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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의회 선거 참패에… 佛 마크롱, 조기 총선 승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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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승인 : 2024. 06. 10. 18:05

프랑스 극우정당 국민연합 1위 예측
경제·농업·안보 관리 등 불만 표출
독일·이탈리아도 극우 의석수 증가
이민자 이동제한 등 정책 변화 예고
epaselect FRANCE EUROPEAN ELECTIONS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대국민연설을 통해 의회를 해산하고 6월 30일과 7월 9일 총선을 실시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EPA 연합
지난 6일~9일(현지시간) 유럽연합(EU) 27개국에서 실시된 제10대 유럽의회 선거에서 중도우파 성향의 유럽국민당(EPP)이 1위를 차지했지만, 강경우파 정당들이 의석을 늘리면서 유럽 정치가 격변할 것으로 예측된다.

특히 프랑스에서 극우 정당이 1위를 차지하자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의회를 해산하고 6월 30일과 7월 7일 총선을 실시하는 정치적 승부수를 던졌다.

유럽의회가 예측한 10일 정오 기준 의석수 분석에 따르면 현재 1당인 EPP는 전체 720석 중 184석으로 지금보다 8석(전체 705석)을 늘린다. 이어 제2당인 중도좌파 사회민주진보동맹(S&D)은 지금과 같은 139석으로 2위 자리를 지키지만, 현재보다 의석 비중은 소폭 줄었다. 제3당인 중도 자유당그룹(Renew Europe·RE)은 현재 102석에서 22석이나 줄어든 80석에 그쳤다.

강경우파와 극우 성향 정치그룹은 예상대로 약진할 것으로 나타났다. 강경우파 성향 유럽보수와개혁(ECR)은 현재 69석에서 73석, ECR보다 더 극단으로 분류되는 극우 정치그룹 정체성과 민주주의(ID)는 49석에서 58석으로 의석이 늘어날 것으로 예측됐다. 반면 녹색당-유럽자유동맹(Greens-EFA) 52석(-19석), 무소속 45석(-17석), 레프트(The Left) 36석(-1석)으로 의석이 줄었다.
특히 프랑스에서는 마린 르펜 대표와 그의 정치적 제자로 대중적으로 인기가 있는 조르당 바델라가 이끄는 극우 성향 국민연합(RN)이 약 31.5%의 득표율로 30석을 차지, 마크롱 대통령의 중도 성향 르네상스당(15.2%·13석)에 크게 앞설 것으로 예측됐다. 르네상스당은 유럽의회 RE의 일원이다. 그 외 RE 13석·레프트 9석 등이다.

많은 프랑스 유권자는 마크롱 대통령의 경제·농업·안보 관리에 대한 불만 표출로 우크라이나를 방어하고, EU의 국방과 산업을 강화하기 위한 유럽 전체의 노력을 주도하려는 그에게 타격을 줬다고 AP통신이 평가했다. 바델라 후보는 EU의 개방된 국경 내에서 이민자의 자유로운 이동을 제한하고, EU 기후 규정을 완화할 것이라고 공약했다.

독일에서도 EPP 일원인 기독민주당(CDU)·기독사회당(CSU)연합이 30.3%의 득표율로 1위(30석)를 차지하지만, 극우 성향의 독일을 위한 대안(AfD)이 15.6%(15석)를 얻어 올라프 숄츠 총리의 사회민주당(SPD) 14.1%(14석)와 녹색당 12%(12석)에 앞설 것으로 예측됐다. 독일은 유럽의회에서 가장 많은 96석을 차지하고 있다. 이어 프랑스(81석)·이탈리아(76석)·스페인(61석)·폴란드(53석)·루마니아(33석)·네덜란드(31석) 등의 순이다.

이탈리아에서는 신파시스트에 뿌리를 둔 조르자 멜로니 총리의 이탈리아형제들당이 24석으로 의석수를 2배 이상 늘릴 것으로 예측됐다.

이탈리아형제들당은 유럽의회 ECR의 일원이다. 이어 S&D 13석·EPP·ID(이상 8석) 등이다. 멜로니 총리는 친우크라이나·이스라엘 정책으로 미국과 유럽의 중도파 동맹국들에 안도감을 줬지만, 국내에서는 극우 세력을 유지하기 위한 문화전쟁을 주도하고 있다고 AP는 지적했다. 스페인에서는 EPP 22석·S&D 20석으로 좌·우 균형을 이루고, ECR은 6석에 그칠 것으로 예측됐다.

이번 선거 결과가 나오면 EU 이사회 구성원인 27개국 정상들은 오는 17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만찬을 겸한 비공식 정상회의를 열고 지도부 구성 논의에 착수한다. 이후 27∼28일 정례 정상회의에서 EU 행정부 수반인 집행위원장 후보를 확정할 것으로 관측된다. EU 정상들은 EPP 선도 후보인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65) 집행위원장을 후보로 지명할 가능성이 크다.

이와 관련, 독일 유력지 프랑크푸르트알게마이네(FAZ)는 EPP·S&D·RE가 유럽의회에서 과반을 차지하지만, 이것이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의 연임을 보장하기엔 충분하지 않다며 이탈리아가 열쇠를 쥐고 있다고 분석했다.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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