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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가 닥쳤을 때 처음에는 누구나 당황하게 된다. 그다음은 두 부류의 사람으로 나뉜다. 많은 사람이 절망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좌절한다. 그런데 어떤 사람들은 역발상으로 이때를 터닝 포인트로 활용한다. 똑같은 위기의 상황에서 대부분 사람이 아무것도 하지 않고 걱정만 하지만, 소수의 사람은 그 상황을 활용하여 획기적 능력을 개발하고 미래를 준비한다. 위기를 변화의 시기로 인식하고, 새로운 해결 방법을 찾아 나선다. 이들은 위기는 곧 기회이고, 한 단계 더 발전하기 위한 성장통이라고 말한다.
덴마크의 작은 도시 빌룬트에서 목수로 일하던 올레 키르크 크리스티얀센은 어느 날 자투리 나무토막을 버리기가 아까워 어린 아들에게 갖고 놀게 했다. 어린 아이들에게 반응이 좋다는 것을 알게 된 그는 이것을 사업으로 전환하여 '레고(LEGO)'를 만들었다. 사업이 한창 잘되고 있었는데, 어느 날 레고를 만들던 목공소가 불이나 잿더미로 변했다.
올레 키르크는 절망에 빠졌으나, 그 기간은 오래가지 않았다. 목재는 불에 잘 타니 레고의 소재를 바꾸자고 생각했다. 그가 나무 대신 레고 재료로 떠올린 것은 플라스틱이었다. 아이들의 건강을 위해 무독성 플라스틱을 사용하면 가공이 쉽고 내충격성이 크며 내열성도 좋다는 데 착안했다. 나무로 된 레고는 대량생산이 불가능했지만, 플라스틱은 금형을 떠서 찍어내면 대량생산체제를 갖출 수 있다는 장점도 있었다.
올레 키르크의 발상은 더욱 빛을 발하여 '숫자의 비밀'을 레고에 적용하였다. 레고 벽돌에 구멍이 3개 있으면 1000여 개의 모형을 조합할 수 있고, 구멍이 6개이면 1억개의 모형 조합이 가능하다는 것을 생각해 낸 것이다. 레고의 재료를 나무에서 플라스틱으로 바꾸고, 부속품인 레고 벽돌에 몇 개의 구멍을 뚫는 발상의 전환으로 세계적인 장난감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 위기가 닥쳤을 때, 곧 그것을 터닝 포인트의 변곡점으로 활용한 결과였다.
상상력이 풍부한 사람은 발상의 전환을 통하여 위기를 기회로 만들고, 그것을 터닝 포인트로 삼아 도약한다. 올레 키르크는 또다시 플라스틱을 대체할 새로운 소재를 찾는다고 해서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누구나 살다 보면, 생애 주기에 따라 성장의 기회가 온다. 그런데 그 기회는 위기의 모습으로 우리 앞에 다가온다. 성공한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은 위기를 기회로 알고, 변화에 얼마나 잘 적응했는지로 결정된다. 같은 일을 같은 방법으로 할지라도 어제와 다른 시각, 다른 마음으로 해보려는 자세를 갖춰야 한다. 익숙한 것도 새롭게 볼 줄 아는 눈을 가질 수 있어야 한다. 급변하는 상황 속에서 과거의 사고와 지식으로만 살아가려고 한다면 낙오될 수밖에 없다. 변화에 잘 적응하고 싶다면 항상 준비하고 성찰해야 한다. 성찰은 육안으로 보던 것을 심안으로 보게 하는 힘이다. 눈감고 사색하면서 눈앞의 현실을 멀리 보고, 미래를 꿰뚫는 혜안을 가져야 한다.
'2026 대한민국 대전망'은 과학기술, 경제산업, 사회정치, 환경건설, 문화예술, 외교통상 분야 대표 지식인 36명이 집단지성으로 새해를 전망한 종합 교과서다. 이에 따르면 "'대한민국 리빌딩'은 '대한민국 리모델링'과는 다르다. 리빌딩은 같은 대지에 다시 세우는 것이다. 기초도 다시 팔 수 있고, 새로운 건물도 될 수도 있고, 대수선 수준으로 할 수도 있다. 그 설계는 국민들이 하는 것이다"라고 기술하고 있다.
새해 아침에 미국의 유명한 시인 로버트 프로스트의 시 '가지 않은 길'에서 "숲 속에 두 갈래 길이 있었고/ 나는 사람들이 적게 간 길을 택했다고/ 그리고 그것이 내 모든 것을 바꾸어 놓았다고" 한 마지막 구절을 음미해 볼 일이다.
※본란의 기고는 본지 견해와 다를 수 있습니다.
/정종민 ( 성균관대 겸임교수/ 전 여주교육장)














