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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보수·진보 매체들, 밴스 공화당 부통령 후보 보도 극단적 대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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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승인 : 2024. 07. 17. 07:01

미 보수매체 "밴스, '미국 우선주의 투사·운동 후계자"
WSJ "트럼프, 마가 후계자 선택"
진보매체 "밴스, 경멸했던 '괴물'보다 더 나쁘게 돼...아부 올인"
보수 전문가 "트럼프, 기존 공화당과 완전 결별"
Election 2024 RNC
미국 공화당 정·부통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J.D. 밴스 상원의원(오하이오주)이 15일(현지시간) 위스콘신주 밀워키 파이서브 포럼에서 개막한 공화당 전당대회에 참석하고 있다./AP·연합뉴스
한때 언론의 금과옥조로 여겨졌던 불편부당(不偏不黨·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한쪽 편으로 무리를 짓지 않는 공정 유지)이 미국 매체에서 사라진 지 오래다.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후보가 15일(현지시간) 부통령 후보(러닝메이트)로 지명한 J.D. 밴스 상원의원(오하이오주)에 관한 보도에서도 이는 나타났다.

친(親)민주당 성향이면서 민주당 대선후보 조 바이든 대통령의 후보직 사퇴를 '선동'에 가깝게 요구하고 있는 미국 최대 일간지 뉴욕타임스(NYT)는 16일 "당파적 매체가 두가지 버전의 밴스에 초점을 맞췄다"며 "이 버전들은 모두 그의 시대를 정의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Election 2024 RNC
미국 공화당 정·부통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J.D. 밴스 상원의원(오하이오주)이 15일(현지시간) 위스콘신주 밀워키 파이서브 포럼에서 개막한 공화당 전당대회에 참석하고 있다./AP·연합뉴스
◇ 트럼프, 공화당 부통령 후보로 밴스 상원의원 낙점
미 보수 매체들 '트럼프에 대한 밴스 충성심' 초점 ...진보 매체들 "밴스, 기회주의자·극단주의자"
많은 보수 논객과 매체는 상원의원으로서 밴스 후보의 보수적 자격과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충성심에 초점을 맞추고, 그의 선택에 박수를 보냈는데, 충성심은 정책적 입장과 2021년 1월 6일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자들의 연방의회의사당 공격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역할을 대단치 않게 하려는 노력이라고 NYT는 분석했다.

반면 대부분 진보 성향 매체들은 밴스 후보가 2016년 대선 기간 트럼프 전 대통령을 비난한 점을 부각하면서 그에 대한 저명한 비판자였다는 점에 초점을 맞춰 그를 기회주의자로 규정하고, 낙태와 1·6 공격에 대한 강경한 입장 등 트럼프 전 대통령을 향한 밴스 상원의원의 입장을 거론하면서 그를 정치적 극단주의자로 묘사했다.

Election 2024 RNC
미국 공화당 정·부통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J.D. 밴스 상원의원(오하이오주)이 15일(현지시간) 위스콘신주 밀워키 파이서브 포럼에서 개막한 공화당 전당대회에 참석하고 있다. 두 후보의 뒤에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와 차남 에릭 트럼프가 자리잡고 있다./AP·연합뉴스
◇ 보수 매체 브레이트바이트 "밴스, '미국 우선·미국 노동자 위한 투사'...'미국 우선주의' 운동 후계자"

많은 우파 성향 언론 매체는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밴스 후보의 과거 비판보다 이민·고립주의·수입(輸入) 감소에 대한 강경한 입장을 요구하는 '미국 우선주의' 운동에 대한 지지를 통해 트럼프 전 대통령의 정치적 기반에 호소하는 현재의 모습에 더 초점을 맞췄다고 NYT는 분석했다.

보수 인터넷매체 브레이트바트(Breitbart)는 '미국 우선 투사, 풀뿌리 인기', '미국 노동자를 위한 투사'라는 대문자 제목으로 밴스 후보를 칭찬하면서 그의 지명이 '세계주의자'와 '개입주의자'에게 큰 좌절이라고 규정했다.

브레이트바트의 미국 국방부 출입기자인 크리스티나 웡 기자는 밴스 의원이 2016년 트럼프의 대선 승리로 시작된 '미국 우선주의' 운동의 후계자로 널리 간주되고 있다고 썼다.

