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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니, 동남아 최초 탄도미사일 실전배치…역내 군비경쟁 신호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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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승인 : 2025. 08. 13. 13:31

khan 인도네시아
지난 1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동칼리만탄주에 위치한 인도네시아군 라이푸르 A 기지에서 목격된 것으로 알려진 튀르키예산 탄도 미사일 칸(KHAN)/페이스북 캡쳐 갈무리
인도네시아가 동남아시아 국가 중 처음으로 현대적인 단거리 탄도미사일 시스템을 실전 배치했다. 전문가들은 인도네시아의 이런 움직임이 역내 '힘의 균형'에 중대한 변화를 가져오는 동시에 주변국들의 군비 경쟁을 촉발하는 신호탄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13일(현지시간) 채널뉴스아시아(CNA)는 최근 군사 전문 블로그와 인도네시아 매체 콤파스 등을 통해 지난 1일 튀르키예산 칸(KHAN) 단거리 탄도미사일 시스템이 보도됐다며 이같이 전했다.

칸 미사일 시스템은 튀르키예의 국영 미사일 개발·생산업체인 로켓산이 개발한 전술탄도미사일 시스템으로 사거리가 280㎞에 달한다. 칸 미사일은 이동식 발사대(TEL)를 이용해 기습 발사 후 신속히 이탈하는 '히트 앤드 런' 전술이 가능한 고정밀 타격 무기다.

CNA는 인도네시아 육군 대변인이 튀르키예로부터 미사일이 인도된 사실을 확인했지만 "아직 육군에 공식적으로 양도되지 않았다"면서 동칼리만탄 실전 배치 여부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은 피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해당 해당 미사일의 배치 장소가 신수도 '누산타라'가 건설 중인 동칼리만탄이란 점에 주목하고 있다. 수도 이전과 맞물려 국가의 심장부를 지킬 강력한 방어 체계를 구축하겠다는 인도네시아 정부의 의지를 보여주는 상징인 셈이다.

동칼리만탄이란 장소가 가지는 지정학적 의미도 크다. 이곳은 외국 군함과 군용기들이 자주 통과하는 '제2군도항로'인 마카사르 해협을 직접 감시하고 있다. 또 중국과 영유권 분쟁을 겪고 있는 남중국해 남단 나투나 제도에서 문제가 발생한다면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전략적 위치기도 하다. CNA는 "칸 미사일의 사거리는 인도네시아의 공격 반경을 '분쟁 지역'인 해상 회랑까지 확장한다"고 짚었다.

탄도미사일이 방어용보다는 '본질적으로 공격적인 무기'라는 인식 때문에 동남아 국가들은 지금까지 탄도미사일 도입을 자제해왔다. 베트남·미얀마가 구소련제 스커드 미사일과 이의 변종인 북한의 화성-5·화성-6등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는 냉전 시대의 낡은 무기들이다.

싱가포르 소재 군사정봉버체 제인스의 리드즈완 라흐맛 수석 분석가는 인도네시아 역내에서 최초로 현대식 탄도미사일을 공개적으로 배치하면서 동남아에서 군비 경쟁이 시작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인도네시아의 이런 움직임에 다른 동남아 국가들도 자국의 미사일 전력을 재평가하게 될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이다.

인도네시아의 안보·전략 연구소(ISESS) 군사 전문가인 카이룰 파흐미도 특히 남중국해에서 중국과 갈등을 빚고 있는 베트남이나 역내 경쟁이 심화되는 것을 우려한 태국 등이 3~7년 안에 유사한 미사일 역량 확보에 나설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번 미사일 배치는 인도네시아 국방 전략에도 큰 변화가 생겼음을 보여준다. 과거 수동적인 '방어' 태세에서 벗어나 잠재적 위협을 사전에 억제하는 적극적이고 선제적인 억지력을 확보하겠다는 인도네시아의 변화를 보여준다.

또 미국 등 전통적인 서방 파트너에만 의존하던 것에서 벗어나 튀르키예·인도·한국(KF-21 공동개발) 등 신흥 방산 강국들과의 협력을 강화하겠다는 외교 다변화 전략의 일환인 셈이기도 하다. 특히 이번 튀르키예와의 계약에는 향후 미사일의 현지 조립·생산을 위한 기술 이전까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는 인도네시아가 단순한 무기 구매를 넘어 방산 기술 자립까지 노리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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