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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독감, 로타바이러스, A형 간염, 수막염구균 질환에 대해 모든 영유아와 아동에게 일괄 접종을 권고하던 기존 방침을 폐지하고, 고위험군이거나 의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하는 경우에만 접종을 권장하기로 했다.
미 보건복지부(HHS)는 5일(현지시간)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새로운 소아 예방접종 지침을 전격 발표했다. 이번 개편은 통상적인 정부 자문위원회(ACIP)의 심의·의결 절차를 거치지 않고 즉시 시행돼 논란을 키우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이번 조치가 "국제 기준에 맞춘 합리적" 결정이라며,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백신에 대한 불신이 커진 상황에서 예방접종 정책에 대한 신뢰 회복을 위한 개편이라고 설명했다.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 보건복지부 장관은 "국제적 합의에 맞춰 소아 예방접종 일정을 조정함으로써 투명성과 충분한 설명에 기반한 동의 절차를 강화하겠다"며 이번 결정은" 아이들을 보호하고 가족의 선택권을 존중하는 조치"라고 설명했다.
의료계와 공중보건 전문가들은 즉각 반발했다. 미국 소아과협회(AAP)는 "과학적 근거와 충분한 검토 없이 필수 예방접종 권고를 축소하는 것은 위험하고 불필요하다"며 기존 권고를 그대로 유지한 자체 지침을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예방접종 축소에 반대하는 전문가들은 특히 독감과 RSV(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 등, 매년 수백 명의 영유아가 사망하는 호흡기 질환에 대한 전면 권고가 후퇴한 점을 문제 삼고 있다. 그들은 "가정과 의료 현장에 큰 혼란을 초래하고, 예방 가능한 중증 질환 관련 사망자가 다시 늘어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정치권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빌 캐시디 상원의원은 "과학적 안전성 검토와 투명성 없이 소아 예방접종 일정을 바꾸는 것은 불필요한 공포를 조장하고 미국을 더욱 병들게 만들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정부는 홍역·소아마비 등 핵심 백신에 대한 보편 권고는 유지하기로 했다. 다만 HPV(사람유두종바이러스) 백신은 기존 2회 접종에서 1회 접종 권고로 축소된다. 이에 대해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1회 접종이 2회 접종과 동일한 암 예방 효과를 보장한 충분한 근거가 없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어, 향후 보험 적용과 접종률 변화 등을 둘러싼 논란이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이번 정책 변화가 미국의 소아 예방의료 체계 전반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감염병 재확산과 의료 불평등 심화 가능성에 대한 면밀한 감시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