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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반도체도 5년 뒤 中에 추월” 수출기업 경고 경청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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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5. 11. 19. 00:00

/연합
우리 경제를 지탱해 온 10대 수출 주력업종 경쟁력이 향후 5년 뒤 모두 중국에 뒤처질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이 나왔다. 아직 우리가 앞서 있다고 평가받는 반도체·조선 등 5개 업종도 2030년에는 중국에 추월당할 것이라는 얘기다.

한국경제인협회가 10대 수출 주력업종의 매출액 1000대 기업(200개사 응답)을 대상으로 '한미일중 경쟁력 및 전망조사'를 실시한 결과, 철강·일반기계·2차전지·디스플레이·자동차 및 부품 5개 업종은 이미 중국에 추월당했다. 아직 한국이 우위에 있다고 분석된 반도체·전기전자·선박·석유화학·바이오헬스 등 5개 업종도 5년 뒤에는 중국에 역전될 것으로 전망됐다. 메모리 분야에서 세계 최강으로 평가받는 반도체와 한미 통상협상 타결의 일등공신인 조선마저 위험하다는 신호여서 긴장하지 않을 수 없다.

미국과 비교해서도 현재 한국이 경쟁우위를 가진 업종은 철강·선박·2차전지 등 3개 업종에 그쳤고, 반도체·바이오헬스·자동차 등 나머지 7개 업종에서는 미국이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5년 후에는 철강 경쟁력도 미국에 추월당해 한국이 앞서는 업종이 선박과 2차전지뿐일 것으로 조사됐다.

전반적인 수출업종 경쟁력 저하는 더 심각하다. 한국 기업 경쟁력을 100으로 봤을 때 미국은 107.02, 중국은 102.2, 일본은 93.5로 중국이 이미 한국을 넘어섰다. 가격경쟁력·생산성·정부지원·전문인력·핵심기술 등 대부분 항목에서 중국이 우리를 앞섰다. 우리가 유일하게 강점을 갖고 있다고 평가받은 상품 브랜드 경쟁력마저도 5년 뒤에는 중국에 추월당할 것으로 봤다.

수출 경쟁력 저하는 수치로도 확인된다. 한국경제연구원(KDI)이 전망한 내년 수출증가율은 1.3%로 올해(4.1%)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올해 역시 글로벌 인공지능(AI) 혁명으로 반도체가 10년 만의 슈퍼사이클에 진입하며 수출이 호전된 듯 보이지만 '착시효과'가 크다. 미국 관세 부과 여파에 따른 자동차 수출부진 등으로 올해 1~10월 반도체를 제외한 수출은 오히려 1.6% 감소했다. 우리의 수출 효자인 D램 반도체마저도 '레드 메모리'로 불리는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 등 중국 업체들에 추월당하는 게 시간문제라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과 중국 사이의 '넛크래커'에 끼어 우리 기업들이 말 그대로 사면초가인데도 경영 여건은 암울하기만 하다. '파업조장법'으로 불리는 노란봉투법 등 반(反)기업 법안, 주 4.5일 근로제와 65세 정년연장 추진 등 경직된 노동정책이 기업들을 옥죄고 있다. 당정은 윤석열 정부에서 인하했던 법인세율을 다시 1%포인트 인상하겠다고 한다. 정부는 경제전쟁의 최전선에서 뛰는 수출기업들의 경고 목소리를 경청하고, 반기업 규제부터 제대로 풀기 바란다. 국내 기업들의 '차이나 포비아(중국 공포증)'가 이제 우려가 아닌 현실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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