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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 카자흐 대통령-푸틴 회동…현직 대통령, 확대 해석 경계 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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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규 아스타나 통신원

승인 : 2026. 01. 06. 15:28

토카예프 "비공식 회동…대화 내용 관심 없어"
비공식 회담이지만 정치적 의미 있다는 해석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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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8월 카자흐스탄 악타우에서 개최된 제5차 카스피해 정상회담에서 누르술탄 나자르바예프 당시 카자흐스탄 대통령(왼쪽)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나란히 걷고 있다./AP 연합
카자흐스탄에서 초대 대통령으로 집권 당시 '국부' 또는 '상왕'으로 불렸던 누르술탄 나자르바예프 전 대통령이 최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만나 화제가 되자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이 두 사람의 만남을 두고 확대 해석하지 않기를 당부했다.

카자흐스탄 매체 텡그리뉴스는 5일(현지시간) 토카예프 대통령이 투르키스탄(중앙아시아) 언론 인터뷰에서 지난해 말 성사된 나자르바예프 전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 간의 만남과 관련해 "비공식 회담이었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토카예프 대통령은 "최근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독립국가연합(CIS·구 소련 독립국가) 비공식 정상회의 당시 푸틴 대통령이 나자르바예프 전 대통령의 긴급한 요청에 따라 만날 예정이라고 사전에 언질을 줬다"며 "푸틴 대통령도 비공식 회동이라는 점을 강조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국가 기관 설립과 자유시장 메커니즘 구축, 수도 이전 등 나자르바예프 전 대통령의 공헌은 명백하다"며 "나 역시 여러차례 그를 카자흐스탄 국가의 창시자라고 언급해 왔다"고 평가했다.

다만 "모든 시민의 업적은 개인적 편견 없이 공정하게 평가돼야 하며 이는 초대 대통령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돼야 한다"며 이번 만남에 대한 정치적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형식적으로는 비공식 회동이지만 정치적 맥락을 고려할 때 단순한 예우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러시아가 여전히 중앙아시아의 '옛 정치 엘리트'와의 연결 고리를 완전히 끊지 않고 있음을 푸틴 대통령이 재확인한 장면으로 읽힌다.

나자르바예프 전 대통령은 소련 시절인 1989년 카자흐스탄 공산당 제1서기(서기장)에 오른 뒤, 1991년 소련 붕괴 이후부터 2019년 자진 사임할 때까지 약 30년간 대통령직으로 재임했다.

집권 초기 핵무기 포기 결단과 함께 독자적 경제 노선을 선택했으며, 집권 20년까지 연평균 10%에 달하는 고도 성장과 사회 안정을 유지해 높은 국민 지지와 서구의 호평을 받았다.

2019년 조기 퇴임 후에도 본인과 직계 가족에 대한 면책 특권을 포함해 국가안보회의 의장직과 집권 누르오탄당 총재직 등을 헌법으로 보장받는 '엘바시(국부) 법안'을 통해 사실상 평생 통치 체제를 유지하며 이른바 '상왕 정치'를 이어갔다.

장기 집권 과정에서 대통령 일가가 국내총생산(GDP)의 50% 이상을 장악했다는 의혹이 불거졌고 2014년 자국 통화 평가절하 등으로 경제 상황이 악화됐다.

불평등이 심화되면서 국민들의 불만이 고조된 상황에서 2022년 에너지 가격 인상을 계기로 사상 최악의 반정부 유혈 시위가 발생하며 나자르바예프 체제는 급격히 흔들리기 시작했다.

특히 반정부 시위의 근본 원인으로 나자르바예프 전 대통령이 지목되자, 토카예프 대통령은 석유·가스 국영기업과 의회를 장악하고 있던 나자르바예프 일가 및 측근 인사들을 대거 숙청했다.

이어 엘바시법 폐기를 핵심으로 한 헌법 개정을 두 차례 단행하며 초대 대통령 일가의 실각을 이끌었다. 이 과정에서 한때 '나자르바예프의 꼭두각시'로 불리던 토카예프 대통령은 명실상부한 실권자로 자리매김했다.

토카예프 대통령은 민심을 확보한 이후에도 초대 대통령 면책 특권 박탈과 친인척 재산 몰수 등 강도 높은 조치를 이어가며 '과거 권력'에 대한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그는 이번 인터뷰에서 대통령 7년 단임제와 의회 양원제 도입 등 정치 개혁 성과와 새로운 헌정 질서를 강조하며, 나자르바예프 실각 이후 형성된 카자흐스탄의 권력 구도가 이미 굳어졌음을 분명히 했다.
김민규 아스타나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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