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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이재명 정부가 ‘실용적 시장주의’를 표방해야 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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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5. 09. 24. 06:00

송덕진
송덕진 금융연금보험부동산연구원 원장
"지금 아파트를 사야 하나요?" 라고 물어보는 지인들이 부쩍 늘었다. 아파트 값이 떨어졌다는 뉴스를 보고 이야기하는 것 같다.

여전히 아파트에 대한 구매 수요, 관심은 여전히 높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건 우여곡절 끝에 출범한 이재명 정부가 1호 부동산 대책인 6·27 대출규제에 따른 반응이라고 생각한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전국아파트 가격 동향 조사 결과를 보니 전국과 수도권의 매매가격 상승폭이 축소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똘똘한 아파트가 모여 있는 강남권까지 상승폭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강남권 이외 지역인 성동구, 광진구 등은 여전히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단군 이래 부동산 가격은 꾸준히 상승했는데, 잠시 그 속도가 둔화된 것이라고 평하고 싶다.

이재명 정부는 수도권 주택담보대출 한도 6억원 규제를 소기의 성과라고 생각하는지, 이재명 대통령이 이번 대출 규제를 총괄한 금융위원장을 공식적으로 치켜세우면서 적절한 규제로 큰 효과를 봤다고 칭찬한 것이 언론에서 소개됐다.

지난 토지거래허가제 규제 완화 이후 상승세를 보인 서울 강남 아파트 값에 제동을 걸었기 때문에 이재명 대통령 스스로 자평한 것이 아닌가 싶다.

부동산 특히 아파트는 주식시장처럼 매매 타임이 참 중요하다. 타이밍을 억제하는 규제를 대책으로 내 놓았으니 효과가 바로 나타난 것이다.

하지만 지난 문재인 정부에서 여실히 보여준 것처럼 대출 규제의 효과는 그리 오래 가지 않는다. 6억원 이하 대출이 필요 없는 현금 보유자들은 지금 시장을 관망하다가 다음 대책이 나오면 매매를 재개하면 되기 때문에 잠시 쉬어가는 작전 타임이라고 생각하고 때를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재명 정부도 1호 대책의 큰 효과를 보았으니, 다음 2호 대책을 빠른 시일 내에 내 놓을 것으로 보인다. 단, 1976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밀턴 프리드먼 교수가 언급한 '샤워실의 바보'와 같은 사례는 조심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샤워실에서 따뜻한 물로 샤워하기 위해 온수 수도꼭지를 온수 끝으로 돌렸다가 너무 뜨거우면 화들짝 놀라 재빠르게 찬물 쪽으로 돌리고, 반대로 찬물이 너무 세게 나와 추우면 따뜻한 물로 얼른 수도꼭지를 돌려 결국 온수 조절에 실패하는 바보를 샤워실의 바보라고 한다.

경기 과열, 침체에 대응하기 위해 정부의 섣부르고 어설픈 시장 규제는 오히려 역효과를 낼 가능성이 높다. 이재명 정부는 실용적 시장주의 정부를 표방하고 있다. 개인의 생명, 재산을 보호하는데 최선을 다하면서 시장은 시장대로 돌아갈 수 있도록 하는 정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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