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아야 발전소 사업 때 기록적 폭우
기자재 참수로 대손충당금 1546억원
오 대표, 단기간 해결책 없어 ‘고심’
민관 투자개발형 사업 수주 확대해야
|
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 사우디법인의 완전자본잠식 규모는 2579억원(2015년 말)에서 2808억원(2025년 9월 말)으로 소폭 증가됐다. 2020년엔 순이익을 실현하며 완전자본잠식 규모가 1000억원대였으나, 2021년 적자전환으로 돌아선 뒤 2024년엔 3000억원을 초과했다.
사우디법인이 완전자본잠식에 빠진 것은 2014년부터다. 당시 현지 쿠라야 복합민자발전소 사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기록적인 폭우가 발생됐고, 이로 인해 기자재 침수 피해로 공기가 지연될 것으로 우려되자 1546억원 이상의 대손충당금을 쌓았다. 이는 당시 삼성물산이 쌓은 전체 대손충당금(2645억원)의 60%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이 여파로 사우디법인의 완전자본잠식 규모는 2971억원에 달했다. 이후엔 공사 원가 상승 등의 여파가 겹치면서 현재까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해엔 3분기까지 260억원의 순이익을 실현하며 개선됐지만 완전자본잠식을 해소하지 못할 전망이다. 매해 400억원의 순이익을 실현한 후 이를 완전자본잠식 해소에 쏟아부어도 최소 7년 이상은 소요된다는 뜻이다.
2021년부터 수장으로 선임된 오 대표도 완전자본잠식을 극복하지 못하면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특히 중동지원팀장, 글로벌조달실장 등을 거치며 해외사업 전문가로 평가받고 있는 오 대표 입장에선 완전자본잠식 규모가 오히려 커지고 있어 이를 시급히 해결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사우디법인의 완전자본잠식 규모는 삼성물산의 건설자회사 6곳 중 가장 많다. 이들 소재지는 모두 아시아에 모여 있는데, 사우디법인의 완전자본잠식 규모(2808억원)는 말레이시아, 필리핀, 몽골 등 나머지 5곳보다 네 배 이상 더 많다.
아시아 소재 자회사가 힘겨운 시기를 보내고 있는 것은 건설업뿐만이 아니다. 말레이시아 소재 무역업 자회사 '와리스 기히 E&T SDN'은 지난해 3분기 청산됐고, 같은 시기에 중국 소재 식자재 자회사 '상해 웰스토리 푸드 컴퍼니 리미티드'는 합병 소멸됐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삼성물산이 보유한 총 계약 잔액 중 중동지역 비중은 20%대에 이르는 해외 핵심 텃밭임에도 건설 자회사의 재무상태가 부실하다는 점도 있다. 사우디법인의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이어, 아랍에미리트(UAE)법인 '샘 걸프 인베스트먼트'의 지난해 9월말 기준 부채비율이 1022%에 달한다. 적자 등이 겹친 결과다.
일각에선 사업방식을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박용정 현대경제연구원 산업연구실장은 "단순 도급방식의 사업으로는 수익성 확보가 어려워짐에 따라 모든 단계를 주도적으로 맡는 투자개발형 사업방식이 전 세계적으로 보편화하는 추세"라며 "중장기적 수익 창출을 위해 글로벌 인프라 시장에서는 설계·조달·시공(EPC)과 투자 파이낸싱, 장기 운영·유지보수(O&M)를 연계하는 민관합작 투자개발형(PPP) 사업 수주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삼성물산은 흑자 경영을 통해 점진적으로 사우디법인의 완전자본잠식을 점진적으로 해소할 방침이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과거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진행했던 일부 프로젝트들이 손익에 영향을 받았지만, 지난해에는 열병합발전소를 짓는 '아미랄 프로젝트' 등의 효과로 인해 흑자전환에 성공했다"고 말했다.
흑자 실현은 현지 특수를 최대한 활용해 이뤄낼 계획이다. 또한 중동·아시아 등 해외 주력시장에서의 발전, 인프라 분야에서 연계 수주 확대를 추진하는 한편, 공항·데이터센터 등 기술 역량 차별화가 가능한 특화상품들을 발굴해 나갈 방침이다.
특히 소형모듈원전(SMR) 공략에 열을 올리고 있다. 삼성물산이 지난해 10월 GE 버노바-히타치의 합작법인인 GVH와의 전략적 파트너십 체결할 당시 오 대표는 "이번 협력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SMR 사업을 적극적으로 확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태양광의 경우 기존 태양광 사업의 시공 실적을 기반으로 중동·호주 중심으로 수주할 계획이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중동에서 인프라 또는 에너지 관련 발주가 지속되고, 사우디아라비아에선 엑스포(2030년), 월드컵(2034년) 등을 유치한 후 추진하게 될 인프라 발주를 수주하는 데 역량을 결집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