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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밴 ‘PV5’ 앞세운 기아… ‘수입차 불모지’ 日시장 첫 노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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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현수 기자

승인 : 2025. 10. 15. 17:56

'첫 전기 승합차' 내년부터 공식 판매
충전 방식 등 현지 특성 반영해 변경
"日전동화 흐름 겨냥한 전략적 행보"
'수입차의 무덤'으로 불리는 일본 시장에 기아가 출사표를 던졌다. 창립 이래 처음 내년 일본 시장 진출을 공식화하며, PBV 모델 'PV5'를 앞세워 일본 자동차 시장 공략에 나선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기아는 최근 일본 인플루언서를 대상으로 'PV5 시승 행사'를 진행하며 일본 진출 초읽기에 들어갔다. 기아는 지난해 일본 5대 종합상사 가운데 하나인 소지츠와 현지 판매 계약을 맺고, 2026년부터 일본 내에서 PBV 모델 'PV5'를 공식 판매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PV5는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S를 기반으로 설계해 승합·화물·캠핑·택배 등 사용 목적에 따라 차체 구성이 자유롭게 바뀌는 기아의 첫 PBV(목적 기반 모빌리티)다. 업계는 기아가 일본 시장에 맞춰 CHAdeMO(차데모) 충전 규격과 양방향 충전 기술(V2X)을 기본 적용해 상품성을 강화할 것으로 예측한다.

세계에서 네 번째로 많은 자동차가 팔리는 일본 자동차 시장은 자국 브랜드 편중이 심해 '수입차 불모지'로 불린다. 토요타, 혼다, 닛산 등 3개사를 비롯해 스즈키와 다이하쓰 등이 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며, 수입 브랜드가 설 자리가 좁다. 기아 역시 1990년대 초 일본 법인을 세웠지만 판매로 이어지지 못했고, 2013년 현지 법인을 청산한 바 있다. 그러나 최근 시장 기류는 다르다. 일본 정부가 2030년까지 신차 판매 비중의 30%를 전기차로 전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일본에서는 전기 소형차 위주로 판매가 확대되고 있고, 상용 부문에서도 친환경 수요가 조금씩 늘고 있다.

기아가 자사의 첫 전기 승합차 PV5를 앞세워 일본에 진출하는 것은 이러한 변화의 흐름을 정면으로 겨냥한 전략적 행보로 풀이된다.

한편, 같은 그룹의 현대자동차는 2022년 아이오닉 5와 넥쏘를 앞세워 12년 만에 일본 승용차 시장에 재진출한 뒤, 올해부터 본격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다. 특히 올해 4월 판매를 시작한 소형 전기 SUV '인스터(캐스퍼 일렉트릭 수출명)'는 8월까지 누적 648대 판매를 기록하며 지난해 현대차의 일본 전체 판매량(607대)을 일찍이 넘어섰다.

현대차그룹은 현대차는 승용 전기차, 기아가 상용 전기밴으로 역할을 나누면서 그룹 차원의 일본 전동화 시장 공략 전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업계는 기아의 첫 진출이 단순한 판매 확대를 넘어, 한국 완성차 브랜드의 재도전이자 일본 전동화 시장의 균열을 상징하는 행보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기아가 상용 전기차를 전면에 내세운 것은 전동화 흐름 속에서 실용성과 시장 공백을 모두 겨냥한 전략"이라며 "현대차가 소형 전기차를 앞세워 승용 부문에서 일본 내 존재감을 확보한 만큼, 기아가 상용 부문에서 성과를 내면 일본에서 그룹 전체의 브랜드 신뢰도도 한층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남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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