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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케이신문은 3일 자 보도에서 세계 석유 소비량의 약 20%가 통과하는 전략 요충지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봉쇄 상태에 들어가며 시장이 충격을 받고 있지만, 장기 봉쇄는 관련국 모두에게 비용이 지나치게 큰 선택이라고 전했다.
첫째 이유는 중국이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 자료에 따르면 호르무즈 해협을 경유하는 원유 수입 비중은 중국이 약 30%로 가장 많다. 특히 중국 전체 원유 수입의 40~50%가 이 해협을 통과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반면 중국의 전략비축유는 약 110일분 수준에 그친다. 이미 부동산 경기 침체와 청년 실업 문제로 경제 심리가 위축된 상황에서, 유가 급등과 공급 차질이 겹칠 경우 제조업·물가·환율 전반에 부담이 확대될 수밖에 없다. 봉쇄가 길어질수록 중국이 감내해야 할 경제적 충격은 기하급수적으로 커진다.
둘째는 이란이다. 표면적으로는 해협을 통제하는 이란이 주도권을 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자국 경제의 숨통을 스스로 조이는 결과가 될 가능성이 높다. 이란 경제는 석유 수출 의존도가 절대적이다. 특히 제재 하에서도 이란산 원유의 약 90%를 수입해 온 주요 고객이 중국이다. 해협 봉쇄가 장기화하면 수출 물량 감소와 외화 수입 급감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일본 금융권 관계자들은 "전면 봉쇄를 장기화하는 것은 합리적 선택이 아니다"라고 분석한다. 협상용 압박 수단으로는 의미가 있을지 몰라도, 장기전으로 갈 경우 이란 역시 치명상을 입게 된다.
◇美, 봉쇄 영향 미미
셋째는 미국 변수다. 과거와 달리 미국은 셰일 혁명 이후 세계 최대 원유 생산국으로 부상했다.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미국의 원유 수입 비중은 3% 수준에 그친다. 즉, 해협 봉쇄가 미국 경제를 직접적으로 마비시키는 카드는 아니라는 의미다. 국제 유가 상승으로 미국 소비자 부담이 늘어날 수는 있지만, 전략적 차원에서 미국을 굴복시킬 결정적 수단으로 보기 어렵다는 평가다.
이 같은 구조를 종합하면, 봉쇄 장기화는 관련국 모두에게 손해가 되는 '비대칭적 자해 카드'에 가깝다. 단기적 긴장 고조와 가격 급등은 가능하지만, 이를 장기간 유지하는 것은 정치·경제적으로 부담이 과도하다는 분석이다.
일본은 약 250일이 넘는 전략비축유를 확보하고 있어 단기 충격에는 대응 여력이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한국 역시 정부 비축유와 민간 재고를 합치면 수개월 대응이 가능한 체계를 갖추고 있다. 물론 중동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 특성상 유가 상승은 부담이지만, 즉각적인 공급 단절 공포로 확대 해석할 단계는 아니라는 것이 에너지 업계의 중론이다. 에너지 전문가들은 지금 필요한 것은 공포 확산이 아니라 구조적 이해라고 전한다. 국제 유가의 단기 변동성과 실제 물리적 공급 차질은 구분해서 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