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韓 핵심시장이자 기술파트너
삼성·효성, AI·반도체 협력 나서고
현대, 車 관세 난제 돌파 위해 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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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일본에서 열린 TED에 적극적으로 나선 삼성전자와 현대차, 효성과 한화오션, LG화학은 미국과 일본을 핵심 시장이자 기술 파트너로 삼아 난국을 풀어가려는 대표적 기업들이다.
이날 TED에 참여한 장재훈 현대차그룹 부회장은 "작년에는 대중국 문제나 한미일 협력 중심의 논의가 많았지만, 이번에는 기술·통신·에너지 등 다양한 주제를 다루는 것 같다"며 "한국과 일본은 상황이 조금 다르지만, 오는 31일 경주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 이전에 관세 문제 해결의 기미가 보이면 좋겠다"고 언급했다.
이날 일본 도쿄 게이단렌(經團連·일본경제단체연합회) 회관에서 열린 제3회 TED 행사에는 한미일 3국 정·재계 주요 리더들이 모여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정책으로 인한 국제통상질서 재편과 미중 무역전쟁 여파에 따른 피해 최소화와 관련한 대응책을 논의했다. 특히 일본과의 협력을 강조해 온 현대차그룹과 삼성전자, 효성그룹은 일본 정·재계 인사들과 한일 간의 협력 강화를 통한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 머리를 맞댔다. 이들 기업들은 최근 일본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올해 두 차례나 일본을 방문했던 이재용 회장은 인공지능(AI), 반도체, 전장 등 분야에서 일본과의 협력을 확장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소프트뱅크를 비롯해 오픈AI와 오라클이 발표한 5000억 달러 규모의 AI 인프라 구축 사업인 '스타게이트'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또 일본 내 반도체 소재·부품·장비 기업들과도 협력 범위를 넓히고 있어, 이와 관련해 AI 및 5G용 반도체의 후공정 기술 연구 진행과 관련한 논의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차그룹은 토요타와의 협력을 모색하고 있다. 정의선 회장은 지난해 한국에서 열린 제2최 TED에서 도요다 아키오 일본 토요타자동차그룹 회장과 만나 수소 및 자율주행 분야 협력 방안을 논의한 바 있다. 이번 행사 역시 현대차그룹은 일본의 완성차 업계와의 협력을 통해 일본 내에서의 브랜드 이미지 고취에 힘을 쏟았다.
현재 현대차그룹은 일본과 유럽연합(EU)의 15% 관세보다 높은 25% 대미 자동차 수출 관세를 적용받고 있다. 매달 7000억 가까이 관세를 내야 하는 상황에서 25% 관세가 장기화되면 이익적 측면에서 상당한 피해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정 회장은 이번 한미일 경제대화를 통해 고율 관세를 돌파하기 위한 논의를 이어나갔다.
탄탄한 '학(學)맥'과 '업(業)맥'을 갖춘 조현준 회장은 이번 행사에서 미국과 일본의 정·재계 인사들과의 만남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명문 세인트폴 고등학교와 예일대학을 졸업하고 일본 게이오대학교 대학원 정치학부 석사를 마친 조 회장은 미국과 일본 정·재계 인맥이 넓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행사에서 한미일 경제 문제에 대해 중요한 역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에서 섬유, 산업자재, 화학, 중공업, 무역, 외식산업, 개호사업을 하고 있는 효성그룹은 지난해 662억엔(6200억 원)의 매출을 올리며 일본 시장을 확장하고 있다. 이번 행사에서 조 회장은 일본과의 협력을 통한 시장 개척과 기술협력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날 이 모임을 주도해온 빌 해거티 미국 상원의원(공화당)은 3국의 정·재계 리더가 참여하는 이번 행사가 한미일의 튼튼한 상업적 기반을 통해 규모의 경제를 성취하고 집단 안보를 강화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최근 중국의 한국 조선업 제재, 과거 일본에 대한 희토류 수출 중단 증을 거론하며 가장 큰 우려 사항으로 중국을 지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