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적분할 새출발 '변화보다 안정'
존림·김경아 CEO 유임에 무게
재상장 첫날 주가 향방은 엇갈려
삼성바이오 46%↑에피스 28%↓
|
두 CEO의 어깨도 무거워졌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해 역대 최고 실적이 예상되는 만큼, 존림 사장은 대규모 수주 확보를 통해 전년 성과를 넘어서는 실적을 입증해야 한다.
김경아 사장 역시 그룹 바이오 사업의 미래를 좌우할 신약·플랫폼 개발 성과를 내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다. 국내 유력 바이오텍들이 플랫폼 기술 수출로 주목받는 상황에서 혁신 성과가 나올지 여부에 따라 주가 흐름도 갈릴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4일 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존림 사장과 김 사장은 이번 삼성그룹 사장단 인사에서 사실상 유임이 확실시됐다는 관측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삼성에피스홀딩스가 인적분할로 새롭게 시작하는 만큼, 변화보다는 안정을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삼성에피스홀딩스는 재상장 첫날 각각 178만9000원, 43만8500원에 장을 마쳤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거래 중지 전일인 지난달 29일(122만1000원) 대비 46% 상승했다. 반면 삼성에피스홀딩스는 시초가(61만1000원) 대비 28% 내린 43만8500원을 기록했다.
재상장 첫날 두 회사 주가가 엇갈린 배경은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대한 실적 기대감이 더욱 크기 때문이다. 시장의 기대만큼 존림 사장 어깨도 무겁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올해 연간 매출은 5조원을 돌파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데, 전망대로라면 역대 최고 실적을 경신한 셈이 된다. 내년에도 실적 상승세를 이어가려면 올해를 뛰어넘는 수주 실적을 내야 한다.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대한 시장의 평가는 긍정적이다. 기존 삼성바이오에피스와의 이해 상충 해소로 수주 경쟁력이 높아진 데다, 6공장 투자 발표 기대감까지 높아졌기 때문이다. 김승민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론자, 우시바이오로직스 등 경쟁 CDMO 업체 중 가장 높은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며 "일본 빅파마와 추가 수주 협의중으로 향후 5공장 추가 수주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삼성에피스홀딩스의 김 사장은 신약·플랫폼 성과를 빠른 시일 내에 가시화해야 한다. 최근 알테오젠, 에이비엘바이오 등 바이오텍들이 자체 개발 플랫폼을 기술수출하는 성과를 보이며 글로벌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에피스홀딩스 산하 자회사는 삼성바이오에피스와 에피스넥스랩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항체-약물 접합체(ADC) 후보물질에 대해 연내 임상시험계획(IND) 제출을 목표로 하고 있고, 신설 자회사 에피스넥스랩은 플랫폼 개발을 추진할 계획이다.
R&D 성과를 앞당기기 위해 삼성에피스홀딩스는 '오픈 이노베이션' 전략을 택했다. 유망한 기술을 보유한 바이오텍을 발굴해 파이프라인을 확장하는 방식이다. 일례로 2023년 인투셀과 최대 5종의 ADC 후보물질 공동연구 계약을 체결했고, 올해는 중국 프론트라인바이오파마와 ADC 후보물질 2종 공동개발에 나섰다. 이달엔 서울대학교, 프로티나와 함께 정부 국책과제에 최종 선정돼 2027년까지 10개의 항체 신약 후보물질을 개발한다.
정이수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향후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자체 신약 개발과 에피스넥스랩의 바이오기술 플랫폼 R&D 성과가 가시화될 경우, 추가적인 기업가치 상승이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