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르포] 신원 지이크, 30주년 맞아 첫 플래그십...“여성복·캐주얼로 외연 확장”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biz.asiatoday.co.kr/kn/view.php?key=20251116010008180

글자크기

닫기

이태경 인턴 기자 | 정문경 기자

승인 : 2025. 11. 16. 16:08

clip20251116160419
지이크 서촌 하우스의 외견 모습/신원
지난 14일 오후 1시. 서울 종로구 서촌의 고즈넉한 골목. 한옥들과 은행나무들이 빚어내는 정적인 풍경 사이로 단연 눈에 띄는 현대적인 5층 건물이 시야에 들어왔다.

남성복 브랜드 지이크가 론칭 30주년을 기념해 오픈한 첫 단독 플래그십 스토어인 '지이크 서촌 하우스'다.

지이크 서촌 하우스는 단독 주택을 현대적으로 개조해 한국적 미감을 균형 있게 재해석한 공간이다. 서촌의 경우 전통 한옥들이 밀집돼 신축 고도 제한이 엄격한 공간이다. 따라서 지이크 서촌 하우스는 약 1년 반 동안 기존 건물을 리모델링 해 전통과 현대의 세련된 조화를 구현했다.

외관은 한옥 지붕 선에서 착안해 전통 기와의 형태를 금속으로 구조물을 구현했다. 내부는 실버·그레이 톤과 미니멀한 구조미가 어우러져 브랜드의 감각과 라이프스타일을 경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완성했다.

총 5개 층으로 구성된 지이크 서촌 하우스는 루프탑까지 포함해 층별로 고유의 브랜드 경험을 제시한다. 각 층은 전시 공간, 포토존, 카페 등으로 구성됐다.

clip20251116160502
지이크 서촌 하우스 2층 전시 공간./이태경 인턴 기자
1층은 만남의 공간으로 미디어 아트와 향을 통해 브랜드의 첫인상을 전달한다.

2층은 지이크가 제안하는 동시대적 스타일과 오브제를 경험할 수 있는 전시 겸 쇼룸으로 포토존도 함께 구성돼 있었다. 지이크의 상징적인 아이템들을 해체해 재구성한 전시가 이번 공간의 핵심이다.

특히 중심에 있는 쇼파의 경우 슈트 패턴·셔츠 커프스·코트 라벨에서 영감을 받은 구조적 오브제로 지이크의 과거와 미래를 상징한다. 이는 단순한 상품 전시를 넘어 브랜드의 핵심 철학을 시각적으로 구현해 내는 상징물로서 기능하며 공간에 깊이를 더했다.

3층에서는 지이크의 메인 컬렉션을 경험할 수 있는 쇼핑 공간으로 구성됐다. 이번 층에서는 지이크의 다른 80~90여 개 매장에서는 만나볼 수 없는 단독 컬렉션인 '서촌 라인'의 상품들로 제품을 선보인다.

clip20251116160533
지이크 서촌 하우스 3층에 마련된 '서촌 라인' 제품들./이태경 인턴 기자
이번 공간의 핵심은 '여성복'과 '캐주얼' 제품이다.

지이크는 이번 론칭 30주년을 기념해 단순한 남성 의류 브랜드를 넘어 여성복 시장을 본격 공략한다. 특히 3층에 선보인 서촌 라인은 남녀 경계를 허문 젠더리스 상품으로 구성됐다.

이번 공간에서 지이크는 브랜드 최초로 여성 라인까지 제품 외연을 확장하며 성별의 경계를 허문 현대적 감각을 남녀 모두에게 선보이는 것에 집중했다. 나아가 기존 남성복 브랜드의 한계를 넘어 새로운 고객층과의 접점을 넓히려는 전략이 담겨있다. 이번 서촌 하우스가 브랜드 외연 확장 가능성을 시험하고 여성 고객층과 교감하는 첫 전략적 무대인 셈이다.

매장 관계자는 "이번 공간에서는 여성 제품의 비중이 더 높다"라며 "지이크 론칭 30주년을 기념해 여성복을 처음 시도하기에 어떠한 제품이 가장 인기 많은지조차 알 수 없다"고 말했다.

clip20251116160615
지이크 서촌 하우스 5층에 마련된 루프탑./이태경 인턴 기자
또한 캐주얼 제품의 비중을 대폭 확대한 것도 이번 공간의 특징이다.

지이크의 경우 슈트, 정장 등의 남성 비즈니스 의류를 판매하는 대표적인 브랜드이다. 한편 이번 공간의 경우 비즈니스 의류보다는 니트, 코트류 중심의 캐주얼 상품을 전면에 배치했다. 남성복 중심의 브랜드라는 기존의 이미지를 탈피하고 라이프스타일 전반을 아우르는 패션 브랜드로의 변신을 시도한 것이다.

지이크 측은 이번 외연 확장은 일종의 '생존 전략'이라고 설명한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재택근무의 확산과 회사 내 자율 복장 확대로 인한 정장 수요 감소 때문이다.

지이크 측은 "재택근무 확산, 사내 복장 자율화 등의 변화로 니트, 코트류, 와이드 핏 등이 인기가 많다"라며 "최근에는 과거와는 달리 캐주얼의류의 판매 비중이 매우 높다"고 설명했다.

5층 공간은 카페 및 루프탑으로 마련돼 서촌의 한옥 지붕과 인왕산의 정경을 조망하는 휴식 공간으로 기능한다. 기자가 내려다보니 한옥 지붕들이 오목조목 빚어내는 고즈넉한 풍경과 함께 경복궁의 일부 전경이 시야에 들어왔다.

매장 입구에서 만난 한 방문객은 "쇼핑 후에 친구와 함께 음료를 마실 수 있는 공간까지 있는 것이 좋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지이크는 서촌 하우스를 단순한 판매 공간이 아닌 문화·예술 기반의 크리에이티브 플랫폼으로 운영할 예정이다. 월별 아카이브 전시·아티스트 협업·브랜드 팝업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통해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며, 브랜드 정체성과 서촌의 감성을 반영한 라이프스타일 콘텐츠를 지속 확장할 계획이다.

신원 관계자는 "올해 지이크 론칭 30주년을 맞아 지이크 서촌 하우스를 통해 새로운 챕터를 열고자 한다"며 "이 공간이 지이크의 외연을 확장하는 계기가 되고 다양한 소비자들과 교감할 수 있는 소통의 장으로 자리 잡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태경 인턴 기자
정문경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