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병호 교수 "가이드라인, 정부가 명확히 결정해줘야"
"프롬스크래치 판정 세부기준은 평가 거치며 합의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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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임문영 국가AI전략위원회 상근 부위원장은 "국가대표 AI 선발 프로젝트는 특정 기업 지원을 넘어 국내 AI 생태계 전반의 역량을 끌어올리기 위한 과제"라며 "기술 업계 종사자들이 문제를 제기하고 함께 검증하는 것은 AI 생태계를 만들어가는 과정이자 사회적 합의를 형성해가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임 부위원장은 "100명이 넘는 전문가들이 테크리포트를 확인하고 검증하며 다양한 토론을 하는 과정 자체가 매우 가치 있다"며 "미국의 일론 머스크나 마크 저커버그 같은 인물들이 끊임없이 의견을 제시하고 검증받는 문화처럼, 우리도 이런 과정을 거치며 성숙해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조용히 있다가 결과만 나오고 아무런 반응이 없다면 그건 오히려 죽어있는 사회"라며 "이번 논란을 통해 비로소 진정한 AI 생태계가 구축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임 부위원장은 "선발 과정의 공정성이나 기술적 쟁점에 대해 업계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있으며, 사업 본연의 취지가 살 수 있도록 정책적인 뒷받침에 집중하겠다"고 덧붙였다.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역시 정예팀의 1차 탈락팀 발표를 앞두고 '공정 심사'를 강조하고 나섰다. 이날 배 부총리는 자신의 SNS에서 "최근 독파모가 프롬스크래치 여부 이슈 등 논쟁도 있지만 세계적인 수준의 AI 모델 도전은 계속되고 있다"면서 "다만 평가는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진행될 것이고 윤리적인 부분에 있어서도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수준이어야 비로소 K-AI 타이틀을 유지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일각에선 이번 논란이 단순한 해석 차이가 아니라 명확한 기준 위반 사안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AI 업계관계자는 "프롬 스크래치 기준은 '가중치(weight)를 외부에서 가져왔느냐'로 명확히 판단되며, 글로벌 학계에서도 확립된 기준"이라며 "네이버의 경우 인코더 내부에 트랜스포머 블록과 가중치가 포함되어 있어, 단순한 코드나 필터가 아닌 핵심 '뇌' 부분을 가져온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인코더를 제거하면 옴니 모델 목표 달성이 불가능하고 유지하면 프롬 스크래치 기준 미달로 양쪽 모두 실격 사유가 된다"며 "과기부가 명확한 기준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이런 긴장감 속에서 기업들은 기술적 우위를 증명하기 위해 분주하다. SK텔레콤은 지난 7일 매개변수 519B 규모의 초거대 AI 모델 '에이닷엑스(A.X) K1'의 기술보고서를 허깅페이스에 공개하며 '프롬 스크래치(원천기술 자립도)'를 강조했다. 이는 최근 네이버와 업스테이지를 둘러싼 기술 자립도 논란 속에서 자사 모델의 독자적 신뢰도를 높이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논란의 핵심은 정부가 제시한 평가 지표의 구체성이다. 정부는 사업 공고 당시 기술적 우수성(한국어 성능·벤치마크 점수 등), 산업 확산 가능성(파생 모델 수·활용성), AI 신뢰성(안전성·윤리) 등을 주요 지표로 제시했다. 또 다른 업계관계자는 "'소버린 AI'의 핵심인 프롬스크레치를 판정하는 세부 기준 등은 처음부터 정해지지는 않았고 평가를 거치며 합의를 만들어 갔다"고 설명했다.
최병호 고려대 인공지능연구소 소장은 "정부가 가이드라인이라는 명칭을 썼다면 이는 강제 조항이 아니므로 기업 입장에선 자의적으로 해석했을 가능성이 높다"며 "이 문제는 결국 키를 쥐고 있는 정부가 명확히 결정해주지 않으면 해석이 안 되는 상황"이라고 짚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