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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 테슬라와 자율주행 12년 격차?…본질은 ‘AI 데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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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규 기자

승인 : 2026. 01. 19. 10:01

현대차, 자율주행 성과 없어 의구심 커져
전문가들 "테슬라가 앞서 있는 건 사실"
"데이터 확보 중요…엔비디아 협업 가능성"
260112 (사진1) 모셔널 로보택시가 라스베이거스 시내를 주행하는 모습
모셔널 로보택시가 라스베이거스 시내를 주행하는 모습./현대차그룹


글로벌 자율주행 상용화 전쟁이 시작됐다. 테슬라를 필두로 미·중 기업들의 최첨단 기술 경쟁이 격화되는 양상이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인적 쇄신과 전략 재정비를 통해 반격에 나섰다. 핵심 리더십 교체와 엔비디아·테슬라 출신 전문가 영입은 단순한 기술 추격을 넘어, AI 데이터 중심의 실전형 체제로 전환하겠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현대차그룹이 엔비디아의 '알파마요' 등 추론형 AI 중심의 자율주행 체제로 전환할 가능성에 업계 관심이 쏠리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월가의 애널리스트 피에르 페라구는 지난 6일(현지시간) 자신의 SNS 'X'에 올린 글에서 "CES 2026은 테슬라를 위한 검증의 무대였다"며 "업계는 테슬라를 따라잡고 있는 것이 아닌 테슬라의 전략을 12년의 시차를 두고 검증하고 있는 것일 뿐"이라고 평가했다.

12년이라는 수치는 그가 오랜 시간 '테슬라 강세론'을 주장해왔다는 점을 감안해 이해해야 할 대목이다. 하지만, 레거시 완성차 업계가 테슬라와 자율주행 격차를 좀처럼 좁히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은 뼈아픈 대목이다.

현대차그룹은 자율주행 상용화 성과를 뚜렷하게 제시하지 못한 상황이다. 여기에 SDV(소프트웨어 중심 차량) 전략의 핵심 축으로 평가받던 AVP본부와 포티투닷을 이끌던 송창현 사장이 잇따라 사임하면서, 그룹의 자율주행 전략을 둘러싼 내외부의 불확실성 확대는 악재로 꼽힌다.

통상 업계에서는 테슬라와 현대차그룹 간 자율주행 기술 격차를 약 5년 안팎으로 보고 있다. 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연구위원은 "현대차그룹 최고 경영진은 송창현 사장을 불러서 자율주행을 개발했지만, 결과적으로는 성과가 없이 끝나 버렸다"고 진단했다.


현대차그룹은 박민우 박사를 신임 사장으로 영입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박 사장을 통해 현대차의 자율주행 전략이 기존의 '룰 베이스(명령어 기반)'를 넘어, 엔비디아가 CES 2026에서 공개한 자율주행 시각·언어·행동(VLA) AI 모델 '알파마요'와 같은 '비전 AI' 중심으로 완전히 이동한 것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박 사장의 최대 과제로 '비어있는 머릿속'을 채울 데이터 확보를 꼽는다. 문학훈 오산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현대차의 하드웨어는 테슬라와 비교해 떨어져 보이지 않지만, 비유하자면 머릿속이 비어있는 상태"라고 진단했다.

문 교수는 "인공지능은 수많은 데이터를 통해 학습해야 하는데, 현대차는 아직 데이터를 '개더링'할 양산형 시스템이 부족하다"며 "결국 박 사장의 과제는 테슬라에서 경험한 노하우를 녹여내 양산차를 통해 데이터를 빠르게 확보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라고 짚었다.

즉 알파마요를 통해 시각정보를 언어적 개념으로 해석하고 이를 통해 행동을 결정하기 위해선 추론에 활용할 데이터 자체가 부족하다는 설명이다.

이 연구위원은 "엔비디아 출신 전문가가 조직을 추스르는 데는 시간이 걸리겠지만, 방향성은 확실해질 것"이라며 "테슬라와 데이터 격차를 어떻게 단기간에 메우느냐가 2030년 상용화의 관건"이라고 말했다.

박 사장 체제에서 데이터 확보 속도를 높이는 것만큼 확보한 데이터의 신뢰성을 어떻게 검증하는지도 중요한 과제다. 결국 안정성이라는 완성차 업체의 숙명과도 직결된다.

곽수진 한국자동차연구원 빅데이터·SDV연구본부장은 "테슬라는 전기차 기반에서 출발해 자율주행이라는 하나의 목표에 집중해 왔지만, 현대차는 내연기관차와 전동화, 자율주행을 동시에 끌고 가야 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테슬라가 비교적 급진적인 방식으로 기술 고도화를 추진해온 반면, 레거시 완성차 업체들은 리스크 관리와 안전성을 우선해왔다는 설명이다. 알파마요는 자신의 판단 근거를 설명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규제 대응과 사고 분석이 중요한 완성차 업체들에게 더 매력적인 선택지다.

결국 박민우 사장 체제에서 현대차그룹의 자율주행 전략이 어떤 속도와 방식으로 현실화될지, '데이터 격차'를 어떻게 좁혀갈지가 향후 경쟁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도 자율주행이 미·중 기업에 뒤처진다는 지적에 대해 "격차보다 중요한 것은 안전인 만큼, 안전 쪽에 더 집중하려고 한다"며 확고한 원칙을 재확인하기도 했다.

김정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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