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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자 칼럼] 국세청의 ‘국세외수입 통합징수’에 거는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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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6. 01. 19. 12:00

남성환 아시아투데이 대기자

과거 국세청의 세무공무원들은 탈세자를 찾아 나설 때 검은색 007 가방을 들고 다녔다고 한다. 그 안에는 세무공무원 신분증을 비롯해 탈세 관련 자료 등이 들어있었다. 권총이 들어있다는 것은 알만한 세무 관계자들은 다 안다. 탈세범이 힘으로 대응하면 권총을 꺼내 들어 제압했다는 것이다. 지금은 먼 옛날이야기가 됐지만, 그만큼 세금 도둑을 잡기가 결코 쉽지 않았다는 의미다.


숱한 세월이 흘러 현재의 국세청 세금 신고 납부 시스템은 완전 자동화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날 직장인들은 연말정산 시 관련 증빙자료를 한 뭉치 모아서 세무서에 제출했다. 그러나 지금은 사정이 다르다. 국세청이 만든 홈택스 사이트에 들어가서 클릭 몇 번만 하면 연말정산 신고가 끝난다. 물론 국세청 시스템에 등록돼 있지 않은 기부금 등 자료는 직장인들이 직접 받아서 제출해야 한다.

원천소득세 신고나 종합소득세 신고 등 거의 모든 세목에서 전산화가 이뤄져 납세자들이 간편하게 신고 납부하는 걸로 세금 신고를 마무리하도록 시스템이 구축돼 있다. 국세청 세금 신고납부 시스템은 그야말로 첨단을 달리고 있다. 매년 적지 않은 예산을 투입해 시스템을 수시로 업데이트하고 있다. 그런 가운데에서도 탈세를 일삼는 납세자들은 점점 늘어난다. 세법의 허점을 노린 탈세자들은 지금도 세금을 최대한 내지 않으려 무진 애를 쓴다. 그에 맞춰 국세청의 세금 징수 기법도 날로 새로워진다.

국세청이 징수하는 세금은 국세(國稅)라고 한다. 원천세를 비롯해 부가세, 소득세 등등 국세 세목은 숱하다. 납세자가 세금 신고납부를 성실하게 하고 있는지 지켜보면서 탈세 의심이 되는 사례에 대해서는 세무조사에 나서 세금을 징수하는 게 국세청의 본업이다. 수만명에 달하는 세무공무원들은 불철주야 세원을 발굴하고 탈세자를 찾아내는 데 쉼 없이 일하고 있다.

국세청이 담당하는 국세 이외에 ‘국세외수입’이 있다. 국세외수입은 불공정거래과징금을 비롯해 환경규제위반부담금, 국유재산사용료 등 조세 이외에 국가가 얻는 수입을 통틀어 말한다. 2024년 한해 국세외수입 규모는 284조원으로 국세 수입 337조원에 버금간다. 결코 무시할 수 없는 규모다. 하지만 미수납액 규모는 점점 늘고 있다. 2020년 19조1000억원에서 2024년에는 25조1000억원으로 급증했다. 내야 할 국세 이외의 벌금 등을 내지 않고 버티고 있는 납세자들이 점점 늘고 있다는 얘기다.

국세외수입 세목은 줄잡아 100여개에 달한다. 각 부처 등은 300여개의 법률에 따라 제각각 국세외수입을 관리하고 징수하고 있다. 각 부처별로 관리하기 때문에 업무의 중복이 발생하고 관리가 어려워지는 측면이 있다. 통일된 관리시스템이 없어 중복 업무가 발생하고 납세자 불편이 가중되는 등 비효율성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돼 온 게 현실이다. 통일된 관리가 필요함에도 정부 부처 그 어디도 적극 나서지 않아서 발생하고 있는 ‘사각지대’인 것이다.

국세청이 이런 국세외수입 징수관리시스템을 본격적으로 만들기 시작했다. 그 어느 부처도 감히 엄두를 내지 못하는 일이다. 솔직히 국세청이 세금 징수에 관한 한 독보적 존재여서 다른 부처는 생각할 수도 없는 것이다. 국세청은 최근 재정경제부, 기획예산처 등 관련 부처관계자들이 참여한 가운데 ‘국세외수입통합징수준비단’을 발족했다. 
임광현 국세청장은 “국세외수입 통합징수는 단순한 업무의 통합이 아니라 국세청이 국가 재정 수입 전반을 보다 책임 있게 관리해 재정 수입의 누수를 막고 국민 편의를 증진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이런 발언은 미국, 스웨덴 등 주요 선진국들이 국세외수입 징수 창구를 단일화해 운영하고 있어 징수의 효율성을 제고하고 있고, 우리도 지방자치단체의 지방세외수입통합징수 및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사회보험료 통합징수를 통한 징수 효율성의 효과를 거두고 있는 현실을 반영하고 있다.

준비단은 징수기획과와 징수관리팀 2개 팀으로 일단 발족했다. 점차 인원을 늘려간다는 계획이다. 준비단은 국세외수입 미수납액을 집중관리해 국가 재정수입의 누수를 차단하는 데 관련 부처 등과 긴밀히 협의한다는 방침이다. 국세 및 국세외수입 데이터를 통합 분석, 관리해 재정수입 징수 효율성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킨다는 것이다. 국세외수입 부과 권한은 각 부처가 지금처럼 유지하되 징수관리를 세금 전문 부처인 국세청으로 일원화한다는 뜻이다. 
이재명 대통령도 국세외수입을 국세청이 통합 징수관리하는 게 좋다는 뜻을 공식화한 바 있다.

세외수입 징수의 효율화를 위해서 체납 실태 점검도 요구되는데 이를 위해서는 재경부의 ‘국가채권관리법’개정이 필요하다. 이를 근거로 ‘국세외수입 통합징수법(가칭)’제정이 신속히 이뤄져야 한다. 
납세자는 시대를 막론하고 세금을 안내거나 덜 내려고 한다. 정당한 세금을 납부하지 않는 것은 국민의 납세 의무를 저버리는 행위다. 국세외수입 징수 효율화를 통해 세금을 내야 할 납세자가 합당한 이유 없이 세금을 신고 납부하지 않거나 재산을 은닉하는 수법 등을 통해 납세 질서를 훼손하는 것을 적극 차단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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