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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정우가 최민식·공효진과 공연했던 '범죄와의 전쟁 : 나쁜 놈들 전성시대'와 '러브픽션'이 2012년 2월 2일과 29일 차례로 개봉해 472만명과 172만명을 각각 불러모았다. 이어 2017년 12월 20일과 27일 일주일 간격으로 공개된 '신과 함께-죄와 벌'과 '1987'도 1441만명과 723만명을 동원하는 등 '쌍끌이' 메가 히트를 기록했다.
개봉일들 사이의 간격을 좀 더 넓혀 적용해보면, 2016년 7월과 9월 '부산행'과 '밀정'의 흥행을 내리 주도했던 공유도 포함할 수 있다. 당시 '부산행'은 1157만명이, '밀정'은 750만명이 각각 관람해 그 이전까지만 해도 영화에서는 별 재미를 못 보던 공유가 스크린의 '왕별'로 거듭날 수 있었다.
과거의 이 같은 흥행 사례를 끄집어낸 이유는 조정석의 주연작 두 편이 올 여름 극장가에서 나란히 선전하고 있는 상황을 높이 평가하려는데 있다.
지난달 31일 공개된 '파일럿'은 상영 20여 일만에 전국관객 400만 고지를 밟았다. 또 보름 후 개봉한 '행복의 나라'는 '트위스터스' '에이리언: 로물루스' 등 함께 출발한 할리우드 유명 프랜차이즈물들과 접전을 벌이고 있다.
그런데 비슷한 전례로 앞선 하정우·공유와 비교해 정말 놀라운 점은 조정석이 이들 작품의 흥행 순항을 거의 홀로 견인하고 있다는 것이다. 여장 원맨쇼를 펼치는 '파일럿'은 말할 것도 없고, '행복의 나라'는 극중 투톱을 이뤘던 이선균의 갑작스러운 사망으로 개봉 시기가 미뤄지면서 홍보 활동을 혼자 책임지다시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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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영화 제작자는 "톱스타들이 여럿 있지만, 조정석마냥 코미디와 정극 등 모든 장르의 연기를 능수능란하게 해낼 수 있는 남자 배우는 의외로 찾기 어렵다"면서 "한 편의 영화를 이끌어 가려면 폭 넓은 연령대의 고른 지지가 필수인데 주변에서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조정석 싫다고 하는 사람은 거의 보지 못했다"고 귀띔했다.
조정석의 캐스팅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진 모 감독은 "'파일럿'과 '행복의 나라'가 한꺼번에 좋은 반응을 얻고 있어, 조정석을 작품에 끌어들이기가 앞으로 더 힘들어질 것같다"면서 "많은 것을 얘기할 수 있는 눈빛과 무대 연기로 완성된 정확한 발성 및 발음 말고도 연출자의 시각에서 볼 때 그의 최대 강점은 슬랩스틱 코미디와 액션이 모두 가능한 '몸 연기'다. 당분간 상종가를 달릴 수밖에 없는 이유"라고 분석했다.
조정석은 1980년생이다. 남자 배우가 가장 왕성하게 활동하는 시기의 한가운데를 통과하고 있다. 또 가수 거미와 부부의 연을 맺은 뒤 '딸바보' 아빠로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는 덕분에 사생활 상의 위험 요소가 전혀 없고, 성품이 원만해 촬영장 스태프 사이에서 인기도 높다고 한다.
이처럼 한국 영화계의 대들보로 점쳐질 수 밖에 없는 조건들을 두루 갖춘 셈인데, 영화팬의 한 사람으로 아무쪼록 지금의 이 페이스를 오랫동안 유지해주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