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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양강 댐 찾아 떠났던 스승과 제자의 반세기 만 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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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연 기자

승인 : 2025. 05. 12. 12:12

서울강남초 4학년 2반의 특별한 스승의 날
"자연 체험하고 배우는 즐거움 일깨워주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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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 서울 관악구 융합과학교육원 생물학습자료 배양장에서 스승의 날을 앞두고 50년 만에 다시 만난 제자들이 홍순길 전 성북교육지원청 교육장에게 인사하고 있다. /박주연 기자
50년 전, 1975년의 서울강남초등학교 4학년 2반 학생 다섯 명은 강원도 춘천의 소양강 댐을 처음 보았다. 담임 선생님이신 홍순길 선생님과 현장체험학습을 떠났던 다섯 명의 제자들은 국어 교과서에 실린 '소양강 댐' 수업을 계기로 대한민국에서 가장 큰 사력식댐과 인공호수인 소양호를 직접 눈으로 본 후 꿈을 키울 수 있었다.

50년 전 소양강 댐으로 함께 현장학습을 떠났던 스승과 제자가 반세기 만에 다시 만났다. 홍 선생님을 그리워하던 제자들이 강남초 동문회지에 스승을 찾는 글을 게재하면서 계기가 됐다.

"선생님, 여전히 그대로시네요. 선생님을 뵈니 50년 전 그때로 돌아간 것 같습니다." 지난 9일 서울 관악구 융합과학교육원 생물학습자료 배양장에서 스승을 만난 제자들은 마치 어릴 적으로 돌아간 듯 감격스러운 목소리로 "한결같다"고 외쳤다.

홍 선생님은 성북교육지원청 교육장을 마치고 퇴임한 후 생물학습자료 배양을 통해 학생들에게 자연을 접할 기회를 꾸준히 제공하고 있다. 이날은 홍 선생님이 생물학습자료 배양장에서 생태체험수업을 하는 날이었다. 홍 선생님은 이날 배추흰나비와 올챙이 등 자연 생태체험수업을 진행하며 생태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50년 만에 만난 다섯 제자들은 스승과의 생태체험수업에 몰입하며 과거 소양강 댐 현장체험학습을 떠올렸다.

제자인 서경원 서울대 교수는 "당시 댐이 뭔지 몰랐던 우리에게 선생님께서 직접 보여주셨다. 그날의 기억은 아직도 잊히지 않는다"며 "자연을 직접 체험하며 배우는 즐거움을 일깨워 주신 덕분에 과학의 길로 들어섰다. 이로 인해 공부에도 열정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또 다른 제자 이준호 씨도 "학생들을 자연 속에서 직접 체험하며 배울 수 있게 한 교육 방식이 지금의 제 삶에 큰 영향을 줬다"고 했다.

홍 선생님도 오랜 세월이 흘렀지만 제자들이 다시 찾아왔다는 사실에 깊은 감동을 표했다. 홍 선생님은 "교육이란 단순히 지식을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삶의 방향을 제시하는 일이다. 자연 속에서 아이들과 함께 호흡하며 배우고 느낀 것들이 제 교직 생활의 가장 큰 보람"이라며 "제자들이 다시 찾아와줘서 너무 감사하고 행복하다"며 "오늘이 교직 생활에서 가장 보람을 느끼는 순간"이라며 미소지었다.
박주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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