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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양두구육’ 천안시 서북구보건소의 민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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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 배승빈 기자

승인 : 2025. 12. 08.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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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승빈 기자.
양두구육(羊頭狗肉). 양의 머리를 걸어놓고 개고기를 판다는 이 사자성어는 겉과 속이 다른 기만적인 행태를 비판할 때 쓰인다.

천안시 서북구보건소의 근무평정 공정성 논란과 인권 침해 의혹을 취재하며 마주한 보건소장의 해명은 그야말로 양두구육의 전형이었다.

'공정한 인사 운영', '직장 내 괴롭힘 예방', '공정한 직장 문화 조성'이라는 그럴듯한 문구를 내걸었지만, 속은 완전히 달랐다. 문제의 본질을 회피하고 피해자에게 책임만 전가하려는 비겁한 속내가 숨어있었다. 문구는 양의 머리였으나, 실체는 개고기였던 셈이다.

익명의 제보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내부 복수의 제보자들이 구체적인 사례를 들며 증언했고, 시의회에서도 이미 해당 문제에 대한 지적이 있었다.

심지어 과거 퇴직자들의 저항 흔적이 존재하고 직원 일부가 인격 모독의 현장을 목격했다. 또 본지 보도 이후 또 다른 제보자의 추가 제보도 있었다

그런데도 피해 당사자가 공식 절차로 신고하라는 소장의 권고는 과연 현실을 직시한 발언인가. 조직의 수장을 상대로 신고한다는 것이 얼마나 용기 있는 일인지 모르는가. 이미 여러 직원이 침묵을 택하거나 조직을 떠났다.

제보자와 언론을 향해 법적 대응까지 운운하며 압박하는 태도도 문제다. 문제 해결 의지가 없음을 스스로 드러내는 것이다. 공익 제보를 위축시키고 진실을 덮으려는 시도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내부의 목소리를 귀담아듣기는커녕, 외부의 지적마저 묵살하려 든다면 과연 공정한 직장 문화는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

천안시는 더는 방관해서는 안 된다. 5년간 동일 직위를 유지한 보건소장의 인사 운영에 대한 전면 조사가 필요하다.

근무평정의 공정성, 인권 침해 여부, 조직 문화 전반에 대한 객관적 검증이 이뤄져야 한다. 시의회 역시 행정사무 감사에서 제기된 문제를 끝까지 찾아내야 마땅하다.

'자존감을 지키기 위해 조직을 떠난다' 던 한 팀장의 말은 여전히 귓가에 맴돌며 씁쓸함을 남긴다.

배승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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