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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CES에서 확인한 스마트농업의 방향, 현장에서 길을 찾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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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6. 02. 11.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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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남수 국립원예특작과학원 기술지원과장
올해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는 인공지능과 데이터 기술이 우리 삶 전반에 얼마나 깊이 들어와 있는지를 보여줬다. 농업 분야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눈에 띈 점은 화려한 신기술보다, 농가가 실제로 쓰기 쉬운 환경 자동관리와 에너지 절감 기술이 중심에 섰다는 것이다. 단순히 "똑똑한 장비"가 아니라, 오래 쓰면서 비용을 줄일 수 있는 시스템이 스마트농업의 기준으로 제시되고 있었다.

이러한 흐름은 대한민국 농업이 처한 현실과도 맞닿아 있다. 농촌 인구는 줄고, 인건비와 에너지 비용은 오르며, 기후변화로 농업환경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정부는 이러한 농업, 농촌에 당면한 문제 해결을 위해서 스마트농업을 대안책으로 제시하고 현장 확산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시설원예 스마트농업 미도입 농가를 대상으로 도입 의향을 조사한 결과 절반 이상이 스마트농업을 희망하지 않았다. 첫 번째 이유는 초기 투자 비용 부담이고, 높은 유지관리 비용이 그 뒤를 차지했다.

스마트농업을 도입한 현장에서도 "설치는 했지만 관리가 어렵다", "표준화되지 않은 장비 사용으로 비용 대비 효과가 크지 않다"는 등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그동안 스마트농업 확산을 위해 다양한 기술이 개발된 것에 비해 초기 투자 비용 절감을 위한 기술과 다양한 장비를 한눈에 관리하고 활용할 수 있는 기술이 부족했던 것이 사실이다.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은 이러한 현장 목소리를 반영하여 국내 31개 스마트농업 기업이 참여한 『통합 환경제어 플랫폼 '아라온실'』을 개발했다. 아라온실*은 온도·습도·이산화탄소 같은 환경정보를 자동으로 수집하고, 센서·구동기·제어장치 등 다양한 스마트 장비와 프로그램을 하나의 시스템으로 연계해 통합 관리할 수 있는 플랫폼이다.
*'아라온실' 명칭은 기술을 개발한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시설원예연구소가 위치한 경남 함안지역이 옛 '아라가야'임을 기념하기 위해 지음.

기존 시설원예 스마트농업은 개별 제어장치, 개별 전용 프로그램 사용으로 호환성이 낮아 통합관리와 유지보수가 어려웠다. 아라온실은 제어장치와 프로그램을 일원화하고 스마트 장비들이 동일한 운영체제에서 자동 호환될 수 있게 개발됐다. 이를 통해 스마트농업 구축 시 호환 등에 드는 비용을 약 40% 절감할 수 있다.

또한 농가는 따로 관리하던 스마트장비 활용의 불편함을 줄이고 통합 운영을 통해 관리 효율이 높아져 경영비 절감과 현장 작업의 편리성 향상을 동시에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아라온실과 기존 환경제어장치의 가장 큰 차이점은 농업용 앱스토어를 통해 다양한 지능형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현재 농가에서 상용하고 있는 제품의 경우 새로운 기술을 접목하기 위해서는 기업이 업데이트를 해주거나 추가 비용을 들여 제품을 설치한다. 아라온실을 활용하면 최소 비용으로 새로운 기술들을 농가에 적용할 수 있다. 기업이 폐업해도 다른 회사 서비스를 설치해 이용할 수 있기에 농가 입장에서도 안정적인 온실 관리가 가능하다.

지난해 국립원예특작과학원에서 추진한 '아라온실' 관련 현장실증 연구 결과를 보면 농가 확산의 가능성이 보인다. 아라온실을 통해 데이터를 기반으로 정밀한 재배 관리가 이루어진다면 생산성은 37.6%, 품질 향상을 통한 농가 소득은 46.3% 증가될 것으로 기대됐다.

이러한 현장실증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올해는 아라온실 플랫폼을 전국 10개 지역으로 확대해 시범사업을 추진한다. 지역과 품목이 다른 현장에서 아라온실 플랫폼이 어떻게 적용되는지, 실제 농가 경영에 어떤 도움이 되는지를 꼼꼼히 검증할 계획이다. 이는 단순한 기술 보급이 아니라, 우리 농업 현실에 맞는 지속 가능한 스마트농업 모델을 만들어 가는 과정이다.

CES에서 본 스마트농업의 미래는 결코 먼 이야기가 아니다. 이제 중요한 것은 기술 도입 자체 뿐만 아니라, 농가가 지속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드는 일이다. 데이터가 쌓이고, 경험이 공유되며, 비용부담은 낮아지는 스마트농업. 통합 환경제어 플랫폼 '아라온실'의 현장 확산은 그 출발점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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