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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현대건설이 대우건설·포스코이앤씨 등과 함께 컨소시엄을 구성해 시공사로 선정됐으나, 현대건설과 포스코이앤씨가 빠지면서 대우건설이 남아있는 상태다.
현대건설이 컨소시엄에서 빠진 배경엔 공사기간을 두고 정부와 이견을 보인 게 컸다. 현대건설은 공사 난이도 등을 고려해 공사기간이 84개월(7년)로는 완공이 어렵다며 108개월(9년)로 연장해야 한다고 요구했으나, 국토교통부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자 지난 5월 철수를 선언했다.
그러자 부산시민단체 등이 현대건설을 집중 포격하고, 정부 일각에서도 불만을 드러냈다. 특히 일부 부산시민단체들은 공사기간 연장은 안 된다며 "2029년 개항시기를 맞춰라"라는 식의 주장을 현재까지 이어나가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주장은 정부나 건설사 등 그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사실상 떼를 쓰고 있는 어린아이와 다를 바가 없다.
전문가들조차 가덕도신공항 개항 목표시기(2029년 12월)를 맞추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는 상태다. 정부 정책이 사실상 1페이지로 돌아갔다. 실제 김윤덕 국토부 장관은 지난 17일 국회 경제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가덕도신공항 사업은 반드시 추진하되 현재 공사기간, 예산 등 전반적인 계획을 재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물가 상승 등을 반영한 예산 조정도 검토 중이어서, 사실상 가덕도신공항은 2030년 이후에나 개항이 가능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공사기간이 가덕도신공항건설공단이 제시한 부지 조성 공사기간(111개월·9년3개월)으로 확정될 경우엔 빨라야 2035년에나 개항이 가능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안전'도 생각해봐야 할 중요 이슈다. 가덕도신공항은 일회성 프로젝트가 아닌, 총사업비 10조원 이상이 드는 초대형 국책 사업이다. 최근 이재명 정부는 건설업계에 '안전'을 주문하고 있다. 정부 및 정치권이 건설사들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뉴스도 나오고 있는 판이다.
현실을 봐야 한다. 애초 현대건설이 공사기간에 대한 이견 때문에 컨소시엄에서 빠졌지만, 여기엔 공항 안전, 품질 등 수많은 변수가 포함됐다. 단순히 2029년을 맞추기 위해 안전 및 품질을 포기할 것인가. 아니면 늦더라도 최대한 안전하게 한 발자국씩 걸어야 하는가. 그럼에도 "안전하게 2029년에 개항하자"라는 요구는 택시기사에게 1시간 이상 소요되는 거리를 "안전하게 30분만에 가자"는 말과 다를 바 없다. 앞으로 50년, 100년을 생각해야 할 시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