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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인사이트] 비디오와 AI가 여는 ‘글로벌 커머스’ 주도할 입법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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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5. 10. 15. 17:48

이윤희 모비두 대표
이윤희 모비두 대표
온라인쇼핑은 이제 거의 모든 국민에게 일상의 일부분이 되었다. 국내 1세대 온라인 커머스의 중심은 소셜 커머스였다. 티몬·쿠팡 초기 모델에서 보듯, 생필품과 소모품을 '최저가'에 얼마나 빨리 제공하느냐가 경쟁력이었다. 이 시기에는 네이버 최저가 검색이 소비자 행동의 출발점이 되었고, 가격경쟁력이 곧 플랫폼의 생존을 좌우했다.

2세대는 식품 중심으로 이동했다. 로켓배송·새벽배송 등 물류 혁신이 각축전의 무대였다. 기업들은 물류센터와 배송망에 막대한 투자를 단행했고, 누가 더 빠르게 신선식품을 집 앞에 가져다줄 수 있느냐가 차별점이 되었다.

이제 3세대에 접어든 온라인 커머스의 화두는 콘텐츠다. 패션, 뷰티, 라이프 스타일 전반으로 확장되면서, 소비자는 단순히 가격과 배송만 보지 않는다. 영상(Video) 콘텐츠를 통해 영감을 얻고, 직관적으로 구매로 이어지는 소비 방식이 자리 잡았다. 대표적인 예가 라이브 커머스(live commerce)다. 라이브 커머스 시장규모는 2019년 3조원에서 2024년 약 15조원으로 5배 이상 성장했고, 글로벌 시장은 2025년 500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라이브 커머스는 단순한 트렌드가 아니라 구매 방식의 본질적인 전환을 보여준다. 업계 분석에 따르면 라이브 커머스는 일반 e-커머스보다 구매전환율이 약 3.5배 높다. 콘텐츠와 실시간 소통이 만들어내는 힘 덕분이다. 이제 중요한 것은, 어떤 영상을 누구에게 어떤 순간에 보여주느냐다. 같은 상품이라도 영상에 따라 구매 여정과 전환율은 달라진다. 따라서 비디오와 AI의 융합이 승부처가 될 수밖에 없다. 예컨대 숏폼 영상을 통한 '1분 내 구매 결정' 비중은 Z세대를 중심으로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방대한 영상 데이터를 분석·추천할 수 있는 AI 역량을 가진 기업이 곧 시장을 주도할 것이다.

여기에서 국내 기업들이 외국기업에 대해 경쟁력을 갖기 위해 필요한 것은 법과 제도적 뒷받침이다. 지금은 유통사 규제나 '온라인 플랫폼 공정화법' 같은 논의가 많지만, 시장은 이미 더 빠르게 변하고 있다. 기업이 영상 기반 커머스 데이터를 AI와 접목하려면 데이터 활용 규제 완화와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필수다.

글로벌 무대에서는 중국발 커머스 플랫폼이 빠르게 영향력을 넓히고 있다. 틱톡 커머스의 2023년 거래액은 약 200조원을 돌파했고, 아시아 주요 시장에 진출했다. 국내 산업이 뒤처지지 않으려면, 규제보다 혁신과 데이터 활용 지원이 우선되어야 한다. 이 변화는 한국 브랜드에도 커다란 기회다. 2024년 K-뷰티 수출액은 10조원을 넘어섰고, 소규모 브랜드들의 해외 직판도 늘고 있다. 이를 확대하려면 정부가 영상·커머스 데이터의 합법적 활용을 보장할 수 있도록 개인정보보호법과 데이터 3법을 개선하고, AI 학습용 데이터 구축과 저작권·초상권 문제에 대한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 또한 글로벌 진출을 원하는 기업들을 위해 크로스-보더(cross-border) 전자상거래 물류 인프라, 통관 절차 간소화, 해외 판매 플랫폼 연계 지원 같은 실질적 제도가 뒷받침돼야 한다.

이런 기반 위에서 중소 브랜드가 글로벌 소비자와 연결된다면, 한국은 단순한 유통 강국을 넘어 '디지털 무역시대'의 선도국으로 도약할 수 있다. 온라인 커머스는 더 이상 유통이 아니라, 콘텐츠와 데이터, 그리고 AI 역량의 문제다. 지금이 바로 한국이 이 흐름을 선도할 절호의 기회이며, 정부의 정책 혁신과 기업의 도전 정신이 맞물릴 때 K-브랜드는 글로벌 커머스 판도를 주도할 것이다.

이윤희 대표는 …
영상 커머스 플랫폼 기업 모비두를 창업해서 모비두를 국내 라이브커머스 트래픽의 약 20%를 송출하는 선도 기업으로 성장시켰다. 모비두는 Forbes Asia가 선정한 '100대 유망기업(100 to Watch)'에 이름을 올리며 혁신성과 성장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현재는 '소스라이브'와 '소스애드'를 통해 Video와 AI 기반 커머스/광고 플랫폼을 운영하며, K-브랜드의 글로벌 확산을 지원하고 있다.

※본란의 칼럼은 본지 견해와 다를 수 있습니다.

/이윤희 모비두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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