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3.6% 뒷걸음질, 수입, 5% 껑충… 리쇼어링 효과, '아직'
멕시코·베트남 등 10대 적자국 편중 여전… 대중국 상품 적자, 소폭 감소
|
미국 상무부는 29일(현지시간) 지난해 11월 미국의 무역 적자 규모가 568억달러로 전월(292억달러)보다 276억달러(94.6%) 증가했다고 밝혔다. 적자 폭은 지난해 7월(744억달러 적자) 이후 4개월 만에 가장 컸으며,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인 429억달러 적자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특히 94.6%라는 적자 증가율은 1992년 3월(217.8%) 이후 33년 8개월 만에 가장 큰 폭이다. 이는 지난해 10월 무역 적자가 의약품 조제용 물질 수입 급감의 여파로 2009년 6월 이후 16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이례적으로 축소된 데 따른 기저효과가 작용하면서, 11월 들어 적자가 한달 새 거의 두배 수준으로 확대된 것이다.
미국 경제전문매체 CNBC 방송은 "2009년 초 이후 무역 적자가 최저 수준을 기록한 10월 대비 94.6% 급증한 568억달러로 치솟았다"고 전했다.
|
이번 무역 적자 확대의 핵심 배경에는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자리하고 있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이 데이터가 지난 1년간 대통령의 수입품에 대한 고율 관세 부과 결정으로 인해 초래된 극심한 변동성을 일부 반영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고관세 정책이 무역 흐름에 큰 변동성을 초래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미국의 무역 흐름은 최근 몇 달간 의약품과 귀금속의 이동에 따라 크게 출렁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10월 1일부터 의약품에 10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예고하자 기업들은 지난해 9월까지 의약품 수입을 앞당겼고, 그 여파로 10월 들어 의약품 조제용 물질 수입이 급감했다. 그러나 이후 글로벌 제약사들이 트럼프 행정부와의 협상으로 약값 인하에 동의하면서 관세 부과가 미시행되자, 11월 들어 의약품 조제용 물질 수입은 다시 67억달러 늘어났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몇 달 동안 금과 의약품의 국경 간 이동이 무역 수치의 큰 변동을 일으키는 이례적인 원인이 됐다"며 특정 품목이 전체 무역 지표를 크게 흔들었다고 전했다.
|
구체적으로 지난해 11월 수출은 2921억달러로 전월 대비 109억달러(-3.6%) 감소했다. 비(非)통화성 금 수출이 42억달러 줄었고, 기타 귀금속 수출도 26억달러 감소했다. 의약품 조제용 물질 수출 역시 29억달러 줄었다.
NYT는 "금과 의약품의 해외 선적 감소가 주도하며 이달 수출은 3.6% 하락한 2921억달러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수입은 3489억달러로 전월 대비 168억달러(5.0%) 증가했다. 인공지능(AI) 관련 데이터센터 설비 투자가 이어지면서 컴퓨터(66억달러)·반도체(20억달러)·컴퓨터 액세서리 제품(30억달러) 등 자본재 수입이 크게 늘었다.
블룸버그통신은 "컴퓨터와 반도체 같은 자본재의 증가에 힘입어 전체 수입이 5% 증가했다"며 의약품 수입 급증과 금 수출 감소를 11월 무역 적자 확대의 주요 배경으로 꼽았다.
|
국가·지역별로는 유럽연합(EU)과의 무역 불균형 심화가 두드러졌다. CNBC는 "11월 미국의 전 세계 교역 상대국들과의 무역 적자는 EU와의 적자 폭이 커지면서 거의 두 배로 늘어났다"고 전했다.
11월 미국의 대(對) EU 무역적자는 145억달러를 기록했는데, 상품 적자가 약 82억달러 늘어나며 전체 적자 확대에 기여했다. 이외 국가·지역별 적자 규모는 멕시코(178억달러)·베트남(162억달러)·대만(156억달러)·중국(147억달러)·독일(74억달러)·일본(47억달러)·인도(44억달러)·한국(37억달러)·프랑스(36억달러) 등의 순으로 컸다. 중국과의 적자는 전체적으로 컸으나, 상품 적자만 놓고 보면 약 10억달러 감소했다.
블룸버그는 웰스파고의 분석을 인용해 "관세 조치 이후 제조업 운영의 대규모 온쇼어링(본국 회귀)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징후는 거의 없다"고 전했다.
◇ 무역 적자 급증, 4분기 성장률에 부담
이번 무역 적자 확대는 미국의 4분기 경제 성장률 전망치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레이먼드 제임스의 유제니오 알레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NYT에 이번 적자 증가가 예상보다 크다며 "4분기 미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낮추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편, 지난해 11월 무역 적자 폭이 재확대되긴 했지만, 1년 앞선 2024년 11월(651억달러 적자)과 비교하면 적자 폭이 축소된 수준을 유지했다. 다만, 지난해 1∼11월 누적 무역 적자(8395억달러)는 2024년 같은 기간 적자(8066억달러) 대비 확대된 수준을 나타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4월 2일 예고한 관세 시행을 앞두고 1∼3월 재고 축적을 위해 수입이 급증했던 여파가 지속된 것으로 풀이된다.
CNBC는 "전년 대비 기준으로 11월까지의 적자는 8395억달러로, 2024년 같은 기간보다 약 4% 높은 수준"이라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