 총력”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 장애인 조정선수단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SH) 직장운동경기부 장애인조정팀이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사진=송의주 기자
창단된 지 갓 6년이 채 안됐다. 하지만 국내 유수의 대회에서 굵직한 성적을 기록하면서 그 누구보다 강렬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실제 이들은 제45회 전국장애인체육대회, 2025 전국장애인선수권, 2025 서울특별시장배 전국장애인조정대회, 2025 충주탄금호배 전국장애인조정대회 등에 출전하며 총 19개의 금메달을 따내는 저력을 보였다. 바로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SH) 직장운동경기부 장애인조정팀의 얘기다.

팀에는 2015년 비무장지대(DMZ)에서 북한이 매설한 목함 지뢰 폭발 사고로 두 다리를 잃은 하재헌 예비역 중사와 특수전사령부 근무 중 희소 질환으로 시력을 상실한 남지현 예비역 중사 등 군 복무 중 장애를 얻은 6명의 선수가 소속돼있다. 이들의 돌풍은 올해 반짝하고 나타난 것이 아니다. 지난해 주요 대회에서도 금메달 20개, 은메달 13개, 동메달 2개를 획득하기도 했다.

현재 국가대표인 최선웅 선수는 지난달 25일 경기 하남 미사경정공원에서 진행된 아시아투데이와의 인터뷰를 통해 "올해 전국장애인체육대회 PR3 종목에서 3분이라는 좋은 기록을 낼 수 있었다. 내년에는 2분 진입을 목표로 몸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이들이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팀원들은 회사의 전폭적인 지원을 첫 번째로 꼽는다. 실제 회사는 이들이 훈련에 전념할 수 있도록 훈련장소(미사조정경기장) 인근에 숙소를 만들었다. 지도자 2인이 상주할 뿐만 아니라, 휠체어리프트 등 장애인 편의장비 설치된 전용 차량(카니발) 2대도 배치했다.

아울러 싱글스컬 1기, 더블스컬 1기 등 경기용 보트 2기와 함께 연습용 로잉머신 4기까지 구비했다. 싱글스컬은 한 사람이 두 개의 노를 각각 한 손에 들고 혼자서 보트를 젓는 개인 종목이며, 더블스컬은 두 명이 한 보트에 타고 각자 한 쌍의 노를 함께 젓는 팀 종목이다. 경기 외적인 부분은 아예 신경쓰지 않게 경기용·연습용 유니폼 및 의류, 신발 등도 연 2회 지원한다.

하재헌 선수는 "경기를 위해 여러 가지 부분을 챙겨야 하는데 회사에선 기록향상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자잘한 부분까지 신경을 써주고 있다"며 "이를 바탕으로 내년에는 장애인 전국체전에서의 금메달을 딸 수 있게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비시즌 동안 체력 훈련 등을 통해 몸을 만드는 데 집중하고 있다. 매일 평일 오전 9시부터 11시 반까지, 오후에는 2시부터 5시까지 고강도 훈련을 진행한다.

최범서 선수는 "비시즌에는 내년 시즌을 위해 로잉머신, 웨이트, 런닝 크로스핏 등의 훈련을 한다. 감독·코치진이 짜 놓은 스케줄에 따라 주기적인 운동뿐만 아니라 몸 관리와 체력을 유지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제주도 전지훈련도 다녀왔다. 인터벌, 써킷 트레이닝, 업힐(오르막 훈련) 등으로 체력과 지구력 향상이 주목적이다. 이승호 선수와 이재헌 선수는 한라산 정상까지 올랐다.

개인적인 목표도 있다. 태극 마크를 달고 있는 이승호 선수와 최선웅 선수는 내년에도 국가대표로 출전해 전 세계 선수들과 경쟁하는 것이다.

국가대표로 선발될 경우 기존 조정팀 훈련 이외에도 약 180일간의 국가대표팀 훈련을 별도로 소화해야 한다. 국내 대회의 경우 1000미터인 반면, 국제 대회의 경우 2000미터여서 근력뿐만 아니라 지구력도 갖춰야 해 훈련 강도는 더욱 강해진다.

한편 이들에 대한 SH의 지원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회사의 복지후생규정을 적용하는 것은 물론, 이들의 국내 대학 학사 및 국내 대학원 석사·박사 학위취득 과정뿐만 아니라 본인 납입 등록금의 70%를 지원하는 등 학위 취득 과정도 돕는다.

황상하 사장 역시 팀과 선수들을 격려하는 데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지난 6월 호국 보훈의 달을 맞아 선수들을 만난 황 사장은 "국가를 위해 헌신하고 희생한 장병들을 기억하고, 이들에게 필요한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며 "적극적인 지원을 통해 '약자와의 동행'을 실천해 나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

SH 관계자는 "비인기 종목인 장애인조정 종목에 대한 육성 및 지원을 통해 자아실현 기회 제공을 넘어 사회공헌을 통한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실현의 지속성 확보에도 힘을 보태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국내 유일의 공공기관 소속 장애인조정팀 운영기관으로서의 역할을 확실히 해 내겠다는 것이 SH의 방침인 셈이다.

서울주택도시공사 장애인 조정선수단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SH) 직장운동경기부 장애인조정팀이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사진=송의주 기자
이수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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