USA-ELECTION/REPUBLICANS
미국 공화당 부통령 후보인 J.D. 밴스 상원의원(오하이오주)이 16일(현지시간) 공화당 전당대회가 열리고 있는 위스콘신주 밀워키 파이서브 포럼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와 대화하고 있다./로이터·연합뉴스
◇ WSJ "트럼프, 마가 후계자 밴스 선택...부동층 호소보다 자신 기반 강화 목적"

우파 성향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밴스 후보가 스윙(부동층) 유권자들에게 호소하지 못하고, 그의 견해와 정치 경험 부족에 우려를 표명하는 일부 보수 전문가들의 견해를 대변했다.

WSJ은 '트럼프,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후계자 J.D. 밴스를 선택했다(bet)'라는 사설에서 "39세 상원의원을 선택한 것은 더 넓은 연합에 호소하기보다는 자신의 기반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WSJ은 밴스 후보의 고립주의 외교 정책 견해, 노조 지지, 트럼프 전 대통령 암살 기도 이후 민주당 책임론 제기 등을 비판하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선 전망에 너무 자신감을 가져 부동층 유권자에게 다가갈 러닝메이트가 필요하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 미 진보 매체 "밴스, 경멸했던 '괴물'보다 더 나쁘게 돼...상원 선거 승리 위해 아부에 올인"
"밴스, 냉소적인 기회주의자"

반면 많은 진보 매체는 밴스 후보를 냉소적인 기회주의자라고 규정했다.

인터넷매체 메디다스터치(MedidasTouch)의 론 필립코프스키 편집장은 'J.D. 밴스가 트럼프에 대해 한 14가지 최악의 말'이라는 기사에서 "밴스는 어떻게 그가 경멸했던 '괴물'보다 더 나쁘게 됐을까"라고 반문하고 밴스 후보가 2022년 상원 선거에서 승리하기 위해 '트럼프에 대한 아부에 올인(다걸기)'했다고 주장했다.

진보적 뉴스·논평 매체인 '더뉴리퍼블릭'은 밴스 후보의 이념적인 진화에 초점을 맞추고 "다른 많은 공화당원과 마찬가지로 자칭 '트럼프 절대 불가'였던 그가 곧 트럼프에 대한 입장을 바꿔 2022년 상원 출마 준비를 시작할 무렵에 트럼프주의를 전폭적으로 지지했다"고 지적했다.

Election 2024 RNC
미국 공화당 부통령 후보로 지명된 J.D. 밴스 미국 연방상원의원과 인도계인 부인 우샤 칠루쿠리 밴스 여사가 15일(현지시간) 위스콘신주 밀워키의 파이서브포럼에서 개막된 공화당 전당대회장에 도착하고 있다./AP·연합뉴스
◇ NYT "트럼프, 매우 자신있는 선택"
미국기업연구소 국장 "공화당 완전 장악 트럼프, 가교 불필요·기존 공화당과 완전 결별"

반트럼프 성향의 NYT는 15일 4명의 칼럼니스트의 대담 형식으로 '이는 매우 자신있는 대선후보(트럼프)의 선택'이라는 사설을 실었고, 이어 16일엔 '우파: 미국 보수주의를 위한 백년전쟁' 저자 매튜 콘티네티 미국기업연구소(AEI) 국내정책연구 국장이 쓴 '트럼프가 J.D. 밴스를 선택한 이유'라는 기고문을 게재했다.

콘티네티 국장은 "트럼프는 워싱턴의 제도·매체·고문·완곡 어법·불문율에 도전하고, 맞서며 전복시키려한다"며 "밴스 의원을 러닝메이트로 선택한 것은 정치적 관습을 무시하려는 그의 의지를 보여주는 가장 최근 사례"라고 평가했다.

이어 "트럼프는 반대자에서 신봉자로 변모한 밴스의 진화를 높이 평가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가난하게 자랐고, 2001년 9·11 테러 이후 해병대에 입대했으며 베스트셀러 자서전(힐빌리의 노래)을 집필했고, 사업에서 성공한 밴스의 이력도 트럼프에게 매력적이었을 것이 틀림없다"고 봤다.

콘티네티 국장은 "트럼프는 이제 공화당을 완전히 장악하고 있기 때문에 당내 가교가 필요하지 않다고 느낀다"며 "밴스를 선택함으로써 트럼프는 자신을 경계하는 공화당의 자유 무역주의자, 정부 지원 프로그램(entitlement) 개혁가, 외교 정책 매파와 완전히 결별했고, 그는 대선 승리를 위해 그들의 표가 필요하지 않다고 믿고 있는데, 아마도 그가 옳을 것"이라고 했다.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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