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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첫 협상안에 “기절초풍”… 李 ‘버티기 전략’으로 반전 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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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선미 기자

승인 : 2025. 11. 16. 17:35

대통령실 3실장, 한미협상 후일담 공개
강훈식 "23차례 장관급 회담" 소통 치열
위성락 "李대통령 더 완강, 대처 잘했다"
"기절초풍이라고 해야 할지, 진짜 말도 안 되는 안(案)이었다."

한미 양국이 지난 14일 통상·안보 협상 결과를 담은 '조인트 팩트시트'(공동 설명자료)를 발표한 이후 이재명 대통령을 비롯해 우리 측 협상을 주도한 대통령실 3실장의 5개월 협상 마무리 소회가 눈길을 끈다.

이 대통령은 용산 대통령실 기자회견장에서 팩트시트 관련 내용을 직접 발표하며 "영원한 친구도 우방도 없는 그런 세계에서 힘이 관철되는, 이런 협상을 할 때마다 우리의 국제적 위상이나 국가의 역량을 최대한 키워야 우리의 국익과 우리의 국민들의 더 나은 삶을 확실하게 보장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계속 든다"고 말했다.

관세 협상 과정에서 느낀 점들을 담담하게 밝힌 이 대통령과 달리 협상 최전선에서 미국과 마주했던 김용범 정책실장 등 대통령실 3실장은 '기절초풍', '을사년(乙巳年)' 등을 언급하며 직설적이고 구체적인 표현으로 거칠고 험난했던 협상 과정을 설명했다.

◇김용범 "완전 최악"·강훈식 "대통령이 가장 완강"

16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이 대통령의 유튜브 채널은 한미 조인트 팩트시트가 발표된 지난 14일 '케미 폭발 대통령실 3실장'이라는 제목의 영상을 통해 관세협상 전후 상황을 소개했다.

특히 김 실장은 지난 8월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첫 한미 정상회담 이후 미측이 보내온 협상안을 '기절초풍', '완전 최악'이라고 표현하며 "아, 올해가 을사년이구나"라는 생각을 했다고 떠올렸다.

미측의 협상안이 1905년 한국이 일본과 맺은 불평등 조약인 '을사늑약'을 떠오르게 할 정도로 우리에게 불리한 내용이 많았다는 취지의 언급으로 풀이된다.

강훈식 비서실장은 "23차례나 장관급 회담이 있었다"고 말하며 5개월간 합의 도출을 위해 양국이 얼마나 치열하고 바쁘게 소통했는지를 소개했다.

강 실장과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협상에서) 더 완강한 건 대통령이었다", "첫째로 대통령이 대처를 잘했다"고 각각 말하며 이 대통령의 '탁월한 협상가' 면모를 부각했다.

◇5개월 버티기로 '반도체 최혜국'·'우라늄 농축 지지' 등 성과

"트럼프 대통령의 결단에 감사하다"고 모두에 언급한 이 대통령이 "제가 국력을 키워야 되겠다는 말씀을 자주 드리는 이유도 국제사회는 법적인 강제 규범이 사실상 없다"고 하며 미국의 일방적인 정책 운용을 에둘러 비판한 것 역시 이번 협상이 매우 어려웠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 대통령이 지휘한 5개월의 '버티기 협상' 결과물인 한미 팩트시트에는 대미 투자금 연 200억 달러 상한 분할 지불(총 3500억 달러), 반도체 관세율 최혜국대우, 우라늄농축·사용후핵연료재처리 권한확대 지지 등 우리보다 앞서 관세 협상을 종결했던 나라들보다 상대적으로 유리한 내용이 다수 담겼다.

한국의 '숙원'인 우라늄 농축과 핵연료 재처리 권한을 확대하고, 핵 추진 잠수함 건조를 승인한다는 사안, 2006년 한미가 합의한 틀 아래 주한미군이 지속적으로 주둔한다는 내용, 양 정상이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을 위해 협력을 지속하기로 했다는 내용 등이 명시된 점은 큰 외교적 성과로 평가된다.
홍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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