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베리아 기지 첫 공격, 핵 폭격기 주둔 기지 피격
드론 밀반입 후 원격 조정 발사
러, 최대 드론 공격, 최소 12명 사망·60여명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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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도 이날 우크라이나 군사훈련 기지를 공격해 최소 12명이 사망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2일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예정된 2차 직접 평화협상에 루스템 우메로우 국방장관이 참석해 러시아 관리들과 협상할 것이라고 이날 밝힌 상황에서 전쟁이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 우크라, 러 본토 공군기지 4~5곳 공격 41대 전략 군용기 파괴....시베리아 기지 첫 공격, 핵 폭격기 주둔 기지 피격
18개월 이상 준비, 드론 밀반입 후 원격 조정 발사
우크라이나 보안국(SBU) 관리와 러시아 정부의 말을 종합하면 우크라이나가 이날 러시아 시베리아 이르쿠츠크 지역에 있는 벨라야, 노르웨이 국경 인근 무르만스크의 올레냐 등 러시아 본토 공군기지 4~5곳을 드론으로 공격해 41대의 전략 군용기를 파괴했다.
특히 전선에서 4300km 이상 떨어진 벨라야 기지가 피격된 것은 2022년 2월 전쟁 발발 이후 처음이고, 올레냐 기지도 핵무기 탑재 폭격기가 있는 러시아의 주요 전략 비행장 중 한 곳이다.
피격된 군용기는 우크라이나에 미사일을 발사하는 데 사용된 투폴레프 Tu-95·Tu-22 장거리 폭격기와 표적을 조정하고, 방공·유도 미사일을 탐지하는 곳인데 사용되는 A-50이라고 우크라이나 관리가 밝혔다.
러시아 국방부는 성명을 통해 이번 작전을 '테러 공격'이라며 무르만스크·이르쿠츠크·이바노보·랴잔·아무르 지역의 비행장이 드론 시야로 보고 조종하는 '일인칭 시점(FPV)' 드론의 공격을 받았다며 무르만스크와 이르쿠츠크 지역 기지의 군용기 여러 대에 화재가 발생했고, 다른 공격은 격퇴됐으며 인명 피해는 없었고, 용의자 수명이 구금됐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측은 기지 4곳을, 러시아 측은 5곳을 공격했다고 밝혔다고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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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미집'으로 명명된 이번 작전은 젤렌스키 대통령이 직접 지휘했으며, 바실 말리우크 SBU 국장이 총괄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말리우크 국장에게서 작전 성과를 보고 받았다면서 "우크라이나가 온전히 이뤄낸 결과이며 계획에서 실행까지 1년 6개월 하고도 9일이 걸린 작전"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작전 준비에 참여했던 우리 병력은 제때 러시아 영토에서 철수했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 관리는 이번 작전 계획을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에 사전 통보하지 않았다고 밝혔다고 미국 매체 악시오스가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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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는 이 공격의 배후를 우크라이나로 의심하고 조사에 착수했으나, 우크라이나는 공식 입장을 아직 내놓지 않았다.
◇ 러, 전쟁 발발 후 최대 드론 공격, 최소 12명 사망·60여명 부상
2일 러-우크라 2차 직접 평화협상...이견 커 합의까지 난항
러시아는 전날 밤부터 이날 오전 사이 드론 472대와 미사일 7발을 동원해 우크라이나 각지를 공격했다. 우크라이나 측은 러시아의 드론 공격이 2022년 2월 말 전쟁 발발 이래 하루 새 이뤄진 공격으로는 규모가 가장 컸다고 비판했다. 이 공격으로 우크라이나 군인 최소 12명이 사망하고, 60여명이 다쳤다고 우크라이나군이 밝혔다.
양국의 공방이 격화하면서 지난달 16일 이후 17일 만에 열리는 2차 평화협상을 두고도 회의적인 관측이 나온다.
2차 협상은 2일 오후 1시(한국시간 오후 7시)께 튀르키예 이스탄불 츠라안궁전에서 열린다. 블라디미르 메딘스키 크렘린궁 보좌관이 이끄는 러시아 대표단은 이날 오후 이스탄불에 도착했다.
우크라이나는 이번 협상을 위해 작성한 '로드맵'에서 최소 30일간의 무조건적인 휴전을 전제 조건으로 명시했다.
장기 휴전을 시작으로 모든 전쟁포로의 교환, 러시아가 강제 이송한 아동 송환 등 신뢰구축 조치가 이뤄져야 하며 정상회담을 통해 최종적인 평화 합의를 타결하자는 구상이다.
러시아에도 사전 전달된 이 로드맵 문건에는 우크라이나의 군사적 중립을 강요하지 않고 크림반도를 포함해 2014년 2월 이후 러시아가 확보한 영토는 국제사회가 인정하지 않는다는 요구도 포함됐다.
러시아는 그간 우크라이나의 중립·비동맹·비핵 지위를 유지한다는 약속을 되살리고, 이를 우크라이나 헌법에 포함하라고 주장해왔다. 양국은 첫 협상 때도 1000명씩 포로 교환에 합의했을 뿐 핵심 쟁점엔 이견만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