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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이스라엘 일간 하레츠에 따르면 이스라엘 전시내각은 정보기관 모사드의 다비드 바르니아 국장을 카타르에 파견하는 제안을 기각했다.
관련 사정에 밝은 복수의 소식통은 이스라엘이 협상단을 보내지 않기로 한 것은 하마스가 협상에 임할 준비가 안 됐다고 봤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카타르에 있는 하마스 인사들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하마스 본부와 연락이 되지 않는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전시내각은 하마스가 진지하게 인질 협상을 타결할 의사가 있다고 확신할 수 있을 때까지 먼저 대화에 나서지 않는다는 결정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를 비롯한 각료들은 현재 협상단을 카타르에 보내는 게 무의미하다고 봤다. 요아브 갈란트 국방장관과 전시내각에 참여한 제2 야당 국가통합당의 베니 간츠 대표도 큰 이견을 보이지 않았다.
이스라엘은 협상에 나서지 않는 이유로 하마스 측의 사정을 거론했지만 가자지구에서 가시적인 군사적 성과를 올릴 때까지는 이스라엘 측도 협상 의지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앞서 도하포럼에 참여한 외교관들은 이스라엘군이 하마스 주요 지도자들을 제거하거나 생포할 때까지 협상이 재개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고 영국 가디언이 전했다.
양측이 지난달 24일부터 7일간 휴전했지만 추가 휴전 협상은 결렬된 상태다. 휴전 기간 하마스는 여성과 미성년자 인질 105명을 풀어줬고, 이스라엘은 자국에 수감 중이던 팔레스타인인 여성과 미성년 죄수 240명을 석방했다. 아직 풀려나지 못한 인질은 약 137명으로 추산된다.
협상 중단 이후 이스라엘은 다시 하마스 섬멸을 언급하면서 가자지구에 대한 공격 강도를 높이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양측의 근접전이 늘어나면서 전쟁이 더 잔혹한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군이 하마스 제거라는 목표를 빨리 달성해야 한다는 압박 속에 공격의 고삐를 죄면서 사상자들도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전날 가자지구 전투에서 자국군 10명을 잃어 전쟁 이후 하루 최대 사망자를 기록했다. 지난 10월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전쟁을 시작한 후 이스라엘군 사망자는 총 115명, 부상자는 약 600명으로 집계됐다.
AP통신은 전날 가자지구 셰자이야 지역에서 이스라엘군 9명의 목숨을 앗아간 매복 공격에 대해 하마스가 아직 건재하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스라엘군이 하마스를 섬멸하는 데 최소 2개월이 필요하다고 보는 것으로 전해졌다.
멸망 직전까지 가는 상황을 염두에 둔 것인지는 알 수 없으나 하마스는 이스라엘과 전쟁이 끝난 후 가자지구 구상에 자신들이 참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하마스 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는 이날 방송에서 "하마스나 저항 세력이 빠진 가자지구나 팔레스타인의 대의명분은 망상일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