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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갑 열어도 ‘갓슨’ 외친 이유?…넥슨 ‘아크 레이더스’, 두 달 만에 매출 7000억 원 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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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욱 플레이포럼팀 기자

승인 : 2026. 01. 07. 11:54

2026년 새해 한국 게임 업계에 '억' 소리 나는 잭팟이 터졌다. 넥슨의 '아크 레이더스(ARC Raiders)'가 그 주인공이다.

아크 레이더스는 출시 두 달 만에 글로벌 누적 판매량 1200만 장 돌파, 추정 매출 약 7000억 원 이상. 신규 IP이자 유료 패키지 게임이라는 진입장벽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 게이머들은 망설임 없이 지갑을 열었다. 

출시 이후 주말 스팀 기준 동시접속자 40만 명 이상을 꾸준히 유지하며 장기 흥행 궤도에 안착한 이 게임의 성공 비결을 숫자와 개발 비하인드로 짚어봤다.

◆ 계산기 두드려보니 '최소 7000억'…K-게임 역사를 새로 쓰다
숫자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시장 데이터 분석 업체 알리네아 애널리틱스에 따르면 6일 기준 '아크 레이더스'의 전 플랫폼 누적 판매량은 1200만 장을 넘어섰다.

매출 규모는 상상을 초월한다. 스팀(Steam) 기준 스탠다드 에디션의 가격인 5만 8900원을 기준으로 단순 계산해도 매출은 약 7068억 원에 달한다. 8만 원이 넘는 디럭스 에디션 구매자 등을 고려하면 실제 매출은 이보다 훨씬 높을 것으로 추산된다. 단 두 달 만에 조 단위 매출을 목전에 둔 셈이다.

플랫폼별 판매 비중도 이상적이다. PC 플랫폼인 스팀이 53.5%로 과반을 차지했지만, 플레이스테이션5(25.5%)와 엑스박스(21%) 등 콘솔 비중도 46%를 넘겼다. 서구권 시장 공략의 필수 조건인 '멀티 플랫폼 흥행'에 완벽하게 성공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 "무료 포기한 게 신의 한 수"…'시간'을 존중하자 '돈'이 따라왔다
흥미로운 점은 개발사 엠바크 스튜디오가 개발 도중 '무료 게임' 정책을 폐기하고 '유료 판매'로 급선회했다는 사실이다. 보통 유저 유입을 위해 무료를 선택하는 업계 관행과는 정반대의 행보였다.

최근 공개된 다큐멘터리에서 엠바크 개발진은 "무료 게임 모델은 유저를 붙잡아두기 위해 인위적인 '노가다'나 대기 시간을 강요해야만 했다"고 고백했다. 유저가 맨주먹으로 전장에 나가는 '가난의 굴레(Poverty loop)'를 반복하게 하는 대신, 정당한 대가를 받고 쾌적한 성장을 제공하겠다는 철학이 깔려 있다.

이 결정은 적중했다. 유료 모델 전환 덕분에 제작 대기 시간은 사라졌고, 노력과 보상이 정비례하는 시스템이 구축됐다. 유저들은 "내 시간을 존중받는 느낌", "시스템이 복잡하지 않아 뉴비도 입문하기 좋다"며 '갓슨(God+Nexon)'을 연호하고 있다. 과도한 과금 유도에 지친 글로벌 게이머들의 니즈를 정확히 파고든 것이다.

◆ "UI 말고 귀를 믿어라"…장르 비틀기로 완성한 몰입감
게임의 재미 또한 철저한 계산과 과감한 피벗(Pivot·방향 전환)의 결과물이다. 초기 기획은 거대 기계에 맞서 싸우는 단순한 협동 게임이었으나, 개발팀은 이를 'PvPvE 익스트랙션 슈터'로 과감히 비틀었다.

광활하기만 했던 오픈월드를 쪼개 밀도를 높였고, 텅 빈 건물 내부에 디테일한 소품을 채워 넣었다. 특히 스웨덴 군 저격수 출신 오디오 디렉터가 주도한 사운드 디자인은 압권이다. 화면의 UI나 체력 바(HP bar)에 의존하는 대신, 옆방의 발소리와 기계의 파열음을 듣고 판단하는 '청각적 플레이'를 구현했다.

"수많은 게임을 했지만, 현실의 소리를 듣고 게임 감각이 살아나는 경험은 처음이다"라는 유저 평가는 빈말이 아니다. 이러한 혁신성으로 아크 레이더스는 지난해 12월 '더 게임 어워드 2025' 최고의 멀티플레이어 상 수상과 스팀 어워드 '가장 혁신적인 게임플레이' 부문 수상으로 이어지며 평단과 대중을 모두 사로잡았다.

'아크 레이더스'의 성공은 넥슨이 한국 시장을 넘어, 글로벌 트렌드를 주도하는 퍼블리셔로서 확실한 체급을 갖췄음을 증명한다.

신규 IP, 유료 패키지, 낯선 장르라는 삼중고를 뚫고 일궈낸 7000억 원의 매출 신화. 2026년, 전 세계 게임 시장은 넥슨이 쏘아 올린 이 거대한 신호탄을 주목하고 있다.
김동욱 플레이포럼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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