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식사하는 고령층 사고 많아…주변 보호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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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료=소방청,AI생성이미지 / 그래픽=박종규 기자 |
"지난 명절에 가족들과 떡국을 먹다가 떡이 목에 걸렸어요. 갑자기 숨이 안 쉬어져 눈앞이 캄캄해졌죠."
서울에 거주하는 60대 A씨는 당시를 이렇게 떠올렸다. 명절마다 아무렇지 않게 먹던 떡이 한순간 생명을 위협하는 '위험 요소'로 바뀐 순간이었다. A씨는 "어릴 때부터 먹던 음식이라 위험하다는 생각을 전혀 못 했다"며 "그날 이후로는 작은 떡도 꼭 잘라서 천천히 먹는다"고 말했다.
명절 기간을 전후해 고령층을 중심으로 음식물 질식 사고가 반복되고 있다. 떡과 고기, 나물처럼 딱딱하거나 끈적한 음식은 기도를 막을 위험이 크다. 현장에서는 사고가 나고 나서야 위험성을 체감한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설 연휴를 앞두고 소방청도 주의를 당부하고 나섰다. 소방청은 최근 5년간(2021~2025년) 구급통계를 분석한 결과 떡과 음식물로 인한 기도막힘 사고로 병원에 이송된 인원이 연평균 239명에 달했다.
명절 기간에는 사고 위험이 더욱 높아진다. 최근 5년간 설 연휴 동안 떡·음식물 기도막힘 사고로 이송된 인원은 모두 31명으로, 연휴 기간 하루 평균 1.3명꼴로 발생했다.
연령대별로 보면 고령층 비중이 압도적이다. 설 연휴 기간 이송 환자 31명 가운데 60세 이상이 29명으로 96.7%를 차지했다. 평소보다 음식 섭취가 잦고 식사 속도가 빨라지는 명절 특성이 고령층에게는 치명적인 위험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소방청은 고령층의 신체적 특성도 사고 원인으로 꼽았다. 씹는 힘과 삼킴 기능이 약해진 상태에서 떡처럼 질기고 끈적한 음식을 급하게 섭취할 경우 기도가 쉽게 막힐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평소 응급 상황에 대비한 대응 요령 숙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기도폐쇄 응급처치법인 '하임리히법'을 미리 익혀두고, 호흡곤란 등 증상이 나타날 경우 즉각 시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임리히법은 환자를 뒤에서 감싸 안은 뒤 명치와 배꼽 사이를 주먹으로 강하게 밀어 올려 기도에 걸린 이물을 배출하는 방법이다.
경기도에서 근무하는 소방 관계자는 "설 연휴에 떡이나 음식물을 먹다 기도가 막혀 병원으로 이송되는 사고는 대부분 노인들에게서 발생한다"며 "단순히 체하는 문제가 아니라, 호흡이 막히면서 심정지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한 사고여서 명절 기간 노인들의 식사 안전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승룡 소방청장 직무대행은 "설 연휴 기간에는 급하게 음식을 섭취하거나 과식하지 않도록 주의하고, 어르신들이 떡을 드실 때는 주변 가족들이 세심하게 살펴달라"고 당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