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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미 최대 교역주체 EU·멕시코에 30% 관세 부과 발표...합의 실패시 관세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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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승인 : 2025. 07. 13. 10:30

EU, 미 최대 교역 블록, 멕시코, 최대 교역국
미 무역수지 적자, 중국·EU·멕시코 순
EU 집행위원장 "EU 이익 보호 모든 조처"
미국산 1160억유로 상당에 관세 부과 준비
멕시코 대통령 "주권문제, 비타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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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이 9일(현지시간)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의 유럽의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연설하고 있다./AFP·연합
아시아투데이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유럽연합(EU)과 멕시코에 각각 30%의 상호관세를 8월 1일부터 부과한다고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에게 각각 보낸 서한을 공개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 트럼프, EU·멕시코에 30% 관세 8월 1일부터 부과 통보
"멕시코, 펜타닐 미국 유입 차단 국경 보안 미흡"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월 2일 멕시코에 대해 25%, 4월 2일 EU에 대해 20%의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발표했으나 이를 각각 5%포인트·10%포인트 인상했다. 현재 시행 중인 EU에 대한 기본관세는 10%다.

이날 서한 내용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7일부터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일본 총리를 시작으로 이재명 대통령 등 주요 교역국 정상에게 보낸 서한과 비슷했다.

다만 셰인바움 대통령에게 보내 서한에서는 관세 부과 시작의 명분이 된 중국산 합성 마약 펜타닐이 멕시코를 거쳐 미국으로 유입되고 있는 문제를 거론했다.

그는 "양국의 강력한 관계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우리나라의 펜타닐 위기에 대처하기 위해 멕시코에 관세를 부과했다"며 "이(위기)는 부분적으로 멕시코가 지구상에서 가장 비열한 인간들로 구성된 카르텔이 이러한 마약을 우리나라로 대량 유입시키는 것을 막지 못했기 때문에 발생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멕시코가 국경 보안에 도움을 주고 있지만, 멕시코가 한 일은 충분하지 않다"며 "멕시코는 여전히 북미 전역을 마약 밀매 무대(playground)로 만들려고 하는 카르텔을 막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당연히 나는 그런 일이 일어나도록 내버려둘 수 없다"며 관세 부과를 통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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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이 7일(현지시간)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의 유럽의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연설하고 있다./AFP·연합
◇ EU, 미 최대 교역 블록, 멕시코, 최대 교역국...미 무역수지 적자, 중국·EU·멕시코 순

펜타닐의 미국 유입 문제는 트럼프 대통령이 1기 집권 때인 2020년 1월 말 기존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나프타)을 대체한 '미국·멕시코·캐나다협정(USMCA)' 체결국인 캐나다산에 대해 관세를 부과하기 시작한 명분이기도 하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10일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에게 보낸 서한을 통해 캐나다산 상품에 대해 35%의 상호관세를 8월 1일부터 부과할 것이라며 셰인바움 대통령에게 보낸 서한과 동일한 내용을 언급한 후 "펜타닐 유입이 많은 관세·비관세(장벽)·정책 및 무역정책을 가진 캐나다와 우리가 직면한 유일한 과제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상호관세 부과를 예고한 EU와 멕시코는 미국의 최대 교역 주체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과 27개국으로 구성된 EU 간 상품 교역액은 9759억달러다. 국가로서는 멕시코가 미국의 최대 상품 교역국으로 지난해 약 8400억달러를 기록했다. 캐나다와의 상품 교역액은 7618억달러였고, 중국과는 5819억달러의 상품을 교역했다.

미국의 무역수지 적자 규모로 보면 중국 2954억달러·EU 2356억달러·멕시코 1719억달러·베트남 1235억달러·아일랜드 867억달러·대만 739억달러·독일 685억달러·한국 660억달러·일본 633억달러·캐나다 633억달러 등의 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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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멕시코 소노라주 비캄의 지역 병원 개소식에서 연설하고 있다./멕시코 대통령실 제공·로이터·연합
◇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 "합의 준비...필요하면 EU 이익 보호 모든 조처"
EU, 미국산 1160억유로 상당에 관세 부과 준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 "미국과 타협할 수 없는 주권 문제 있어"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이날 오후 성명을 내고 "우리는 8월1일까지 합의에 도달하기 위해 계속해서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도 "필요하다면 비례적 대응조치 채택을 포함해 EU 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모든 조처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EU 수출품에 30% 관세를 부과하는 것은 필수적인 대서양 공급망을 교란해 양쪽 모두의 기업·소비자·환자들에게 피해를 줄 것"이라고 지적했다.

EU는 트럼프 행정부의 철강·알루미늄 관세(50%)에 대응하기 위해 210억유로(33조9000억원) 상당의 주요 미국산 수입품에 10% 또는 25% 추가 관세를 부과한다는 1차 보복 조치를 마련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이 국가별 상호관세를 90일 유예하고, 대미 협상이 본격화하면서 시행을 14일 자정까지 90일간 보류했다.

아울러 EU 집행위원회는 지난 5월 8일 950억유로(153조1400억원) 상당의 미국산 수입품에 대한 별도의 관세 패키지를 제안한 상태다.

미국과 EU 간 협상 전망은 현재로선 밝은 편이지만, 타결에 실패할 경우 세계 경제에 심각한 타격을 몰고 올 관세전쟁이 시작될 수 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엑스(X·옛 트위터)에 EU 집행위에 "8월 1일까지 합의에 도달하지 못한다면 통상위협대응조치(ACI)를 포함한 모든 수단을 동원한 대응책 마련에 속도를 내야 한다"고 촉구했다.

ACI는 EU와 그 회원국에 대해 제3국이 통상 위협을 가한다고 판단되면 서비스, 외국인 직접 투자, 금융시장, 공공 조달, 지식재산권의 무역 관련 측면 등에 제한을 가할 수 있는 조치다.

셰인바움 대통령은 멕시코 소노라주에서 진행된 한 행사에서 미국과 합의에 도달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다만 그녀는 "우리는 미국 정부와 협력할 수 있는 부분과 협력할 수 없는 부분을 명확히 하고 있다"며 "우리나라의 주권을 결코 타협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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