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하며 눈에 띄게 성장…건강도 사회성도 쑥쑥"
발달장애인 초~성인까지 160명 참가, 각자의 방식으로 '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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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씨는 "지난해에도 완주는 했지만, 올해는 성적이 더 잘 나왔다"며 "처음엔 발달이 느린 아이라 뭐든 두려워했고 주저하거나 쉽게 포기하곤 했다. 하지만 해가 거듭될수록 성장하는 모습을 보며 기쁨도 컸고, 이 아이가 앞으로 더 잘 클 수 있도록 제가 더 많이 뒷받침 해줘야겠다고 생각하게 됐다"고 밝혔다.
인터뷰 내내 아들을 바라보며 눈시울을 붉힌 김씨는 "사실 아이가 메달을 정말 갖고 싶어 했다. 이런 친구들이 감정을 표현하는 건 쉽지 않다. '좋아요', '싫어요' 정도는 말할 수 있지만 성취감이나 욕심을 느끼는 건 어렵다"며 "그런데 올해는 오케스트라 오디션에도 도전해 합격했고, 클라이밍도 시작하면서 눈에 띄게 성장했다. 집에서 머뭇거리는 아이들이 있다면, 이런 대회가 세상 밖으로 나올 수 있는 계기이자 한 단계 성장하는 발판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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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대회에는 오세훈 서울시장이 영상으로 축전을 보냈고, 황석순 아시아투데이 총괄사장, 김원태 서울시의원, 윤종장 서울시 복지실장, 김영일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장 등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오 시장은 축전을 통해 "여러분의 용기 있는 도전 자체만으로도 우리에게 큰 감동을 준다"며 "특히 이번 '서울시 발달장애인 수영대회'에서 장애인, 비장애인이 함께하는 종목이 마련된 것으로 알고 있다. 서로 호흡을 맞춰 물살을 가르는 모습은 스포츠의 진정한 가치이자, 우리 사회가 지향해야 할 모습"이라고 밝혔다. 이어 오 시장은 "앞으로도 서울시는 장애인 여러분이 언제든 자유롭게 스포츠를 즐기고, 더 활기찬 일상을 누릴 수 있도록 반다비 체육센터 건립과 체육시설 확충 등 지원을 계속 이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황석순 아시아투데이 총괄사장은 대회사에서 "오늘 행사는 수영을 통해 건강한 체력과 정신을 기를 수 있도록 동기를 부여하는 데 의미가 있다"며 "참가 자체만으로 즐겁고 행복한 모두의 축제로서, 서울 시민과 함께하는 대표적인 장애인 생활체육 행사로 지속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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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발 신호와 동시에 옆 레인으로 넘어가 버린 아이, 관중의 시선이 부담스러워 출발 타이밍을 놓친 아이, 익숙한 물인데도 이날따라 낯설게 느껴져 물속을 들락날락하던 아이까지. 모두가 각자의 방식으로 물살을 가르며 경기를 완주했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부모들과 코치들은 연신 "잘했어"를 외치며 함께 기쁨을 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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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부 50M 자유형에 도전한 임도현씨(32)의 어머니(60대)는 "수영을 하면서 자신감도 생기고 사회성도 자라 주위도 살피고 경쟁심도 생겼다"며 "발달장애인들이 신체적 기능도 저하돼 자세가 구부정한데, 어릴 때부터 수영을 해서 자세도 펴지고 증상도 호전되고 여러모로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진용군(12)의 어머니 박규희(50)는 "대회를 준비하고 참가하는 것 자체가 아이에게 큰 자극이자 활력"이라며 "무엇보다 아이들에게 서로를 볼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기 때문에 그런 점에서 너무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했다.
유석영 곰두리체육센터 관장은 "발달장애인들이 체육, 특히 수영을 접하면서 물에 대한 두려움을 이겨내고 자신 있게 세상을 살아갈 있도록 행사를 마련했다"며 "우리 센터는 장애인보다 비장애인 이용객이 더 많다. 이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서슴없이 마주하고 질주하는 관계를 맺고 있다는 뜻"이라고 밝혔다. 이어 유 관장은 "앞으로도 장애인, 비장애인 구분 없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체육의 장을 만들어가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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