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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복종 의무’ 사라진다…자의적 판단 ‘지시 불이행’ 우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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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인규 기자

승인 : 2025. 11. 25. 17:51

정부, 국가공무원법 등 개정안 입법 예고
'지휘·감독·법' 초점…계엄 사태 예방 염두
일각 "의사결정까지 더 많은 시간 걸릴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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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수 인사혁신처 차장이 2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국가공무원법 개정안 입법예고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공무원의 복종 의무'를 법에서 삭제한다. 위법한 명령은 거부할 수 있도록 근거를 마련하는 것이다. 12·3 비상계엄 사태를 막고자 하는 취지인데 '지시 불이행'에 대한 자의적 해석이 가능하기 때문에 혼선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행정안전부·인사혁신처는 25일 국가공무원법·지방공무원법 일부개정안을 입법 예고한다고 밝혔다. 개정안은 국가공무원법이 제정되고 76년 동안 유지되던 공무원 복종 의무 조항을 삭제하는 게 핵심이다. 여기엔 상관의 위법한 지시에 대해 의견을 제시하거나 이행을 거부했다는 이유로 불이익을 주는 행위를 금지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구체적으로 국가공무원법 개정안상 '복종의 의무'를 '지휘·감독에 따를 의무'로 변경됐다. '성실의무'도 단순 직무 성실이 아닌 '법령 준수 및 성실의무'로 수정됐다. '지휘·감독'과 '법'에 초점을 맞춰 바뀐 것이다. 지방공무원법 역시 상관의 위법 지시에 대한 '불복권'을 명확히 규정했다.

개정안은 입법예고를 거쳐 올해 안으로 관련 절차를 밟아 처리될 예정이다. 이는 제2의 계엄 사태를 막겠다는 의도가 깔렸다. 지난해 12월 윤석열 전 대통령의 위법적 지시 아래에 군·경찰 등 공무원들이 일사분란하게 따르던 상황을 되풀이하지 않도록 하겠다는 의도다. 공무원이 위법한 지시를 거부한다면 최소한 비슷한 사태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다만 곳곳에서 '지시불이행'이 일어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자의적'으로 위법 판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공무원 조직 특성상 상명하복의 폐해가 있지만 국민 대상으로 하는 만큼 발 빠른 지시·이행도 중요한 요소인데 이에 따른 부작용이 발생할 수도 있는 것이다. 한 공무원은 "전체적으로 결정하기까지 더 많은 시간이 걸리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인사처 관계자는 "법령에 따라 직무를 수행해야 한다는 원칙을 명확히 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최인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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