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5대 금융 CEO 절반 곧 임기 만료… ‘비은행 전략’ 연임 가늠자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biz.asiatoday.co.kr/kn/view.php?key=20251126010013360

글자크기

닫기

한상욱 기자 | 채종일 기자

승인 : 2025. 11. 25. 18:03

내년 초까지 64곳 중 30곳 만료 예정
그룹 회장 연임 땐 계열사 재신임 유력
증권·보험·자산운용 대표 인사 주목
업계 "예년 비해 조직 쇄신 가능성 낮아"
연말을 앞두고 KB·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금융그룹의 인사 시계가 빨라지고 있다. 내년 초까지 이들 금융그룹 계열사 가운데 약 절반인 30곳에서 최고경영자(CEO) 임기가 종료될 예정이다. 특히 비은행 부문의 핵심인 보험·증권 계열 CEO 임기가 대거 만료되면서, 이들 대표의 거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금융그룹들이 은행 중심의 수익 구조에서 벗어나 비은행 강화를 강조하고 있는 상황 속에서, 이번 연말 인사는 각 그룹의 비은행 포트폴리오 전략을 가늠할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이에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성과주의에 기반한 인사 원칙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금융그룹의 64개 계열사 중 30곳의 대표 임기가 올해 연말부터 내년 초 사이에 만료된다. 지난해에는 5대 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은행장 인사가 중심이 됐지만, 올해에는 증권과 보험, 자산운용 등 비은행 계열사 대표들의 인사가 중점적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가장 큰폭의 변화가 예상되는 곳은 우리금융이다. 내년 3월까지 전체 16개 계열사 중에서 11개 계열사 대표의 임기가 만료된다. 임기가 마무리되는 CEO 가운데 김창규 우리벤처파트너스 대표를 제외한 10개 대표 모두 초임이다. 특히 올초 1년 임기를 부여받은 우리금융캐피탈과 우리자산신탁, 우리금융에프앤아이, 우리신용정보, 우리펀드서비스의 경우 이번 연말에 다시금 연임 여부를 평가받게 됐다.

변수는 임종룡 회장의 연임 여부다. 임 회장의 임기는 내년 3월까지다. 금융권에선 임 회장이 연임에 성공하면 조직 안정에 무게를 둘 것으로 보고 있다. 그간 증권사와 보험사를 인수하며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확대해온 만큼, 2기 체제에선 변화보다 내실 강화에 무게를 둘 가능성에 힘이 실린다. 또 임기 만료 CEO 대부분이 임 회장 체제에서 선임됐고, 대다수가 초임이라는 점 역시 재신임 전망을 뒷받침한다.

'함영주 2기 체제'를 본격화하고 있는 하나금융그룹도 일부 변화가 예상된다. 올해 말 전체 14개 계열사 가운데 절반인 7곳의 대표 임기가 만료되기 때문이다. 남궁원 하나생명 대표와 배성완 하나손해보험 대표를 제외한 CEO들은 지난해 한 차례 연임에 성공한 바 있다.

관건은 실적이다. 올해 3분기 누적 순익에서 하나금융 비은행 계열사의 기여도는 약 13%로, 작년 동기(17%) 대비 4%포인트 하락했다. 증권, 생보, 자산신탁 등 주요 비은행 자회사들이 전년보다 순익이 감소한 영향이 컸다. 이에 함 회장이 비은행 부문의 턴어라운드를 위해 대대적인 조직 재정비에 나설 가능성도 점쳐진다.

차기 회장 선출 절차가 진행 중인 신한금융그룹에서는 14개 계열사 중 4곳 CEO 임기가 종료된다. 이중 이영종·강병관·이승수 대표는 각각 1년, 조재민 대표는 2년 연임 후 임기를 이어가고 있다. 9명이 교체됐던 지난해 인사와 비교해, 올해엔 그룹 자체의 변화는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다만 그룹 내에서 2+1년 임기를 마치고 재연임에 성공한 사례가 거의 없다는 점은 지켜봐야 할 대목이다.

KB금융그룹 역시 변화보다는 안정을 택할 것으로 보인다. 전체 11개 계열사 가운데 6곳의 대표 임기가 만료되지만, 김성현·이홍구 KB증권 각자대표를 제외한 5곳은 모두 첫 임기다. KB손해보험과 KB자산운용 등 비은행 계열의 실적 호조가 이어지면서, 그간 과감한 인사 쇄신을 단행해온 양종희 회장이 이번 인사에서는 대규모 교체 대신 일부 조정에 나설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게다가 내년 11월 양종희 회장의 첫 임기가 만료된다는 점도 안정을 선택할 것으로 보는 이유 중 하나다.

NH농협금융그룹에선 윤병운 NH투자증권 대표와 임정수 NH농협리츠운용 대표의 임기가 내년 3월에 만료된다. 전체 9개 계열사 중 2곳에 불과해 변화 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최근 농협중앙회가 대대적인 인적 쇄신을 단행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농협금융에 연말 '인사태풍'이 닥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이들 금융그룹은 이달 말과 내달 초 중 자회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열고 인사 검증에 착수한다는 계획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대내외 불확실성과 정부 규제로 인해 각 그룹들이 예년만큼 과감한 인사 변화를 줄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며 "(각 그룹이)대대적인 조직 쇄신보다는 경쟁력 강화에 중점을 둘 것 같다"고 말했다.
한상욱 기자
채종일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