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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10·26부터 尹 전 대통령 사형 구형까지, ‘배신의 정치’ 끝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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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6. 01. 15. 00:00

배신의 정치가 대통령의 탄핵에 이어 사형 구형까지 초래
국힘 윤리위 한동훈 제명 결정은 늦었지만 잘한 일
사형 구형 등 현 정국에 대한 최종적 평가는 역사의 몫
12·3 비상계엄 관련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기소된 윤석열 전 대통령(오른쪽)이 지난 13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 417호 형사대법정에서 열린 내란 우두머리 혐의 결심공판에서 최후진술하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대한민국 헌정사가 다시 '배신의 정치'라는 거대한 소용돌이 속에 유례없는 비극을 맞이하고 있다. 최근 특검이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내란죄 등을 적용해 사형을 구형했다. 아직 1심 판결이 내려진 것은 아니지만 사형 구형 자체만으로도 충격적이다. 이는 국가적 차원에서도 큰 불행이자 국민에게는 씻을 수 없는 자괴감을 안긴 사건이다.

전직 대통령이 구속된 상태에서 탄핵 심판을 받는 것도 모자라, 사형이라는 극단적인 법적 잣대가 들이대어진 이 참담한 정국은 단순히 법리적 문제를 넘어 우리 정치의 고질적 악습인 '배신의 정치'가 초래한 결과라는 점에서 더욱 뼈 아프다.

우리 정치는 고비마다 측근의 배신으로 국가적 불행을 겪어왔다. 대한민국 현대사를 돌이켜보면, 지도자를 향한 칼날은 가장 가까운 곳에서 시작되었다. 1979년 10월 26일, 박정희 전 대통령은 자신이 가장 신뢰했던 고향 후배이자 측근인 김재규의 총탄에 서거했다. 이것이 대한민국이 경제 도약의 고삐를 쥐던 시기에 일어난 배신의 시초였다.

그로부터 수십 년이 지난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 역시 비서실장까지 지낸 유승민 등 여당 내 유력 정치인들의 배신으로 탄핵이라는 불행을 겪어야 했다. 당시 이들의 배신은 단순히 정권의 몰락을 넘어 나라를 극심한 혼란으로 밀어 넣었다.

현재 우리가 목격하고 있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사태도 이러한 '배신의 정치'가 여전히 우리 정치권에 내재해 있음을 보여준다. 윤 대통령에 의해 법무부 장관으로 파격 발탁되고 비대위원장과 여당 대표의 자리까지 올랐던 한동훈 전 대표는 결정적인 순간에 임명권자를 배신했다.

당시 여당 대표로서 거대 야당의 폭주를 막는 데 전력을 기울여야 함에도 오히려 '비상계엄이 곧 내란'이라는 프레임을 들고나와 대통령을 공격한 것은 인간적으로나 정치적으로 용납될 수 없다.

특히 그는 자기 계파 의원들을 독려해 탄핵안 가결의 '일등공신'이 되었고, 그 결과 전직 대통령이 감옥에서 사형 구형이라는 처참한 처지에 놓이게 한 장본인이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

배신의 정치는 개인 간 신뢰를 무너뜨리는 것을 넘어, 국가가 제대로 작동하기 위해 필수적인 사회적 자본인 '신뢰' 자체를 파괴한다. 한 전 대표는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을 통해 가족 명의로 여론을 조작했다는 의혹까지 받고 있는데, 이 의혹이 사실로 드러난다면 당내 여론 형성 자체를 왜곡함으로써 정당 민주주의를 근본적으로 훼손한 심각한 범죄적 행태다. 겉으로는 따르는 척하면서 뒤로는 대통령을 저격하고 당내 분란을 획책하는 면종복배(面從腹背)가 대한민국 정치를 후퇴시켰다.

이러한 맥락에서 최근 국민의힘 윤리위원회가 한 전 대표에 대해 '제명'을 의결한 것은 현재로서는 최선의 방안이었다고 할 수 있다.

배신의 정치를 일삼고 당을 혼란에 빠뜨린 인물이 다시는 정치에 발을 붙이지 못하도록 엄단하는 것은 무너진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최소한의 조치일 것이다.

여야 정치권은 모두 배신자가 성공하는 정치는 결코 정의로울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깨달아야 한다.

배신이 성공하는 사회에서는 어떤 미래도 담보할 수 없으며, 국민 또한 이러한 배신의 정치를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

여야의 모든 정치인에게 엄중한 메시지를 전한다. 김재규, 유승민과 한동훈의 사례에서 보듯, 배신자는 결코 정치적으로 성공할 수 없으며, 또 성공해서도 안 된다. 자신의 정치적 야욕을 위해 신뢰를 저버리고 동지를 공격하는 행태는 결국 본인을 파멸로 이끌 뿐만 아니라 국가 전체를 도탄에 빠뜨리는 일이다.

정치는 국민에게 자신의 정치관을 투명하게 드러내고 지지를 받는 영역이지, 남을 속이며 자리를 보전하는 야바위판이 돼서는 안 된다. 모든 정치인은 배신의 정치가 가져오는 파괴적인 결과를 직시하고, 정직과 의리라는 정치적 도리를 회복하는 데 앞장서야 할 것이다.

이번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과 사형 구형이 대한민국 정치사에서 '배신의 정치'가 빚어낸 '마지막 사례'가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대한민국 정치에서 더 이상 측근의 배신으로 대통령이 감옥에 가고 국가가 풍전등화의 위기에 처하는 아픈 역사가 되풀이되지 말아야 한다.

특검의 사형 구형이나 현재의 정국에 대한 최종적인 평가는 후일 역사가 내릴 것이다. 역사는 누가 진정으로 국가 발전을 위했는지, 아니면 누가 개인의 사욕을 위해 배신했는지 평가할 것이다. 이제 우리 정치는 배신의 악순환을 끊고, 신뢰의 토대 위에서 진정한 자유민주주의를 재건하는 길로 나아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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