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근로자, 주당 AI 시간은 5~7시간…미국보다 커
경력 짧은 근로자, 시간 단축 효과 크게 나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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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한국은행 조사국 고용연구팀이 발간한 'BOK 이슈노트(제 2025-22호)'에 따르면 약 55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가계조사 결과, 국내 근로자의 63.5%가 생성형 AI를 한 번 이상 사용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업무 목적에 한정해도 51.8%로 과반을 웃돌았다. 이는 미국(26.5%)보다 두 배 높은 수준이며, 인터넷 상용화 3년 뒤 활용률(7.8%)과 비교하면 8배 이상 빠른 확산 속도다.
사용 강도 역시 높았다. 국내 근로자의 주당 평균 AI 사용 시간은 5~7시간으로, 미국(0.5시간~2.2시간)보다 크게 길었다. 하루 1시간 이상 AI를 사용하는 '헤비 유저' 비중도 한국이 78.6%에 달해 미국(31.8%)을 크게 웃돌았다.
생성형 AI 활용은 실제 업무시간 감소로 이어졌다. 근로자의 평균 근로시간은 주 40시간 기준 1.5시간(3.8%) 줄었으며, 이를 반영한 잠재적 생산성 향상 효과는 1.0%로 추정됐다. 이는 미국(1.1%)과 유사한 수준이다.
특히 경력이 짧은 근로자일수록 시간 단축 효과가 크게 나타나, AI가 숙련도 격차를 완화하는 '평준화 효과(equalizing effect)'를 가져온 것으로 해석됐다. 다만 여전히 절반 이상(54.1%)은 업무시간 단축 효과를 체감하지 못한 것으로 조사돼, 효율적 활용 확산 여부가 향후 관건으로 지목된다.
생성형 AI가 지적 노동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면, 자율로봇 등 '물리적 AI'는 육체 노동에 변화를 가져올 전망으로 관측됐다. 현재 로봇과 협업하는 근로자는 전체의 15% 수준이며, 이 가운데 자율성을 갖춘 로봇과 협업하는 근로자는 11%였다. 한국은행은 이 비율이 향후 27%까지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근로자의 48.6%는 AI가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답해 부정 응답(17.5%)을 크게 웃돌았다. 또한 3명 중 1명은 교육 이수를 준비 중이며, 비슷한 비중이 이직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 AI 기술 발전 기금에 자발적으로 참여할 의사가 있다는 응답도 32.3%에 달했으며, 이들의 지불 의사를 반영하면 향후 5년간 최대 38조원의 기금 조성이 가능하다는 계산이다.
이번 보고서는 서동현 조사국 고용연구팀 과장, 오삼일 팀장, 김민정 조사역이 공동 집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