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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롱-티보 국제 콩쿠르 우승의 주역 김세현(18)이 26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서클홀에서 수상 후 첫 기자간담회를 갖고 자신이 추구하는 음악적 가치를 소개했다.
김세현은 지난 3월 세계적 권위의 프랑스 롱-티보 콩쿠르에서 만장일치 1등상과 함께 청중상, 기자·평론가상까지 석권했다. 이날 "결과를 전혀 기대하지 않고 참가했는데 큰 상과 과분한 관심을 받게 되어 감사하다"며 "우승 이후 막중한 책임감도 생겼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세현은 프랑스 음악가들을 공부하던 중 연주차 파리를 방문했는데 밤에 센강변을 산책하다 도시의 아름다움에 매료됐다고 회상했다. 그는 "어둑한데 빛이 깔린 센강변을 걸으며 말로 설명할 수 없는 아름다움을 느꼈고, 파리라는 도시에 끌려 참가를 결정했다"며 콩쿠르 도전 계기를 밝혔다. 일반적인 콩쿠르 출전 동기와는 사뭇 다른, 예술가다운 감성이 돋보이는 대목이다.
김세현은 다음 달 14일에는 파리 에펠탑 앞 마르스 광장에서 프랑스 혁명기념일 기념 독주를 선보인다. 같은 달 23일에는 유럽 최대 규모 피아노 축제인 라 로크 당테롱 페스티벌 무대에 오른다. "에펠탑 앞에서 펼치는 솔로 연주가 기대된다"며 "라 로크 페스티벌은 워낙 큰 무대라 설레는 마음이 든다"고 했다. 오는 8월 5일에는 부산콘서트홀에서, 8일에는 서울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서 국내 관객들도 만날 예정이다. 세계적 클래식 레이블 워너클래식과 손잡고 내년 봄 포레와 쇼팽 곡을 담은 데뷔 음반을 발매하고, 이후 전국 투어도 계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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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현의 관심사는 음악에만 국한 되지 않았다. 최근 프랑스 작가 보들레르의 시 '여행'을 읽었다며 때로는 김광석과 이문세의 노래를 듣기도 한다며 폭넓은 관심사를 드러냈다. 만 18세의 나이로 국내외를 오가며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지만, 또래들이 누리는 일상을 놓치는 것에 대한 아쉬움은 크지 않다고 했다. "제가 잃는 만큼 음악이 채워준다고 생각해요. 물론 10대 때만 할 수 있는 경험도 필요하지만, 어쩔 수 없이 희생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