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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주주총회 앞두고 국민연금 눈치… 숨죽이는 포스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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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선 기자

승인 : 2024. 03. 05. 17:02

포스코 자료사진
정기주주총회 시즌이 돌아왔다. 이 시기 화제를 이끄는 곳은 국민연금공단(이하 국민연금)이다. 뚜렷한 대주주가 없는 이른바 '주인 없는 기업'들은 더 긴장할 수밖에 없다. 올해 주주총회에서 유독 숨죽인 곳이 있다. 새 회장 선임을 앞둔 포스코그룹이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12월 기준 포스코그룹 지주회사인 포스코홀딩스 지분을 약 6% 보유하고 있다. 최대주주이긴 하지만, 지배력을 행사할 정도는 아니다.

그러나 국민연금을 책임지는 김태현 이사장은 일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포스코홀딩스의 사외이사 선임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재선임 대상으로 오른 사외이사들이 '호화 출장 논란'으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해당 사외이사들은 차기 포스코그룹 CEO 후보 선출을 논의했던 이사회 구성원이기도 하다.

적절한 인사가 필요하다는 취지의 김 이사장 발언도 일리가 있지만, 산업계에서는 사외이사에 대한 논란이 CEO 후보에게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놓는다. 주인 없는 회사이기 때문에 최고경영자가 바뀌더라도 경영진의 의사결정을 검토하고, 함께 이끌어나가는 이사회의 연속성이 어느 정도 필요했을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그룹은 설립 취지부터 '국민기업'이라는 타이틀을 갖고 있다. '제철보국'이 그룹 근간이기도 하다. 세계 7위 철강 생산능력에 배터리 등 미래산업의 전략적 공급망, 정부가 실패한 핵심광물 개발에 이르기까지 국가를 대표하는 기업으로 자리 잡았다.

물론 관리감독은 필요하지만, 국민연금의 주주권 행사는 시장에서 정부의 영향력 행사로 해석한다. 주주가치를 훼손할 여지가 있다는 얘기다. 인사(人事)가 만사(萬事)라 했다. 하물며 그 대상이 수장이다. 과하게 흔들면 오히려 해야 할 역할을 못할 수도 있다. 포스코그룹이 세계적 지위를 갖춘 만큼 새 경영진의 자율성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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