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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兆 국민성장펀드 출범… “韓경제 새 성장구조 만들 출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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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연 기자

승인 : 2025. 12. 11. 18:00

정부·민간 75조 합쳐 첨단산업 육성
투자심의·기금운용 2단계 거쳐 배분
박현주 "인재·정직·시스템이 중요"
회수시장 구조 혁신 필요성도 강조
11일 서울 여의도 한국산업은행 1층 IR센터에서 개최된 국민성장펀드 출범식 및 제1차 전략위원회 회의에서 이억원 금융위원장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제공=금융위원회
인공지능(AI)과 반도체 등에 투자하는 150조원 규모의 국민성장펀드가 출범했다. 앞서 정부가 AI와 반도체, 바이오, 로봇 등 첨단 산업을 육성하겠다며 조성한 국민성장펀드는 정부와 민간이 각각 75조원씩 합쳐 마련될 예정이다. 펀드 운용 전략과 향후 자원 배분에 대한 의사결정 기구인 민관 합동 전략위원회에는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과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이 참여한다.

11일 금융위원회는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에서 '국민성장펀드' 출범식을 열고 첨단산업 전반을 지원하는 150조원 규모의 초대형 투자 프로그램을 가동했다.

국민성장펀드는 정부보증채 기반 '첨단전략산업기금' 75조원과 민간자금 75조원을 매칭해 조성된다. 자금은 직접투자 15조원, 간접펀드 35조원, 인프라투융자 50조원, 초저리대출 50조원 등으로 나눠 투입된다. 정부·지자체·산업계가 제출한 153조원 규모의 투자 수요를 검토 중이며, 2026년 초부터 본격 집행할 계획이다.

이날 회의에서는 국민성장펀드의 심사·집행 체계도 구체화됐다. 1단계 투자심의위원회는 민간 금융·산업 전문가와 산업은행 실무진이 참여해 개별 프로젝트를 심사하고, 2단계 기금운용심의회는 첨단전략산업기금 투입 여부를 최종 결정한다. 전략위원장은 이억원 금융위원장, 박 회장과 서 회장이 공동으로 맡는다.

국민성장펀드 제1차 전략 위원회 회의에서 공동위원장 자격으로 참석한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은 "한국은 이미 반도체·AI·바이오 등 산업별 클러스터를 갖춘 나라로, 다른 신흥국과 달리 기초 체력이 탄탄하다"며 "150조원은 한국 경제의 새로운 성장 구조를 만드는 역사적 출발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150조원으로 출범하는 국민성장펀드가 연 20% 수준의 수익률을 기록할 경우, 복리 효과로 10년 뒤에는 5700조원 규모로 커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박 회장은 국민성장펀드가 성공하기 위한 핵심 조건으로 인재·정직성·시스템을 꼽았다. 그는 "특히 투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투명성보다 정직성"이라며 "대규모 자금을 다루는 만큼 정직한 의사결정 구조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전문가들이 책임 있게 참여하려면 합리적 보상 체계가 필요하다"며 "성과보수가 0.01% 수준이어도 충분한 동기부여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 회장은 벤처 생태계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회수(Exit) 시장의 혁신이 필수적이라는 점도 짚었다. 그는 "지금처럼 공공 주도로만 자본을 끌고 갈 수는 없다"며 "민간 VC가 투자에 뛰어들려면 비상장 주식의 회수 구조가 먼저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대안으로는 STO(증권형토큰발행) 기반의 비상장주식 디지털 거래를 제안했다. 박 회장은 "비상장 주식을 토큰화해 디지털 거래소에서 유통되도록 하면 회수 기간이 크게 단축되고, 그 자금이 다시 벤처투자로 흘러들어 갈 수 있다"며 "증권사에 디지털 거래를 허용하면 시장 전체가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산업은행에는 '국민성장펀드 사무국'이 신설돼 프로젝트 발굴과 실무 검토, 투자 구조 설계를 담당한다. 또한 정부는 부처 합동으로 '국민성장펀드 추진단'을 구성해 인허가·입지·규제·재정·정책 지원을 총괄하는 역할을 맡는다. 인프라 PF 참여, 10년 이상 장기투자펀드 신설, 초저리대출 등 기존 정책금융과 차별화된 지원 방식도 도입된다.

금융당국과 산업은행은 현재 '1호 투자처' 선정 작업도 진행 중이다. 복수의 유력 후보가 검토되고 있으며, 초기 투자 성공 사례를 만들어 시장 신뢰를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기술 패권 경쟁이 국가 생존 문제로 번지고 있다"며 "산업과 금융의 결합을 통해 혁신기업에 필요한 시점에 자금을 공급하겠다"고 말했다.
박주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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