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헬기 ‘한라매’ 투입…새해 첫날 긴급 생명 구조
|
새해의 첫 하늘길 위에서 한 생명이 세상에 나왔다. 굉음과 긴박함이 교차하던 소방헬기 안은 그 순간 가장 조용하고도 뜨거운 분만실이 됐다.
5일 소방청에 따르면 새해 첫날인 지난 1일 오전 11시 30분께 제주 시내 한 산부인과에서 다급한 신고가 접수됐다. 임신 30주차의 30대 산모 A씨가 조기양막파열로 긴급 수술이 필요한 상황에 놓였다는 내용이었다. 의료진은 즉각 항공 이송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제주소방안전본부는 곧바로 소방헬기 '한라매'를 투입했다. 목표지는 경남 창원에 있는 종합병원. 생명을 싣고 날아야 하는 단 한 번의 기회였다. 그러나 하늘길은 예상보다 험했다. 헬기가 제주 상공을 벗어나던 오후 1시 17분 기내에서 급격한 변화가 찾아왔다. 산모의 진통이 갑자기 빨라졌고, 의료진은 출산이 임박했다는 판단을 내렸다. 수술실이 아닌 고도 수백 미터 상공의 헬기 안. 흔들리는 기체 안에서 모두가 숨을 삼켰다.
침착함은 생명을 살렸다. 동승한 산부인과 의료진과 제주특수대응단 항공구급대원들은 곧바로 역할을 나눴다. 산모를 안정시키고, 응급 분만을 준비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헬기 안에 또렷한 울음소리가 울려 퍼졌다. 여자아이였다. 산모와 아이 모두 기적처럼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했다. 헬기는 예정대로 창원의 병원에 착륙했고, 갓 태어난 아기와 산모는 무사히 의료진에게 인계됐다. 임신 30주 만에 세상에 나온 아이는 A씨의 넷째 자녀로 전해졌다.
특별한 새해 첫 출산을 기념해 소방청도 마음을 보탰다. 김승룡 소방청장 직무대행의 뜻을 담아 산모용 내의와 신생아 용품, 아기 옷, 산후 회복을 위한 미역까지 정성껏 준비했다. 지난 3일에는 창원소방본부 직원들이 직접 병원을 찾아 산모와 아기를 만나 축하 인사를 전했다.
김승룡 소방청장 직무대행은 "새해 첫날, 생명의 탄생을 현장에서 함께 지킬 수 있어 더욱 뜻깊다. 위급한 상황에서도 끝까지 책임을 다한 소방대원과 의료진 덕분에 소중한 생명을 지켜낼 수 있었다"며 "소방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마지막 순간까지 곁을 지키는 존재가 되겠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